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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매달린 韓 관광산업 대만에게 배워라”

대만, 동남아·서남아·한국 등지로 관광 유치 시장 다변화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1(Mon) 13:00:00 |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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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13일 한국은행은 “사드 배치 보복으로 2017년 중국 관광객이 전년보다 400만 명이나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6년 중국 입국자가 806만8000명이었는데 절반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2017년 3월부터 10월까지 입국한 중국인은 238만2000명이었다. 2016년 동기의 594만7000명보다 60.1% 줄었다. 한국은행은 “중국 관광객 1인이 유발하는 실질 부가가치는 약 1300달러로 추산된다”며 “중국 관광객의 감소로 약 52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년 12월14일 대만 교통부 관광국은 대만관광협회 창립 61주년 기념식에서 “12월12일까지 방문한 해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대만은 2015년 1044만 명, 2016년엔 1069만 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했다. 2017년엔 최종적으로 1060여만 명이 대만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념식장에서 라이칭더(賴淸德) 행정원장(우리의 국무총리)은 “비록 중국 관광객은 감소했지만 신남향(新南向)정책 추진과 다양한 시장 개척으로 3년 연속 1000만 관광객 유치를 달성했다”고 치하했다.

 

2017년 한국 관광업계는 사드 보복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11월까지 입국한 외국 관광객은 1220만1690명이었다. 전년 동기대비 23.3%나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대만의 단체관광도 금지하고 있다. 2016년 5월부터 각 지방마다 쿼터제를 실시해 대만 방문을 줄였다. 이로 인해 2014년 398만 명, 2015년 418만 명으로 늘어났던 대만행 중국 관광객은 2016년 351만 명으로 곤두박질쳤다. 2017년에도 10월까지 224만 명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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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한국과 대만 관광업계

 

심지어 2017년 11월 중국은 대만과 국교를 맺은 22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이는 우리에 대한 사드 보복 조치처럼 각 지방의 여유국이 여행사에 직접 지시를 내리는 형태로 이뤄졌다. 그러나 대만은 중국의 집요한 공세를 딛고 일어섰다. 관광객 유치 시장을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로 잘 드러난다. 2017년 10월까지 대만을 찾은 동남아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34%나 급증했고, 한국 관광객은 20%가 늘어났다. 일본과 구미 관광객도 8~12%의 증가세를 보였다. 동남아 관광객은 2016년에도 165만3000명이 방문해 16.1% 늘었다.

 

필자는 2017년 5월말 열흘 동안 대만을 찾았다.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지우펀(九份)에선 동남아, 한국, 일본, 구미 등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중국인을 압도했다. 지우펀은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의 촬영지이자,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다. 경사가 심한 산골 마을은 오래된 민가와 특색 있는 가게로 잘 꾸며졌다. 국수가게의 한 상인은 “2년 전엔 외국 관광객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었는데 최근엔 동남아와 한국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만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에서 비롯됐다. 대만은 재빠르게 동남아와 인도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확대했다. 일정한 모객 성적을 낸 현지 여행사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또한 주요 도시를 오가는 항공편을 늘려 항공료를 낮췄다. 각 도시마다 개성 있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했고, 관광지의 폭리 행위를 엄단했다. 이슬람교도가 많은 동남아 및 서남아의 현실을 고려해 할랄(Halal)요리 개발에도 힘썼다.

 

타이베이(臺北)의 시먼딩(西門町)에서 이런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시먼딩은 서울의 명동과 같은 쇼핑천국 거리다. 필자가 찾았던 거리는 각종 언어의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수많은 가게 입구엔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한국어, 일본어, 말레이시아어, 태국어 등으로 된 간판이 관광객을 맞이했다. 또한 적지 않은 식당이 다국어 메뉴판을 비치했다. 철사 공예품 가판대에서 만난 인도 관광객은 “외국어 간판이 잘 갖춰졌고 영어에 능숙한 상인이 많아 쇼핑하기가 편리하다”고 말했다.

 

대만이 이렇게 전력을 기울인 데는 중국의 제재 공세가 일시적이라고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민진당 정부는 오랫동안 대만 독립노선을 견지해 왔다. 따라서 1992년 국민당 정권이 중국과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을 부정해 왔다. 92공식은 국제무대에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 각자의 국명을 사용키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6년 5월 차이 총통이 집권하면서 92공식을 부정하자, 경제보복을 펼쳤다. 대만 상품의 통관 절차를 강화하고 단체관광객의 대만 방문을 제한했다.

이에 맞서 대만 정부는 신남향정책을 추진했다. 신남향정책은 동남아와 서남아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늘려 중국에 종속된 경제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국정목표다. 여기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청년층의 일자리를 폭넓게 창출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사실 1990년대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과 금세기 초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도 남향정책을 추진했다. 대만 기업의 동남아 투자를 장려했고, 그에 일부 기업이 호응해 베트남을 위주로 공장을 이전했다.

 

그러나 2001년 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실패했다. 대만 기업인들은 중국 경제가 도약할 것을 예견해 대륙으로 몰려갔다. 그에 따라 1992년부터 2016년까지 대만이 중국에 투자한 건수는 9만4000건, 금액으론 1조5129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밀착시켰다. 2011년엔 중국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맺었다. 이는 중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우리와 궤적을 같이한다. 대만의 경제무역은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종속됐다.

 

 

관광산업에서 결실 맺는 新남향정책

 

아직은 신남향정책의 성패를 가늠하기 힘들다. 전체 대외무역에서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비율은 여전히 40%를 넘는다. 다만 대만은 과거와 달라진 국제 정세에 앞날을 낙관한다. 류더하이(劉德海) 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장은 필자에게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해 하나의 거대 시장이 되면서 시장과 노동력을 찾아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며 “인구 대국인 인도는 ICT(정보통신기술)산업에서 대만과 협력할 분야가 많아 신남향정책은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관광 분야에선 그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물론 대만도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홍역을 앓았다. 2016년 9월엔 관광산업 종사자 2만 명이 총통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대만 정부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정책을 밀어붙였다. 세계 각국에서 관광로드쇼를 벌이며 공세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런 정부의 일관된 방침에 관광업계도 호응해 체질을 개선했다. 사드 보복이 풀려 중국 관광객이 되돌아오기만 기다리는 우리 정부와 관광업계에 대만은 여러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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