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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단독] 세월호 사고 직전 외력충격음 있었다

블랙박스에 담긴 ‘충격음’ 화물 소리 가능성 없어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ㅣ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8.01.11(Thu) 14:30:00 | 14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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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실렸던 차량들의 블랙박스에서 ‘외력 충격음’으로 보이는 의문의 소리들이 잡혔다. 이 소리는 세월호 사고 당시 발생한 급격한 기울기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 분석 결과, 세월호는 이 충격음이 나타난 이후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이 충격음은 다수 생존자들이 내놓은 공통된 진술인 ‘배가 기울기 직전(또는 거의 동시)에 ‘쿵’ 하는 충격음을 들었다’는 것과도 일치한다.

 

세월호는 사고 당시에 화물을 과다 적재하지 않았다. 세월호 복원성도 급격한 기울기를 설명할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시사저널e 취재 결과, 세월호가 실을 수 있는 최대 화물적재량은 기존에 알려진 987톤이나 1077톤이 아니라 2272.689톤이다. 다수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당시 총 2215톤의 화물을 실었다. 세월호가 1000톤 이상 화물을 싣고 출항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청해진해운이 한국선급에 운항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한 종이에 적힌 숫자에 불과했다. ‘과적을 위해 평형수를 뺐다’는 주장에도 근거가 없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출항 당시 761톤의 평형수를 채우고 출항했다. 세월호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평형수 기준은 370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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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영상에 잡힌 의문의 충격음

 

그럼 사고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세월호의 자력만으로는 급격한 기울기가 나올 수 없다고 설명한다.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은 2014년 8월 내놓은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분석 결과 보고서’에서 ‘(세월호에) 갑자기 자력으로는 불가능한 엄청난 급선회가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이상 현상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세월호를 넘어뜨릴 수 있는 힘을 ‘이상 현상’이라고 본 것이다.

 

이 이상 현상은 세월호에 실렸던 차량들의 블랙박스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의 급격한 기울기는 충격음이 들린 직후에 발생했다. 세월호 선미 트윈데크에 있는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보면 세월호 최초의 충격음 ‘쿵’ 소리는 사고 당일인 4월16일 오전 8시49분26초에 나타난다. 일각에서는 이 소리를 ‘화물의 쏟아짐’으로 봤다. 이 승용차의 블랙박스 영상만으로 선체의 기울기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나온 주장이다. 하지만 영상 분석 결과, 최초의 충격음 당시에는 어떤 차량도 움직이지 않았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결박하지 않은 승용차의 미끄러짐 각도는 30도다. 다시 말해 블랙박스에 담긴 최초 충격음은 선체 기울기 30도 이하에서 발생한 것이 된다.

 

C데크 선수(船首) 중앙에 비치된 다른 블랙박스 영상에는 의문의 충격음이 더욱 선명하게 잡힌다. 이 영상을 통해 최초 충격음 당시의 기울기를 추정할 수 있다. 선수 중앙 영상에 나오는 또 다른 충격음은 오전 8시49분33초에 발생한다. 이 충격음 발생 2초 후 근처에 있는 밧줄과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기울어진다. 각도는 12~17도 사이다. 10초 후 트럭과 차량들이 왼쪽으로 쏠린다. 이때 세월호는 32도로 기운다. 세월호는 50초 이후부터 50도까지 기운다. 두 영상을 비교하면 오전 8시49분33초에 발생한 충격음 이후 2초가 지나고 밧줄과 물줄기가 12~17도의 각도를 보였기 때문에 오전 8시49분26초에 나타난 ‘최초 충격음’ 당시의 배 기울기는 10도 내외가 된다. 특히 화물은 20도 기울기가 나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세월호와 동형 선박인 일본의 아리아케호에서 2009년 11월13일 발생한 좌초 사고에 대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고박되지 않은’ 컨테이너는 횡경사각이 25도가 되면 옆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2단에 적재된 선수미 방향의 20피트 컨테이너는 약 29도에서 넘어지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블랙박스에 담긴 최초의 충격음은 화물 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전문가 “외력에 의한 충격음일 가능성 높다”

 

세월호 생존자 다수는 침몰 직전 ‘쿵’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세월호 삼등기관사 A씨는 재판 진술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묵직하게 ‘쿵’ 소리가 들렸다. 이후 배가 기울었다”고 했다. 여객부 선원 B씨는 세월호 특조위 2차 청문회에서 “배가 기울기 전에 둔탁한 충격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초 충격음 당시의 약 10도 기울기는 오전 8시49분쯤 3등항해사가 조타수에게 145도로 5도 소(小)각도 변침을 지시한 시각과도 일치한다. 이후 조타수는 “타(舵)가 이상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세월호는 좌현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세월호 CCTV를 분석하고 복원성 계산을 해 온 김관묵 이화여대 교수는 “블랙박스로 봤을 때 8시49분26초의 세월호 기울기는 10도 정도로 추정된다. 그 정도 기울기에서는 화물이 움직일 수가 없다. 실제로 그 시간 때 움직이는 화물이나 차량이 없었다”며 “이때 들리는 소리는 화물이 쏠려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화물과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라면 외부의 어떤 물체와 부딪힌 소리가 아니겠느냐”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재모 한국영상대 영상촬영조명과 교수는 “승용차 블랙박스에 담긴 충격음 당시의 기울기는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이 영상을 보면 선체의 기울기는 화물의 쏠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선체가 (먼저) 기울어졌기 때문에 화물이 쏠린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세월호가 기울어진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화물로 인한 기울어짐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은 세월호가 급격하게 기울고 오전 8시49분40초부터는 8초 동안 물리적으로 설명하기 불가능한 선회 각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자문단은 화물의 쏠림 원인을 ‘급경사에 의한 화물 이동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급경사의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선체 복원성이 사고를 설명할 정도로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세월호의 GoM(복원력을 보여주는 수치)이 0.6m로 계산된다. 이때 최대 전타(轉舵)로 인한 세월호 기울기는 고작 15도 내외다. 해양안전심판원이 발표한 GoM(0.38m)으로 봐도 최대 기울기는 19.4도다. 세월호 사고를 설명할 수 없는 복원력”이라며 “C가판 왼쪽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선체 기울기가 약 46~50도에 이르러 통풍구에서 해수면이 들어오다 잦아든다. 이 말은 배가 기울고 다시 올라왔다는 증거이자 복원성이 좋았다는 새로운 증거”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조사관은 “바닥화물(잡화물)이 쏠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RISO에 따르면, 잡화물은 17도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김 교수도 “세월호 화물칸 바닥에는 수많은 바닥요철이 있어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사고 당시 적재된 바닥화물들도 움직일 공간이 없을 정도로 적재됐다. 이런 충격음을 낼 물건들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관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된 앵커설(닻을 내려 고의로 침몰시켰다는 설)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면서도 ‘선체 인양 후 외력에 의한 사고도 배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외력 침몰설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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