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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남북, 북·미 정상회담’ 전략 짜는 시진핑

中, 4자회담 통해 한반도 비핵화·사드·주한미군 문제 해결 노려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0(Tue) 11: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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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말이었다. 필자는 중국의 지방정부 관리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그들은 정청급(正廳級)과 부청급(副廳級) 고위관료였다. 중국의 정청급 간부는 한국의 구청장에 해당한다. 하지만 관할 지역과 인구는 한국보다 5~10배 넓고 많다. 보통 중국인들과의 판쥐(飯局·식사 자리)가 그렇듯이, 2시간 내내 바이주(白酒)를 마시며 다양하고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그들은 당일 판쥐의 ‘목적’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어떤 안보·외교적 성향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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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한국과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의 나라다. 분명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정치체제를 지녔다. 하지만 한 가지 칭찬할 만한 시스템을 가졌다. 바로 정책 운영의 연속성이다. 중국공산당의 수장인 총서기는 5년 임기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지난 3월엔 헌법에서 국가주석의 2연임 제한을 없앴다. 따라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전임자와 달리 10년 이상 최고통치자로 권세를 누린다. 만약 시 주석이 종신집권을 노리지 않고 15년만 재임한다면, 중국에선 흔히 있는 일이다. 실제 10년 이상 재임한 고위관료가 수두룩하다.

 

대표적인 이가 지난 3월 은퇴한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중국 인민은행장이다. 인민은행은 우리의 한국은행 격인 중앙은행이다. 저우 전 행장은 2002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에게 발탁됐다. 그 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거쳐 시진핑 주석까지 3명의 최고지도자를 모셨다. 재임 기간은 만 15년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18년 동안 재임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 전 의장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그로 인해 국제금융계에선 ‘미스터 런민비(人民幣)’로 불렸다.

 

반면 박근혜 정부까지 한국 경제부처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1년2개월 안팎이었다. 이는 기본이 5년, 길게는 10년까지 재임하는 중국 경제부처 장관의 수명과 극명히 대비된다. 실제 중국의 장관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거나 큰 실책을 범하지 않는 한 경질되지 않는다. 문제는 중국이 이런 한국의 현실을 잘 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의 정책책임자는 한국 부처나 기관의 수장과 회담할 때 즉흥적인 제의나 합의를 절대 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데다,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 초까지 중국의 고민은 남북 정부가 정책의 연속성을 가졌냐는 것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직후 예상을 뛰어넘는 친중(親中) 행보를 걸었다. 2013년 방중 시 시진핑 주석의 모교 칭화대학에서 강연 대부분을 중국어로 했고, 2015년 9월 전승절에는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올라 시 주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로 인해 중국은 그 어떤 전임 대통령보다 박 전 대통령을 신뢰했다. 따라서 한국이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전 내세운 ‘3NO(요청·협의·결정 없음)’ 입장을 믿었다.

 

북한은 중국에 한국전쟁을 함께 치른 순망치한(脣亡齒寒)의 혈맹이다. 우리가 한·미 동맹을 안보·외교정책의 최고 가치로 삼듯, 중국은 북한 체제의 유지를 동북아정책의 최고선으로 삼는다. 하지만 북한이 핵도발을 계속하자 입장을 바꾸었다. 특히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결정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에 중국은 적극 협력했다. 그와 더불어 한국 정부에는 사드 배치의 결정 여부를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4월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 대북제재가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7월에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했다. 중국은 “한국이 등에 칼을 꽂았다”고 격분했다. 이는 혈맹의 반발을 무릅쓰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와중에, 한국이 뒤통수를 쳤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뒤 중국은 박근혜 정부가 쉽게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고 판단했다. 그로 인해 중국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책 일관성을 가진 우호적인 파트너인지 탐색해 왔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시 중국의 대접은 여러모로 결례에 가까웠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끈질기게 대중·대북 정책과 입장이 과거 민주당 대표나 대선후보 시절과 다를 바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실제 중국이 내놓은 쌍중단(雙中斷)과 호흡을 같이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이다. 이는 한반도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이라는 쌍궤병행(雙軌竝行)의 선결조건이었다. 결국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쌍중단이 이뤄지며 남북,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탔다.

 

3월25일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따라서 중국은 최근 한반도 화해 분위기 조성이 자국의 역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3월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 배경을 “중국은 유엔 제재를 충실히 따라 북한에 최대 압박을 가했다”며 “자신의 방식으로 제재를 가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중국이 일관성을 가지고 북한을 압박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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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이후 강온 양면책 유지할 듯

 

따라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행보는 쉽게 점쳐진다. 한반도에서 자국이 원하는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3월30일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대상 기업과 선박 등을 늘리는 데 중국이 적극 동조한 것에서도 드러났다. 방중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최대의 대접을 베풀어 혈맹으로서 대우하되, 경제제재는 계속한다는 정책 일관성을 유지했다. 또한 중국은 북한이 돌변한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강온 양면책을 쓰면서 캐낼 공산이 크다.

 

그리고 과거처럼 6자회담이 아닌 남북, 미·중의 4자회담 틀에서 한반도 비핵화, 사드, 주한미군 등 문제를 풀려 할 것이다. 이는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 관영언론이 연일 강조하는 ‘한반도 문제 역할론’의 핵심이다. 지금은 6자회담을 열었을 때와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한 데다 경제지원을 할 여력도 없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매몰돼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지가 없다. 중국은 목적을 위해선 타이틀 없는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도 귀담아듣는 나라다. 이런 나라를 상대하려면 일관성 있는 정책 수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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