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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씁쓸했던 역대 대통령과 삼성 총수의 만남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만난 문재인 대통령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0(Tue) 09: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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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월9일 처음 만났다. 이날 인도 내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여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5분 남짓 대화를 나눴다. 삼성이 한국에도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원론적이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그럼 과거엔 대통령과 삼성 총수의 만남이 어떻게 이뤄졌을까. 일단 2000년대 들어 그 만남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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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삼성 총수 만남, 어떻게 이뤄졌나

과거 노무현 정부에선 대통령과 삼성 총수의 만남이 비교적 빨리 이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지 2개월 만인 2003년 4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당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 방미길에 이 회장을 경제사절단으로 데리고 갔다. 그 다음달엔 이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삼계탕 오찬’을 했다. 취임 약 100일 만에 이 회장과 세 번 회동한 셈이다. 

만남은 그 다음 해에도 계속됐다. 하지만 뒷말이 무성했다. 정계와 재계 안팎에선 “청와대와 삼성의 밀월이 시작된 것 아니냐” “재벌개혁을 강조하던 대통령의 정책방향이 바뀌었다” 등의 추측이 제기됐다. 


노무현-이건희 만남…‘삼성공화국’ 단어 등장

이를 뒷받침하듯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출신의 이언오씨를 국정원 최고정보책임자로 임명했다. 또 삼성의 비전인 ‘2만 달러 시대’를 국정과제로 삼기도 했다. ‘삼성공화국’이란 단어가 등장한 것도 이때로 알려져 있다.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는 2007년 말 노무현 정부와 삼성의 유착관계를 언급하며 “정부가 장관급 각료를 뽑을 때 삼성에게 추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아예 처음부터 삼성과의 유대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당선되고 취임식이 열리기도 전에 전경련을 찾아 “친기업적 정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이건희 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MB는 “매 분기마다 재계 총수와의 만남을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건희 사면’으로 발목 잡힌 MB

하지만 MB가 대통령 자격으로 이 회장을 만난 건 취임하고 2년이 지나서였다. 2008년 초 이 회장이 삼성 비자금 특검에 의해 피의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009년 8월 탈세와 배임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해 12월 MB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명목으로 이 회장을 특별사면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두 사람은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특별사면을 계기로 MB는 임기 내내 재벌특혜 논란에 시달렸다. 이는 결국 MB의 법정구속으로 이어졌다. 올 4월 검찰은 “삼성이 이 회장 사면을 대가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며 MB를 구속 기소했다. MB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미국에서 휘말린 소송건에 대해 삼성이 금전적 지원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MB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파국으로 치달은 박근혜-이재용 만남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를 주창하며 대기업과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다만 스킨십은 이어갔다. 그는 2013년 5월 한미 정상회담차 방문한 미국에서 이건희 회장을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공정경제 실천과 투자확대 등을 요청했다. 또 2013년 8월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 이 회장을 초청했다. 

그러다 이듬해 5월 이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입원했다. 이후 청와대의 삼성 측 카운터파트너가 이재용 부회장으로 굳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이 부회장과 얼굴을 마주했다. 2014년 9월 두 사람이 단독면담을 가졌다는 의혹이 추후 제기되기도 했다. 이때의 인연이 악연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6년 11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기 위한 특검이 닻을 올렸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 활동을 지원하게 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또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017년 2월 이 부회장은 구속 기소됐다. 2개월 뒤엔 박 전 대통령도 구속 기소됐다.


재판 중에 문 대통령 만나는 이 부회장

이후 1심에서 24년형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은 항소심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5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났다. 단 상고심을 앞두고 있기에 이 부회장이 아직 법원의 심판에서 자유롭다고 말할 순 없다. 

이처럼 사법부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게 문 대통령으로선 신경쓰일 수 있다. 또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통해 재벌개혁 의지를 수차례 밝혀온 현 정부에게 이 부회장은 부담스러운 존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재계는 이번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먹했던 청와대와 재계 사이의 관계에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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