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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Q&A로 풀어보는 카탈루냐의 독립

‘독립선언’ 여부에 관심 모이는 스페인의 정치적 분열 톺아보기

김회권 기자 ㅣ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1(Wed)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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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여행할 때 반드시 거치는 도시인 바르셀로나. 지난해 무려 8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던 이 도시는 앞으로 스페인이 아닐 지도 모를 상황에 처해 있다. 바르셀로나를 주도로 삼는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주에서는 10월1일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주민투표를 위헌이라고 선언했고 정부는 경찰력을 투입해 투표소에 진입하는 등 유혈 충돌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실시한 투표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주민 중 약 43%가 참여했고 독립 찬성 의견이 90%가 나왔다. 독립선언이 직전에 왔다는 카탈루냐의 다양한 측면을 Q&A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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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카탈루냐란 어떤 곳인가.

 

A : 스페인에 있는 17개 자치주 중 하나로 스페인 북동부에 있다. 인구는 약 750만명인데 산업혁명 시대 때부터 스페인 경제에 가장 앞장선 곳이다. 카탈루냐의 경제 규모만 놓고 본다면 이웃한 포르투갈과 비슷한 정도의 수준이다. 스페인 GDP(국내총생산)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1992년 올림픽을 치른 주도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관광의 필수 코스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는다.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자랑이다.

 

 

Q : 카탈루냐가 독립을 바라는 역사적인 맥락은 무엇인가.

 

A : 스페인의 다른 지역 중에서도 카탈루냐처럼 자신들의 날을 기리는 곳이 있다. 카탈루냐는 9월11일을 '카탈루냐의 날'로 정하고 매년 기념한다. 1705∼1714년 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을 두고 스페인과 맞섰던 카탈루냐는 1714년 9월11일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가 점령한 날 스페인에 병합되면서 자치권을 잃었다. 

 

1930년대 스페인 내전 시기, 카탈루냐는 마드리드의 중앙정부에 정치적 자치를 요구했다. 1936년 내전의 결과 들어선 프랑코 독재 정부는 카탈루냐의 이런 요구에 탄압으로 대응했다. 카탈루냐에서 카탈루냐어가 금지되는 등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됐다. 1975년 프랑코가 사망한 뒤 스페인도 민주주의가 자리 잡았고 신헌법에서는 자치주가 적용되면서 지방분권화가 진행됐다. 카탈루냐의 자치권도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확대됐지만 지금의 주정부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탈루냐 자치헌장을 둘러싼 갈등이 문제가 됐다. 카탈루냐 내부에서 “너무 양보를 많이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자치헌장을 두고 현재 스페인 집권세력인 국민당이 헌법재판소에 제소했고 2010년 6월 일부 위헌 판결이 나왔다.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다고 생각한 자치헌장마저도 위헌 판결이 나자 카탈루냐는 충격을 받았고, 현행 헌법에서 한계를 느낀 사람들은 ‘자치’ 대신 본격적으 로 ‘독립’을 주장하게 됐다. 

 

 

Q : 경제적인 이유가 주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A : 경제적인 긴장감은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양측의 사이를 악화시키는 배경이다. 2008년 리먼 사태는 유럽 중에서 특히 남부 유럽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 여기에는 스페인도 속했다. 카탈루냐도 피해를 입었다. 기업이 도산했고 실업자가 증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위기의 시작부터 2013년까지 카탈루냐 민간에서 사라진 일자리 개수는 약 56만개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스페인에서 부유했던 카탈루냐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카탈루냐 자치주에는 약 4000개의 다국적 기업이 들어와 있고, 자치주의 GDP는 약 2200억 유로(약 300조원)에 달한다. 

 

카탈루냐는 과거부터 마드리드와 카탈루냐의 경제적 불균형에 불만이 있었다. 201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카탈루냐가 스페인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은 스페인 정부로부터 받는 분배금보다 매우 많았다. 그 차이가 연평균 120억~160억 유로(약 16조원~21조7000억원)에 달했다. 정치적으로 적대적인 중앙정부가 경제적으로도 우리 걸 뺏어 간다는 인식은 카탈루냐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이번 주민투표를 카탈루냐의 ‘재정 자주권 되찾기’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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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번 독립투표가 첫 시도인가.

 

A : 아니다. 2014년 11월에도 주민 투표가 있었다. 당시에는 유권자 540만명 중 220만명이 투표했고 그중 80%가 독립에 찬성했다. 이때도 헌법재판소는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중앙정부와 경찰의 저지는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 주민투표를 주도했던 카탈루냐 정치인들은 재판을 받아야 했다. 당시 아르투르 마스 전 카탈루냐 주지사는 헌재의 결정을 어기고 무단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한 혐의로 2년간 공무담임권을 박탈당하는 처분을 받았다. 

 

 

Q : 카탈루냐인 대부분은 독립에 찬성하고 있을까.

 

A : 2012년에 있었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1.1%가 독립에 찬성했다. 2015년에 열린 지방선거에서도 독립파가 승리했다. 하지만 10월8일 독립에 반대하는 측의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경찰 추산 약 35만명 규모로 열린 집회를 보면 독립을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카탈루냐 주민의 경우 독립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이번 주민투표가 실시된 것을 두고는 대체로 지지하는 분위기가 많다. 

 

 

Q : 카탈루냐는 독립선언을 실제로 할 수 있을까.

