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당근’에서 글로벌 ‘캐롯’까지…8년 만에 첫 흑자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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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 173억원…매출은 전년比 156% 증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진화
지역 기반 ‘광고’ 사업이 실적 성장 견인
ⓒ당근마켓 제공
당근이와 김용현 당근 대표 ⓒ당근 제공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김용현·황도현 대표)이 지난해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당근은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127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당근이 흑자를 낸 건 2015년 창사 이래 최초다.

거리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중고거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당근마켓은 2020년 지역생활 커뮤니티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발을 넓혔다. 지난해 8월에는 ‘마켓’을 뗀 ‘당근’으로 서비스명을 바꾸고, 하이퍼로컬(특정 지역에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 로드맵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당근의 누적 가입자는 36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1900만 명에 달한다.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2020년 매출 118억원을 달성한 이후, 3년 만에 10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당근마켓 별도기준). 연결기준으로는 북미와 일본 등 해외 법인과 당근페이의 자회사 비용이 영업비용으로 편입되면서 1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근마켓에서 자체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 전년 대비 98% 이상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줄였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24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은 광고 사업이다. 당근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광고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광고주 수와 집행 광고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3년간 매년 두 배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 늘어났다. 당근은 광고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마케팅 채널’로서 입지를 굳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당근 제공
ICT업계에 따르면 당근의 글로벌 서비스 앱 캐롯(Karrot)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캐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무료 소셜앱 부문에서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당근 제공

현재 당근은 ‘캐롯(Karrot)’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19년 11월 영국에 진출한 당근은 현재 캐나다, 미국, 일본 등 4개국 560여 개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북미 시장 진출 거점지인 캐나다의 경우, 현재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김용현 대표가 현지에 주재하면서 글로벌 서비스 확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캐나다 내 한인 교포를 중심으로 이용되던 캐롯이 ‘개라지 세일’ 등 재사용 생활용품 거래 문화를 타고 커뮤니티 속으로 확산하면서 지난달 MAU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의 지난달 MAU도 전년 대비 3.5배 이상 늘어나는 등 해외에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첫 흑자를 기록한 당근은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구인구직, 중고차, 부동산 등 버티컬 사업 영역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 기반 금융 서비스인 당근페이를 통해 하이퍼로컬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는다.

황도연 당근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큰 폭의 매출 성장과 비율 효율화를 통해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며 “견고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단기적 손익 극대화보다 미래를 향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생활 커뮤니티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동네의 다양한 ‘연결’을 담아내는 하이퍼로컬이라는 비전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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