“용산에 민심 잘못 전해” “尹 사과하셔야”…與 일각, 대통령실에 성토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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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대통령실에 민심 제대로 전달 못한 부분 있어”
서병수 “尹, 회견 열고 사과” 안철수 “의대 증원 ‘고집’”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4·10 총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에 이어 영남 일부에서도 국민의힘이 열세하는 여론조사들이 발표되자, 일부 후보들이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 논란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의대 2000명 증원에 따른 의정 갈등 장기화 등 용산의 ‘실책’이 정부‧여당 심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9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그간 손가락이 우리를 향하기보다 야당을 향했던 적이 많이 있다. 여당으로서 국민께 부족했던 점도 많았다”면서 “여당이 대통령실에 국민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원에서 실시한 자세 여론조사에서 “‘경합 지역’ 혹은 ‘우세’였다가 ‘열세’로 돌아선 곳이 여러 곳 있다”고 밝힌 그는 “이제 바뀌겠다. 여당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도 호소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도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과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있어서 당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했다”며 “대통령실 (대응) 기다리다 지지율이 빠지고 ‘바닥 밑에 지하실’까지 겪는 상황이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거 초반에는 ‘한동훈 대 이재명’라고 해서 우리가 여러 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구도였는데 그것들이 자꾸 묻히고 이제 ‘윤석열 대 조국, 이재명’ 이렇게 가 우리 스스로 조금은 불리한 전선으로 끌려들어가지 않았나”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이 각종 논란에 대해 사과 등 대국민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 북구갑 서병수 후보는 27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부산 시민들이 요즘 윤 대통령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나 있다”며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면서 ‘이런 점은 잘못했다, 미안하다. 앞으로 소통을 잘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 후보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이종섭 대사 문제와 ‘대파 발언’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바른 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단호하게 바로잡을 것”이라고 적었다.

‘의사 출신’이자 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후보(경기 분당갑)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강행 방침에 대해 “2000명을 고집하지 말고 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 문제를 풀어갔으면 한다”며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정부는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없었다”고 경고했다. 앞서 그는 “의대 교수를 해봐서 아는데 내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 ‘의료 파탄’이 일어날 것”이라며 규모 재검토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서울 동대문갑 김영우 후보도 27일 채널A에 출연해 “여태까지 용산도 여러 오만하게 비쳤던 부분에 대해선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좋다고 본다”고 용산의 변화를 촉구했다.

용산 참모진을 직격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대구 달서병 권영진 후보는 27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대파 논쟁을 불러일으킨 건 대통령 주변 참모들이 잘못 모시고 간 것”이라며 “물가를 점검하려면 물가가 비싼 곳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 종로 최재형 후보도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윤 대통령을) 모시고 간 보좌 기능에 문제는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친윤석열계 후보들도 쓴소리를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국가보훈부 장관 출신으로 윤 대통령 특수부 인연이기도 한 서울 강서을 박민식 후보는 과거 정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나는 ‘국민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며 반대했고, (당시) 국방부 장관과 티격태격했다. 정무적 판단이 약하더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여론의 열세에 국민의힘은 각 후보들에게 겸손함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재외선거권자 대상 비례대표 선거운동 방송연설에 출연해 “저희의 부족함, 잘 알고 있다. 실망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염치없는 줄 알면서도 고개 숙여 국민께 호소드린다. 딱 한 번만 더 저희를 믿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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