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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당, 6·13보다 중요해진 '그 이후'

좀처럼 안 오르는 지지율…洪대표 책임론·당권 경쟁 징조에 더욱 시끌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5(Tue) 08: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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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꼭 살려주이소."
경북 김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송언석 자유한국당 후보가 최근 유권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지난 5월말 송 후보보다 무소속의 최대원 후보 지지율이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였다. 에이스리서치가 경북도민일보 의뢰로 5월28일 실시한 여론조사(성인남녀 80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에서 송 후보는 39.4%, 최 후보는 47.1%의 지지율을 얻었다. 대구·경북(TK) 내 유일한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TK에서, 그것도 화려한 이력의 '믿을맨' 송 후보가 밀리자 한국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 후보는 서울 법대 82학번,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출마 전 '김천에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소리를 들었다. "누구나 좋은 경제 정책 만들겠다고 하지만 아무나 그런 정책을 실현시킬 수 없습니다"라고 자신만만해 하던 송 후보는 이제 "고향에서 잘 키워주신 은혜를 김천 발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부디 꼭 살려주이소"라면서 읍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송 후보의 위태로운 상황이 한국당의 현 모습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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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지율 고전하자 "여론조사 조작" 반발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은 전혀 웃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세가 예상보다 더욱 두드러져서다. TK에서조차 민주당과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분다. 한국당은 선거 여론조사가 왜곡됐다고 반발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6월3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조사들이 대체로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여론조사의 맹점을 쟁점화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이날뿐 아니라 지난 며칠간 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했다.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규정에 따르지 않은 잘못된 조사가 상당히 많다"며 "그런 '가짜 여론조사'에 현혹되지 않고 열심히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일부 후보들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오는 중이지만, 전반적으론 '심상찮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은 "여러 가지 여론조사 지표가 아직은 좋지 않다"고 인정하며 "선거가 다가오면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드루킹 사건, (암울한) 경제지표 등을 (유권자들이) 좀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이번 선거 이후 '영남 지역정당'으로 쪼그라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두언 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가 끝나면 한국당이 어떻게 될 거라 보느냐'는 질문에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으로 몰락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당권 경쟁 징조엔 "시기 상조" 일축 

 

자연스레 한국당에선 선거 사령탑 홍준표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5월29일 "당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 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홍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에 홍 대표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응수하자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가 또 홍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당내 깊어지는 내홍이 당권을 둘러싼 파워게임의 징조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년 이상 임기를 남겨둔 홍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6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 이후 전당대회, 즉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전당대회가 열리면 여기서 뽑히는 차기 당 대표는 2020년 4월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행사한다. 이어 2022년 대선 고지를 향한 발걸음도 재촉할 수 있다. 막강한 권한과 정치적 무게가 쏠리다 보니 당내 유력 인사들이 지방선거 필승보다는 당권에 방점을 찍고 서둘러 조기 전당대회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우택 의원의 일갈 역시 선거 직후 열릴 수 있는 조기 전당대회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정우택 의원 요구에 아직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의원은 없으나, 물밑에서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당 내외의 잠재적 주자들 중 정 의원에 동조하는 기류도 포착된다. 잠재적 당권 주자로는 홍준표 현 대표와 정 의원을 비롯해 심재철·나경원·정진석·주호영 등 중진의원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충청 지역 지방선거 지원 유세로 정치권에서의 활동을 재개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잠재적 당권 주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지방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가 패배 시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조기 전당대회는 홍 대표가 얘기한 6석 플러스 알파가 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한 이벤트"라며 "지금 그 논의를 하면 패배를 기정사실화하는 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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