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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혁신’에 쏟아지는 ‘의심’

전기 스포츠카와 트럭 발표한 테슬라…“재무 상태 감추기 위해 새차 공개했다” 비판도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1(Tue) 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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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생각하는 차세대 스포츠카는 아마도 이런 모습일 거다.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며 F1 자동차보다 빠른 순발력을 갖추고 동시에 실용성을 겸비한 자동차여야 한다. 이건 11월16일 발표한 테슬라의 스포츠카 ‘로드스터’가 가진 특징이기도 했다. 

 

“가속 성능이 매우 뛰어난 차량이다." 머스크는 발표회장에 서서 로드스터의 성능을 자랑했다. 최대 4인승의 이 전기 스포츠카는 1회 충전으로 최대 620km를 달릴 수 있다. 가속 능력은 엄청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9초다. 가장 빠른 자동차들이 겨루는 F1 머신보다 빠르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마일, 시속 400km에 달한다. 이 정도면 내연기관을 달고 뛰는 자동차를 모두 포함해 비교해도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중에서는 가장 빠른 영역에 도달한 셈이다. 전기차라는 선입견을 모두 무너뜨리는 작품이 나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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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트럭 ‘테슬라 세미’가 주목받은 까닭

 

이날 또 다른 전기차도 공개됐는데 사실 스포츠카보다는 이쪽이 주인공이었다. 머스크의 큰 꿈만큼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는 전기 트럭 ‘테슬라 세미(Tesla Semi)’였다. 테슬라 세미는 최대 36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고 거대한 전지를 1회 충전하는 것만으로 805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 트럭이다. 여기에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스포츠카보다 트럭이 행사자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자동차가 가지는 역학관계 때문이다. 개인의 차원에서 즐기는 스포츠카와 달리, 트럭은 현대 사회에서 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트럭으로 생존하는 노동자 수도 많다. 배기가스를 토해내는 수많은 트럭의 에너지를 전기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지구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 대형 자동차는 전체 차량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배기가스 배출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슬라 세미와 같은 전기 트럭은 현실 정치에서도 논쟁 거리였다. 부딪히는 지점은 자율주행 트럭이 가져올지도 모를 실업 사태 탓이다. 워싱턴에서는 최근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법안을 둘러싸고 팽팽한 대치가 있었다. 미국 상원은 2017년 9월28일 자율주행차의 규제 관할권을 명확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미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감독을 연방정부에 대체로 맡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상원을 통과한 이 법이 하원을 통과한 법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와이어드는 “상원에서는 트럭과 버스와 같은 상용차에 관한 언급이 삭제됐다. 이런 대형 차량이 법안에서 제외되며 향후의 전망도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테슬라를 포함한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은 자율주행 대형 트럭의 조립과 판매, 이용을 하나같이 희망하고 있기에 트럭에 적용되는 명확한 국내 규정을 요구하고 로비 활동을 해왔다. 반면 미국 트럭운전사 60만명을 대표하는 전미 트럭운전사 노동조합(Teamsters)은 당분간 상용차를 의제에서 제외하도록 워싱턴을 압박했고 작지만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머스크가 2019년부터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테슬라 세미는 이런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 등장한 ‘물건’인 셈이다.

 

이런 획기적인 물건들에 감탄하면서도 의문이 든다. 왜 지금 타이밍에 이걸 내놓은 걸까. 현재 테슬라의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일단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양산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10월2일, 테슬라가 발표한 2017년 3분기(7~9월)의 생산 대수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신형 ‘모델3’의 생산량이 당초 테슬라가 제시했던 목표량의 1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제시한 계획은 3분기 1500대 생산이었는데, 막상 만들어진 건 260대에 불과했다. 테슬라는 “생산에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고 리콜을 피하기 위해 생산 대수 증가를 서두르지 않는 선택을 했다고 해명했다. 테슬라의 팬과 머스크의 열렬한 지지자조차 모델3를 약속한 배송일까지 받을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과거에도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3가지 차종인 모델S, 모델X, 로드스터는 공표한 배송일을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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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타이밍에?” 부각되는 캐시번 문제

 

이러다보니 테슬라의 ‘현금’ 문제가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테슬라의 캐시번(cash burn, 현금 고갈)은 자주 언급돼 온 문제였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에만 약 14억 달러를 소진했다. 1분기까지 합치면 상반기에만 약 24억 달러를 썼다. 3분기 생산 대수가 예상보다 저조하자 포브스는 “3분기에는 약 15억 달러를 사용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력 상품인 모델S는 점점 매출이 떨어지고 있고, 기대를 모았던 모델3는 생산을 맞추지 못하니 결국 또 모자란 돈을 시장에서 조달해야 할 판이다.

 

머스크는 11월16일 설명회에서 테슬라 세미와 로드스터가 출시될 때까지 필요한 추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9월말 기준으로 테슬라는 현금 및 현금 상당의 유동성 자산을 35억 달러 정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내년 1분기 말에는 약 10억 달러 수준까지 보유 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 문제를 또 다시 지적하고 있다. 제프리 오스본 코엔&컴퍼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모델3'의 생산 지연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테슬라 세미와 로드스터를 발표하면서 더 많은 돈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스본이 예측한 향후 수년간의 테슬라 투자액은 150억~200억 달러 정도다. 

 

그러다보니 신차 발표회의 타이밍에 의심의 목소리가 있는 법이다. 로버트 루츠 GM 전 부회장은 “테슬라가 재무 상태의 취약함을 감추기 위해 새차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3만5000달러짜리 모델3의 예약금은 1000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2020년이 돼야 나오는 20만 달러짜리 로드스터를 예약하려면 5만 달러나 내야 한다. 예약금이 웬만한 고급차의 거래 가격과 맞먹는다. 단 첫 생산되는 1000대의 로드스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25만 달러, 우리돈 2억7000만원의 차값을 모두 선지불 해야 한다. 신차 예약금으로 현금 흐름을 완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옴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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