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평양 냉면 있다면 남에 녹차 냉면 있다”
  • 하동·朴柄出 부산 주재기자 ()
  • 승인 2000.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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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평양 냉면이 있다면 남에는 녹차 냉면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음식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김종관씨(38·경남 하동 ‘산골제다’ 운영)는 자기가 정상회담에 앞서 ‘냉면 바람’을 일으켰다고 주장한다.

차 기르기를 가업으로 삼은 집안 출신인 김씨는 1995년부터 녹차 엑기스를 함유한 냉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봄 한 철 새순을 따고 나면 쓸모없이 늙어가는 찻잎이 아까워서였다. 농가 소득도 높이고 찻잎 활용 범위도 넓히기 위해 녹즙기로 잎을 갈아 냉면 재료에 섞어 본 것이 첫 작품이었다.

그러나 엑기스가 쉽게 변질하는 바람에 상품화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몇 차례 실패한 끝에 추출 과정에서 섬유질이 손상되는 것이 문제의 원인임을 알아내고 맷돌 방식의 엑기스 추출기를 고안해 발명 특허를 출원했다.

녹차 냉면은 면발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녹차 냉면을 먹고 나면 트림을 해도 다향(茶香)이 퍼진다”라고 자랑하는 그의 다음 목표는, 평양에 녹차 냉면 전문점을 개설해 본고장의 평양 냉면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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