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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놓고 서로 ‘표 계산’에만 분주한 여야

여야 개헌 갈등 3대 쟁점…개헌 주체·개헌 시기·권력 형태 등 유불리 따져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3(Tue) 17:00:00 | 1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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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국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개헌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개헌 추진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자유한국당을 호헌(護憲)세력으로 몰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공식적으로 개헌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두 당이 개헌 추진에 있어 대결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갈등의 기저엔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가 자리 잡고 있다.

 

 

개헌 주체, 국회냐 대통령이냐

 

19대 대선 전인 2015년만 해도 개헌에 대해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이 더 적극적이었다. 19대 국회 시절 강창희 국회의장은 국회의장 산하에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둘 정도로 개헌에 적극적이었다. 작년 3월2일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월 국회가 대선 전 개헌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지금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이 ‘관제 개헌’이라며 정부 여당의 개헌 압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 역시 개헌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의 개헌 논의에 반발하며 구실로 삼고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올 1월10일 청와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개헌 관련 국민투표가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졌으면 하며 개인적으론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민주당이 지방선거·국민투표 동시 추진과 4년 중임제를 당론으로 정하고 대야 협상에 나서자 반대로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주도의 개헌”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국회 개헌특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시기나 방식을 공개적으로 못 박지 않았다면 우리 당도 이렇게까지 나가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어차피 우리 당 찬성 없이는 개헌안의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왜 저렇게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생각은 다르다. 대통령의 개헌 의지는 정략적인 것이 아니라 대선공약 실천이며, 국민 다수가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대통령도 동의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작년 4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5명의 대선후보들을 초청해 개헌에 대해 물었을 때 후보들 모두 내년(2018년) 지방선거 때 동시에 처리하자고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한다. 엄밀히 말하면 지방선거 처리는 대선 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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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때 개헌하면 여당이 유리하다?

 

개헌을 둘러싼 대립은 각 당의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야권이 지난 대선 때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을 약속해 놓고도 청와대발 개헌 추진을 우려하는 것은 정부·여당이 ‘개헌 세력 대 호헌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개헌을 지방선거에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개헌이 실패로 끝나면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에 모든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개헌 추진을 위한 국민투표 시기도 각 당의 속내와 관련돼 있다. 현재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 추진이 목표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10월 분리 실시로 당론이 모이고 있다.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를 주장하는 민주당은 표면적으론 그 이유를 “효율성과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가 실시되면 사실상 이번 선거는 인물보다 개헌이 더 큰 이슈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럴 경우 동시에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중간 심판’ 프레임은 일정부분 희석될 수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은 6·13 지방선거 때 개헌 관련 국민투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10월 등 하반기에 별도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개헌과 관련해 아직 정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여당의 6월 동시 실시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10월 실시를 들고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실적으로 개헌안이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지려면 투표 실시 20일 전까지 개헌안에 대한 국회 의결이 이뤄져야 하고, 이보다 앞서 최소 60일 동안 개헌안 심의 기간도 거쳐야 한다. 때문에 늦어도 3월20일 이내에 개헌안이 국회에 발의돼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1987년 개헌 당시 국회 발의에서 국민투표까지 40일 걸렸다는 점을 들며 “헌법상 개정안 발의와 의결 주체인 국회의원이 결단만 내린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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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를 위한 권력구조 개편인가?

 

이번 개헌의 최대 쟁점은 권력구조 개편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민주당은 당론으로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정부·여당의 논리는 국민 다수가 희망하고 있어서다. 바른미래당 역시 4년 중임 대통령제를 희망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외교·안보·통일 등 외치를 맡고, 국회가 선출한 국무총리가 국내 정치를 맡는 식의 혼합형 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를 희망하는 의견이 많다. 순수 내각제를 희망하는 의원들도 소수지만 있다.

 

쟁점은 권력구조 개편의 방향성이다. 표면적으로 민주당은 책임정치 구현 차원에서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권한 견제 차원에서 혼합형 대통령제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민주당 내 개헌특위에서 활동하는 한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혼합형 대통령제 주장에 대해 “적폐세력이 의회 권력을 무기로 다시 정권을 잡으려는 얄팍한 수작”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당의 4년 중임제 개헌을 “장기집권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개헌 카드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후 정국 주도권을 차기 총선, 대선까지 끌고 나가려는 생각이며, 친노·친문 진영의 원로인 이해찬 의원의 20년 장기집권도 그 일환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의원은 1월25일 당내 민주연구원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오랜만에 집권했는데 계속 집권해야 한다. 영구·장기 집권은 아니고 계속·연속 집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4년 중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것이 장기집권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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