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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답방②] 서울 야경 보고 한라산 오를까

金 서울 답방 시 예상 루트…“SK네트웍스, 워커힐호텔 17층 12월 셋째 주 객실 10개 예약”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12.07(Fri) 08:22:32 | 1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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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5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그랜드워커힐호텔 17층. 호텔 맨 꼭대기 10개의 객실로 이뤄진 이곳은 기자가 방문한 당시, 평일 오후 시간임을 감안해도 인기척 없이 적막이 흘렀다. 일부 객실 청소가 진행되던 여느 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17층 모든 객실 문은 닫혀 있었다. 좀체 엘리베이터가 서는 일도 없었다. 복도 한편에 마련된 탕비실 안에서 해당 층을 관리하는 직원 서너 명의 대화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현재 워커힐호텔 17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경우 가장 유력한 숙소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김여정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한 차례 이곳에 묵은 바 있다. 함께 김 위원장의 숙소 후보로 거론되는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신라호텔에 비해 시내와 떨어져 있다. 철통보안이 용이한 지리적 위치와 구조를 갖고 있다. 워커힐호텔 객실관리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12월5일 현재 17층에 묵고 있는 투숙객은 없었다. 워커힐호텔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 중 하나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12월 셋째 주에는 회사법인(SK네트웍스) 명의로 10개 객실이 예약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선 날짜도 방문 장소도 어느 하나 확정된 것이 없다. 청와대 역시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예측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실제 청와대 한 관계자는 12월6일 시사저널에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으며 청와대 내에서도 일부만 진행 상황을 조심스럽게 공유하고 있다”면서 “다만 청와대에서 서울 답방에 대한 몇 가지 안을 북한 측에 전달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외빈 접견으로 사용하는 상춘재를 보수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김 위원장 답방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춘재는 2017년에 이미 리모델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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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타워·롯데월드타워, 답방 예상 날짜에 예약 받아

김 위원장의 답방이 확정될 경우, 우선 그를 포함한 북측 인사들은 항공기를 이용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상징적일 수 있다. 하지만 효율성과 보안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많다.

가장 유력한 방문 날짜로는 12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 기일을 기준으로, 앞뒤 3일인 12월13일에서 15일, 혹은 12월18일에서 20일 사이가 꼽히고 있다. 그러나 중요 행사를 마치고 난 17일 이후 방문 가능성이 좀 더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추측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월5일 언론에 “북한에 12월18~20일 사이 답방을 제안했다는 분석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청와대가 그렇게 날짜를 콕 집어 북측에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는 거지, 그 날짜에 김 위원장이 방문하지 않을 거란 얘기는 아니다”며 “결국 우리 쪽에선 날짜를 확정 지어주지 않고 북측 편한 시간에 맡겼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복잡한 서울 시내 여러 곳을 다니기에 시간상, 경호상 부담이 커 상징적인 한두 장소만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후보지로는 서울 야경을 내려다보며 서울의 발전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남산타워 혹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지목된다. 일부 언론에선 김 위원장이 답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에 남산타워와 롯데월드타워 내 시설 예약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사저널 취재 결과, 유력한 답방 날짜로 꼽히는 12월13~15일과 12월18~20일 사이 두 타워 내 레스토랑·체험관·전망대에선 평소와 다름없이 일반인들 예약을 받고 있었다. 연말을 맞아 예약이 넘치는 12월14일과 15일 주말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곤 대부분 어려움 없이 예약이 가능했다.  

 



일각에선 답방 기간 중 남북 정상이 함께 KTX를 탑승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 2월 김여정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 방문 시 KTX를 탑승한 후 김 위원장은 줄곧 이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고 전해진다. 향후 남북 철도가 연결될 경우 출발점이 될 부산을 비롯해 행선지에 대한 추측은 제각각이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답방 시 김 위원장은 경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루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KTX를 타고 삼성반도체 공장이나 포스코 공장 등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9월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평양 5·1경기장에서 시민 15만 명의 환대를 받은 데 대한 보답으로 환영 공연을 준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 장소론 지난 2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이 열린 국립극장이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12월5일 국립극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립극장은 내년 초까지 전면적인 보수공사가 예정돼 있어 이곳에서의 공연은 불가한 상황이다.

또한 김 위원장이 파격적으로 국회를 방문해 연설할 수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야당 반발이 클 뿐만 아니라 예산안 처리 난항 등 현재 국회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한국당이 요구하는 김 위원장의 국립현충원 참배 역시 정치적인 부담이 커 실현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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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문, 상징성 크지만 불안요소 많아

김 위원장 답방 시 일찍부터 유력하게 거론돼 온 시나리오는 바로 제주도 한라산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 앞에서 함께 손을 들어 올려 화제가 된 후로 줄곧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으며, 직접 백두산 천지 물을 병에 담아 와 향후 한라산 백록담 물과의 합수를 예고하기도 했다. 평화의 섬이라는 제주 이미지와, 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가 제주 출신이라는 사실 또한 그의 방문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고용희의 부친 고경택은 제주 출신으로, 사실상 김 위원장의 외가는 제주인 셈이다. 실제 제주 내 아직 고경택 일가 흔적이 남아 있다. 2014년 제주시 봉개동에서 고경택 비석이 발견돼 한때 훼손 시도가 일어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주 시민들은 아직 김 위원장 방문 가능성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조문수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대표는 “시민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분위기가 고무되지 않았고 어떤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원희룡 제주지사나 도청에선 기대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시민들도 대체로 김 위원장의 방문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청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부터 그의 방문을 기대하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도청은 11월 자체적으로 ‘남북정상 한라산에서 만난다면 어떻게 만날 것인가’라는 제목의 가상 시나리오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3분40초가량의 영상은 ‘김정은 위원장은 어떻게 한라산 정상까지 오를까. 제주도가 직접 팩트를 밝히겠다’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어 남북 정상이 한라산에 올라 백두산 때와 같은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우선 한라산 정상 관람대에서 150m 떨어진 곳에 운영 중인 비상 헬기착륙장에 헬기를 내리는 방법이 있다. 이때 두 정상은 백록담을 내려다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백록담을 바로 닿기엔 도보로 한 시간이 소요돼 김 위원장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거란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당 영상은 백록담 화구에 곧장 헬기를 착륙시키는 안을 두 번째 시나리오로 소개하고 있다. 2016년 9월 지질 조사를 위해 실제 이곳에 4차례 헬기를 이착륙시킨 경험이 있다. 큰 무리는 없을 거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 경우 두 정상이 한라산 정상을 배경으로 함께 손을 맞드는 상징적 모습을 연출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비상 헬기착륙장에 한 차례 내린 후 다시 헬기에 올라 백록담 화구로 향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도청은 각 시나리오를 소개한 후 영상 말미에 ‘제주도는 남북 정상회담만을 위한 어떠한 인공구조물도 한라산에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방문만을 위해 헬기장 신설 등 자연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환경단체 주장을 의식한 입장이었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도청이 제시한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변덕스러운 기후와 헬기 운용상 안전성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대표는 “한라산에 헬기를 이착륙시킬 공간이야 마련돼 있지만 그보다는 단연 기후가 관건이다. 시내 날씨가 좋아도 한라산은 다르고 당일 기상 예측조차 매우 어렵다”며 “안전에 위협이 될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또한 “두 국가 정상을 태운 헬기를 산꼭대기 비상착륙장에 내리는 것 또한 위험성이 적지 않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남북 정상이 제주를 방문할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고도 밝혔다.

12월5일 제주도청 관계자 역시 시사저널에 “청와대나 통일부에서 우리 측에 아직 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해 그 어떤 것도 요구하거나 물어온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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