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와 긴밀히 접촉”
  • 남문희 기자 (bulgot@sisapress.com)
  • 승인 2003.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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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김 FSI에너지 부사장 인터뷰/“북한도 사할린 가스 강력히 원해”



FSI에너지 사 부사장으로 부임하기 전 로이 김 교수(63)는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대북 사업을 활발히 펼쳐 유명했던 스탠턴 그룹의 아시아 담당 사장을 지내면서 풍부한 사업 경험을 쌓았다. 그는 코러스 프로젝트는 스탠턴 그룹에서 일할 때도 시도했던 사업인데, 이제야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마침 한국 사회에도 코러스 프로젝트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라며 그동안의 경과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언제부터 프로젝트를 구상했나?



1979년 옛 소련 과학원에 초대받아 갔을 때부터다. 당시 프리마코프 씨에게 나의 구상을 털어놓자 그런 꿈은 꾸지도 말라고 그가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나는 이북(순안) 사람답게 끈질기게 이 일을 추진해 왔다.



미국 정부와는 어떻게 관계해 왔는가?



커트 웰던 의원이 우리를 적극 도왔다. 그리고 지난해 8월에는 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부 장관과 우연히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 같이 투숙한 적이 있다. 그때 존 페터 사장과 내가 우리 사업을 적극 알렸고 나중에 그가 에너지부 담당자와 연결해 줬다. 지난해 11월에는 책임자 15명과 회의를 하기도 했다. 현재 사업 타당성 조사 기금으로 천만 달러를 신청해 놓았다. 한반도 전문가로 유명한 로버트 매닝 씨는 우리가 접촉하는 국무부 창구이다. 그를 통해 파월 국무장관에게 사업 내용이 보고되고 있다. 국무부·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는 지난해 여름부터 꾸준히 접촉해 왔고 지금도 수시로 연락하고 있다.



제임스 켈리 특사와 파월 국무장관 그리고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서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언급했는데, 그것은 바로 FSI에너지 사를 염두에 두고 한 얘기인가?



그렇다. 당시 켈리가 언급한 민간 회사가 바로 우리 회사다. 엑손 모빌은 가스전 사업자로서 우리와 협력 관계일 뿐이다. 그 밖에도 셸이나 러시아의 로즈네프트·이테라 등이 우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앞으로 있을 북한측과의 협상에서 우리 프로젝트를 대안으로 제시할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커트 웰던 의원이 1월 말이나 2월께 방북을 추진하고 있는데 북측과 이를 협의할 예정인가?



웰던 의원의 대북 지원 패키지 중 에너지 분야 사업에 우리 프로젝트가 포함되어 있다.



북한측의 입장은?



지난해 8월 북한천연가스연구회 김경봉 회장과 오랫동안 대화했는데 사할린 가스를 들여와야 한다는 입장이 매우 강했다. 이르쿠츠크 가스전은 중국을 통과하게 되어 있는데 앞으로 중국의 천연 가스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한반도로 넘어올 게 없다는 것이다. 또 거리가 멀어서 가스값이 비싸지는 것도 문제다. 김회장은 이르쿠츠크 가스전과 연결하려는 한국측 방안에 북한을 배제하는 옵션도 들어 있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불쾌해 했다. 물론 한국가스공사 입장도 이해는 간다. 당시만 해도 남북 관계가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도 했을 수는 있다.



일본은 왜 빠졌는가?



일본도 사할린 가스에 관심을 많이 가져왔으나 러시아와 북방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진전이 안되었다. 한국 처지에서는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일본이 끼어들면 가스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여러 가지로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동해선 철도 연결 사업과 병행할 경우 상승 효과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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