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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오심 논란…VAR은 누굴 위해 울리나

월드컵서 논란 잠재우려 도입한 신기술, 논란의 중심으로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1(Sun) 11:47:32 |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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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월드컵은 없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의 ‘신(神)의 손’ 사건이 가장 대표적이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의 골키퍼 피터 쉴튼과의 경합에서 헤딩을 가장해 손으로 공을 쳐서 넣었다. 심판이 볼 수 없는 각도와 위치에 있는 걸 절묘하게 이용한 골이었다. 그 뒤 8명의 잉글랜드 선수를 제치고 넣은 환상적인 골로 논란을 중화시켰지만, 신의 손 사건은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오심으로 꼽힌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결승전에서 제프 허스트가 슛한 볼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와 골라인을 넘었는지 여부는 반세기가 넘도록 논쟁거리다. 당시 심판들은 골로 인정했지만 우승을 내준 독일은 여전히 노골이라고 주장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도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에서 노골로 선언된 모리엔테스의 헤딩슛이 큰 논란이었다. 

 

오심의 역사가 반복되는 동안 기술은 발전했다. 30개를 훌쩍 넘는 카메라를 가동하는 중계 시스템은 경기장 내 사각을 없앴다. 골라인 판독 시스템인 ‘호크 아이’도 개발됐다. 하지만 보수적인 국제축구연맹(FIFA)은 판정에 첨단기술을 추가하는 것을 계속 유보했다. 

 

FIFA의 입장이 바뀐 것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개막전이 계기였다. FIFA가 야심 차게 개막전 주심으로 세운 일본인 나시무라 유이치 심판이 결정적 오심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많은 비리 혐의로 시끄럽던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의 입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2016년 새롭게 FIFA의 수장이 된 지안니 인판티노 회장은 오심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며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VAR(비디오 어시스턴트 레프리)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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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논란 끝에 생겨난 VAR

 

FIFA는 축구 규칙 개정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승인을 통해 VAR 도입에 착수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 최초 도입해 자신감을 얻은 FIFA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도 VAR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VAR은 경기장 내 37개 카메라로 잡은 장면을 실시간으로 전송, 4명의 심판과 코디네이터가 논란의 장면을 판독한다. VAR 판독 대상은 △득점 장면 △페널티킥 선언 △레드카드 △다른 선수에게 잘못 준 카드 등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면으로 정해졌다. 반칙 모두를 분석할 수 없는 게 1차 논란이다. 

 

결정적으로 VAR의 도움에도 최종적으로 주심이 수용하지 않으면 판독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FIFA는 “VAR은 보조고 최종 결정권은 심판이 갖고 있다. 최소 개입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 VAR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VAR이 있어도 심판의 권한은 여전히 막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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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FIFA의 기대와 달리 러시아월드컵에서 판정에 대한 불만이 더 고조되고 있다. VAR 판독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심판 권력만 강화해 합법적 오심만 양산하고 있다며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강팀’에게 호의적이라는 음모론까지 인다. 

 

지난 6월28일 열린 포르투갈과 이란의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는 VAR이 세 차례 가동됐다. 경기는 1대1로 끝나며 포르투갈이 이란을 제치고 16강에 올랐는데 골이 모두 VAR에 따른 페널티킥 판정에서 나왔다. VAR이 지배한 경기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호날두의 파울과 관련해 두 차례 VAR이 나왔다. 후반 4분에는 호날두가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은 반면, 후반 35분에는 호날두가 이란의 푸르알리간지와 몸싸움 과정에 팔꿈치를 썼지만 VAR 판독에도 경고로 끝났다. 경기 후 이란의 케이로스 감독은 통상적으로 퇴장을 주는 파울에서 호날두에게는 경고로 끝난 점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메시와 호날두는 파울로부터 자유로운가”라며 판정에 항의했다.

 

같은 조의 모로코도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VAR에 강한 항의를 했다. 중거리 슈팅이 스페인의 수비수 피케의 손에 맞았지만, 주심은 VAR을 확인하지 않았다. 포르투갈과의 2차전에서도 페페의 핸드볼을 그냥 넘어가 모로코는 VAR에 의해 탈락했다는 위로를 받기도 했다. 세르비아와 스위스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도 스위스 수비수 2명이 세르비아의 공격수 미트로비치를 끌어안고 넘어졌지만 VAR 판독은 없었고, 오히려 공격자 파울이 선언됐다.

 

 

“누구를 위한 VAR인가” 불만 줄이어

 

한국도 VAR의 피해자다.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기성용이 상대 미드필더 에레라에게 다리를 차이며 넘어졌다. 멕시코는 그대로 공격을 전개했고, 치차리토가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멕시코는 2대1로 승리했는데, 에레라의 명백한 파울을 VAR 판독으로 확인했다면 득점 취소가 유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날 판정에 대한 유감을 전하는 서한을 FIFA에 보냈다.

 

오심을 줄인다는 목적과 달리 VAR은 주심의 판단에 전적으로 이용되는 게 맹점이다. 선수들은 VAR 판독을 요청할 수 없다. 축구는 규정의 개방성이 크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심판 개인의 판단을 존중하다 보니 다른 해석이 나온다. 아무리 VAR로 일관성을 만들려고 해도 그 주체가 심판이라면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VAR 판독이 공개되지 않다 보니 편파 판정 의심이 생긴다”며 “비슷한 상황에서 한쪽은 판독하고 다른 쪽은 보지 않는다면 VAR이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지네딘 지단 전(前)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VAR이 축구의 매력인 템포를 끊는다고 지적했다.

 

VAR은 새로운 현상도 가져왔다. 페널티킥의 급격한 증가다. 조별리그 D조 경기가 마감된 시점에서 무려 22개의 페널티킥이 나왔다. 종전 월드컵 최다 페널티킥은 18개(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월드컵)였다. 아직 조별리그가 다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인데 역대 최다 페널티킥 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그중 45%인 10개의 페널티킥이 VAR에 의해 판독됐다. 페널티킥이 전체 득점의 20%를 넘어서며 과거의 예술과 같은 멋진 골의 향연은 사라지는 추세다.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은 “이 추세면 페널티킥이 40개는 나올 것이다. 축구의 박진감과 창조성은 사라지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경합 후 심판 눈치만 보고 있다”며 VAR과 동행하는 월드컵의 첫 도전에 낙제점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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