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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결말'의 블록버스터…미리 보는 남북정상회담

군사분계선 넘어 '하나의 봄'으로…리설주 동행·비핵화 합의 수준 변수는 여전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6(Thu) 17: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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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4월27일 오전 9시반 만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열어젖히기 위한 역사적인 발걸음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세부 일정까지 발표됐다. 주인공인 양측 정상이 '시놉시스'를 현실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결말은 열려 있다. 두 사람의 역량에 따라 합의 수준은 기존에 예상됐던 것보다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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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온에어'…오전 9시반 첫 만남 

 

4월27일 오전 전세계의 이목은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 쏠릴 예정이다. 생중계 카메라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따른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T2-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다.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설레는 얼굴로 기다린다. 두 정상이 웃으며 손을 맞잡는 시간은 오전 9시30분.

 

9시40분쯤 판문점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광장에 도착한 두 정상은 육·해·공군 3군 의장대를 사열한다. 군악대 연주가 울려퍼지고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안내해 의장대 앞을 걸어간다. 의장대 사열은 국빈 방문 행사에서 최상의 예우를 갖춘다는 뜻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한국군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방북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열한 바 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과 인사를 나누고 환영식을 마친다. 남측 공식수행원은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등이다. 북측 공식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양측 외교장관이 배석한 것은 사상 최초다. 한반도 비핵화 달성과 평화체제 구축 등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가 결부되는 현안이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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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 문 닫히면 허심탄회한 대화


환영식 종료 후 양 정상은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한다. 김 위원장의 방명록 서명과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진다. 양 정상은 1층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한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30분부터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함께 입장해 마주 앉게 된다. 남북 양측이 따로 입장했던 과거 판문점 회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테이블도 기존의 사각형이 아니라 타원형이다. 중앙의 폭은 올해 2018년을 상징하는 2018mm다. 청와대는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65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남북이 함께 둘러앉아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오전 정상회담 종료 후 남북 정상은 각자 오찬과 휴식을 한다. 이 시간에 김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돌아갔다가 오찬 이후 오후 일정에 다시 합류한다. 오후에는 정상회담을 하기 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뜻을 담은 공동 기념식수를 한다. 식수 장소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떼 길'이다. 식수목은 정전협장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다. 식수용 흙은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 후 문 대통령은 대동강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뿌린다. 공동식수를 마치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양 정상이 친교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산책 후에는 양 정상이 다시 평화의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진행한다. 회담을 모두 마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형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임종석 위원장은 "두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지고 이를 명문화해 '판문점 선언'이 됐으면 생각하고 있다"며 "합의 수준에 따라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정식 발표할 수 있을지, 서명에 그칠지, 실내에서 간략히 발표할지가 결정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오후 6시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환영 만찬 메뉴는 옥류관 평양냉면을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산 민어해삼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산 쌀로 지은 밥 등이다. 환영 만찬이 끝나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위해 환송 행사를 개최한다. 환송 행사는 평화의집 마당에서 열리며 평화의집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하나의 봄'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된다. 임 위원장은 "남북 정상이 나눈 진한 우정과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을 전 세계인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北 의외성 여전리설주 참석 여부 미정·비핵화 합의 수준 예단 못해        


회담 준비 기간 내내 적극적이고 협조적으로 나왔던 북한이지만,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4월26일 오후 5시 현재까지 끝내 확정하지 않았다. 우리 측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을 진행하면서 리 여사의 동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리 여사의 동행 자체로 회담장 분위기가 부드러워질 수 있는 데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만남까지 더해지면 회담 의미와 성공 가능성이 증대되리란 기대감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 합의도 어떤 수준으로 도출될지 미지수다. 회담장 문이 닫히면 두 정상이 웃음기를 거두고 치열하게 맞붙어야 할 사안이다. '비핵화의 대원칙에만 합의해도 성공'이란 시각도 있지만, '북·미 정상회담이란 본게임을 앞둔 요식행위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부담이 상당하다. 문 대통령도 이 부분을 가장 고민하며 회담 준비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26일 브리핑에서 임 위원장은 비핵화 합의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임 위원장은 "(북한의)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 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란 핵심의제에 집중된 회담"이라며 "북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 비핵화를 합의한다는 것은 1990년대 초, 2000년대 초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특사단 평양 방문에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있다 해도 그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 사이에서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 참모들이 결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핵심 논의는 정상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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