 

A : 카탈루냐 내부에서도 '독립선언'을 두고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주도인 바르셀로나의 아다 콜라우 시장은 10월9일, 카를레스 푸이그데몽 카탈루냐 주지사에게 "일방적인 독립선언은 사회의 결속을 뒤흔들 수 있다"며 독립선언 중지를 호소했다. 이번 주민투표의 찬성 결과는 존중하지만 독립선언이 실제로 승인될 수 없기에 대화와 국제 중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콜라우 시장의 의견이다. 콜라우 시장은 카탈루냐의 최대 도시의 수장이며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Q : 독립선언이 실제로 승인될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A : 일단 스페인 정부의 태도가 매우 강경하다. 만약 카탈루냐가 독립을 선언하는 건 투표를 실시한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일종의 정치적 내전 양상을 띠게 된다. 스페인 정부는 그럴 경우 헌법 155조에 따른 자치권 정지라는 강경 조치로 응할 가능성이 크다. 투표일에 일어났던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도 또 일어날 수 있다. 카탈루냐가 독립하려면 주변국의 지지도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EU가 공개적으로 카탈루냐의 독립을 반대하고 있다. EU의 의견은 명확하다.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자동적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는 것이다. 카탈루냐가 독립할 경우 비슷한 상황에 있는 스코틀랜드나 벨기에의 플랑드르 지역 등이 독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점은 EU의 고민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미 스페인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상황이다.  

 

시장도 독립선언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 같다. 스페인 외환 시장은 주민 투표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다.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문제가 시끄러운 이 때 시장의 반응이 냉정한 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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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 주민투표 강행을 둘러싼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극한 대치를 지속하는 가운데 카탈루냐 내 최대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10월8일(현지시간)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 사진=AP연합

 

 

Q : 독립 반대파의 세력화가 늦은 이유는 무엇일까.

 

A : 중앙정부와 주정부가 갈등을 빚고 경찰력까지 동원되며 문제가 커진 분위기에서 독립 반대파는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독립선언이 현실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세력화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가 제기된 탓이 크다. 독립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자 독립 이후의 카탈루냐에 관한 정보가 쏟아졌는데, 특히 경제적 손실 문제는 주민들의 삶에 크게 다가왔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부채의 15%에 해당하는 720억유로(약 96조4000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는데, 독립한다면 스페인 정부와 협상해 나눠야 한다. 최악의 경우 이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엑소더스다. 이건 당장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탈루냐에 자리잡은 약 4000개의 글로벌 기업들은 EU라는 시장에서 카탈루냐가 빠질 경우를 대비해 스페인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의 주요 은행인 카이샤 은행은 이미 바르셀로나에서 발렌시아로 본사를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기업인 콜로니얼과 에너지기업인 가스 내추럴 등도 마드리드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카탈루냐 경영자 연합회 측은 주민투표 전 “만약 스페인에서 독립할 경우 카탈루냐의 GDP는 16~20% 후퇴한다"고 밝혔다. 이런 압박감은 독립 반대파를 움직였다. 

 

 

Q : 장기적으로는 카탈루냐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하지 않을까. 

 

A : 카탈루냐가 독립한다면 유럽에서 중간 정도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가 새로 탄생한다. 스페인과 카탈루냐 중 어느 쪽의 피해가 더 클 것인지를 두고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양쪽 모두가 큰 손실을 볼 것이라는 건 공통된 견해다. 스페인은 GDP의 20%가 떨어져나가고 세수를 잃게 된다. 카탈루냐는 기업들의 이전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고 유로존의 경제적 혜택을 박탈당할 것이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정부의 경제 제재도 염려해야 한다. 과거에도 둘 사이의 긴장이 높아졌을 때 비 카탈루냐의 스페인 소비자들이 카탈루냐의 상품을 보이콧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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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축구팬들도 카탈루냐 독립에 관심이 높다. FC바르셀로나의 미래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A :  FC바르셀로나의 수비수로 스페인 대표팀의 주전인 제라드 피케는 주민 투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판받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선수로 주장을 지냈고 감독을 맡으며 트레블을 달성했던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감독 역시 주민 투표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FC바르셀로나는 클럽의 이름으로 주민투표와 관련한 지지 성명을 여러 차례 내보낸 바 있다. 카탈루냐 지역의 상징과 다름없는 클럽이기에 카탈루냐의 독립은 FC바르셀로나의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가 스페인이 아닌 타국 리그에 참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헤라르드 피구에라스 카탈루냐 자치정부 체육부장관의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스페인의 리그에 참가하는 팀이 있다. 안도라 축구팀과 농구팀이다. AS 모나코는 프랑스 리그에서 뛰고 있고 웨일즈의 클럽(카디프시티 FC와 스완지시티)은 잉글랜드에서 플레이한다. 유럽축구연맹은 타국의 리그에 FC바르셀로나가 참가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며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을 언급했다. 스카이스포츠는 호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FC바르셀로나 회장이 프리메라리가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클럽 입장에서도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다. 프리메라리가의 3배에 달하는 중계료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카탈루냐가 독립할 경우 바르셀로나는 UEFA에 소속된 클럽으로 자격과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권리를 잃게 된다. 국가의 독립으로 생길 제도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서 단순히 리그를 옮긴다고 끝날 이슈가 아니다. 그리고 이런 바르셀로나의 탈 스페인이 회의적인 이유는 카탈루냐의 독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프리메라리가의 일원으로 남게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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