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정치PICK] ‘예산 프레임’ 전쟁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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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습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을만한 2017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연말 모임 약속 잡느라 바쁘실 것 같습니다. 부디 편안한 연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시사저널도 ‘연말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언론사들은 해마다 이맘때나 설 연휴가 다가오면 각종 특집기사를 준비합니다. 해마다 반복되지만, 해마다 새롭기도 합니다. 올해는 한국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요. 

 

여의도 역시 올해의 마무리를 향해 다가서고 있습니다. 입법부인 국회가 한 해 동안 가장 큰 권력을 과시하는 시기는 두 번입니다. 하나는 국정감사고, 다른 하나는 예산입니다. 국정감사는 10월에 끝났고,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논의가 한창입니다.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은 12월2일까지입니다. 이제 나흘 남은 셈입니다. 

 

11월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회의실 앞에서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개의에 앞서 각 부처 공무원들이 예산안 관련 자료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내년 예산안은 역대 최대인 429조원에 달합니다. 특히 올해는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입니다. 청와대와 여당의 계산대로 예산이 통과돼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를 제대로 펼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파문을 일으킨 ‘특별활동비’도 도마에 올라 있습니다. 예산안 자체가 ‘적폐청산’과 연결되는 모양새입니다. 당연히 정부와 여당은 예산안 처리를 야당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까지 나서서 예산안 처리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야당은 정부 여당의 예산안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선봉에는 자유한국당이 있습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극단적인 포퓰리즘 예산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야당으로서는 정국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바른정당까지 예산안에 제동을 걸게 된다면 여당이라 하더라도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여야는 서로 양보 없이 예산안 기싸움을 하는 중입니다. 법정 시한이 4일 남았는데, 아직까지 속시원히 처리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되면서 예산안 처리 기한이 법으로 정해졌지만, 아직까지 기한 안에 처리된 사례는 한 번에 불과합니다. 2014년에만 법정시한을 준수했을 뿐입니다. 2015년에는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본회의 개회가 늦어져 48분 늦게 처리됐고, 2016년에는 탄핵 정국 속에서 3시간 57분 늦어졌습니다. 

 

올해도 쉽게 처리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익히 감을 잡고 계시겠지만, 올해도 여전히 ‘쪽지예산’ ‘카톡예산’이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예산 처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풍경은 정권이 바뀌어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사회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공감하고 이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금주의 정치PICK’은 매주 게재됩니다. 독자 여러분 중 국회나 정치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이 궁금해하시는 점 위주로 글을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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