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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 20인 설문조사 “북·미 대화 이뤄질 것”

북한 전문가 20인이 분석하는 5대 한반도 정세 (下)

송창섭·조해수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6(Mon) 11:42:29 |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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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한반도는 대격랑에 휩싸여 있다. 물줄기가 바뀌는 ‘메가 체인지’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월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뜻을 내비치면서 시작된 한반도 화해 무드는 대규모 응원단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방남(訪南)으로 한층 고조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내한하면서 남북 또는 북·미 관계 개선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폐막식 대표단장 자격으로 보냈다. 대결과 갈등으로 치닫던 지난해 정세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로써 평창올림픽이 남북, 북·미 관계의 변곡점이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 전문가 20인을 상대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번 설문조사(일부 문항 복수선택)는 2월19~22일 일대일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선 '북한 전문가 20인이 분석하는 한반도 정세 (上)편에 이어)

 

시사저널은 국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 20인을 상대로 △북한의 대화 제의 의도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 △평창 올림픽 이후 한·미 공조 △우리 정부, 대미·대북 특사 파견 등 다섯 가지 핵심 의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앞선 상(上)편에서 앞의 두 가지 항목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 하(下)편에서 나머지 세 항목의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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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

 

북한 내에서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김영철이 폐막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북·미 간 직접 대화의 물꼬를 만드는 신호탄이다. 북한이 김영철의 폐막식 참석을 행사 3일 전에 통보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성렬 한국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는 김영철의 방남을 사전에 통보한 것은 미국 쪽 양해를 구하는 것과 동시에 몇 시간 뒤 한국으로 떠날 미국 대표단에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평창올림픽 또는 그 이후에 북·미 간 직접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북한 전문가들 다수가 북·미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를 물는 질문에 ‘그렇다’(60%)고 대답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 뒤 미국이 이를 위협하는 상황은 양측 모두 피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탐색적 대화 측면에서라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도 북한은 형식적이라도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화가 쉽지 않다’(30%)는 의견은 소수였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실장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에 나섰기 때문에 당장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 공조

 

북한의 핵시설에 제한적 선제타격을 가하는 이른바 ‘코피’ 전략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70%가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옵션은 수사적 표현에 불과할 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월초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강경파)가 북한의 핵시설에 대해 제한된 타격을 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며 ‘코피 전략’에 불을 지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매파에 속한다. 코피 전략은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지명 철회의 배경이라고 지목되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더 크게 했다. 비둘기파(온건파)인 빅터 차 내정자가 코피 전략을 반대했기 때문에 낙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 전에 북한에 대한 제한적 타격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코피 전략이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까지 핵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2월16일 개막한 뮌헨 안보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군사적 수단은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면서 “북한과 미국이 만나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같은 날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 관계 개선에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맥매스터 보좌관은 뮌헨 안보회의에 동행한 미 상원의원들에게 “북한에 대한 코피 전략은 없으며 과거에도 없었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작년 8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곧장 비핵화로 가지 않고서는 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올 1월 미 상원 군사위 군사안보전략청문회에서 “독자적 대북 선제공격은 위험하다”고 생각을 바꾼 것도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 키신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책사로 불리는 전략가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적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감행하거나, 9·9절을 맞아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국제사회에서도 미국의 군사적 제재를 용인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즉,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 휩쓸려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험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4월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남북대화 또는 북·미 대화와 상관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응답자의 90%가 예정된 군사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훈련 내용을 조율하고 규모 역시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 우리 정부, 대미·대북 특사 파견

 

현재 우리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그러나 4월 한·미 군사훈련, 6·13 지방선거, 8·15 광복절, 9·9 북한정권수립 기념일, 11월4일 미국 중간선거 등 향후 일정을 고려할 때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전초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우리 정부 주도로 대북, 대미 특사가 파견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특사 파견에 대해 응답자의 95%도 ‘찬성’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북 특사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24%), 정의용 대통령 국가안보실장(19%)을 가장 많이 추천했고 서훈 국가정보원장(14%), 조명균 통일부 장관(10%)이 뒤를 이었다.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강명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부승찬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이규창 통일연구원 실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정동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정영태 북한연구소장,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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