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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전 먹튀 논란' 겪은 UNIST 노조원의 복직 소송 내막

노조원 3명에 대한 노동위 '복직명령' 불복해 행정소송 '강경 대처'

최재호 영남취재본부 기자 ㅣ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7.09.14(Thu)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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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4일 한국연구재단과 유니스트(UNIST) 등 24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연구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장.

 

이날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전임 유니스트 총장이었던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 대해 '기술 이전 먹튀' 의혹을 제기했다. 유니스트가 54억원의 기술이전료를 받고 울산 소재 벤처기업인 세진이노테크에 넘겼으나, 이 기업은 해당 기술 상용화에 들어간 경상연구비 150억원 전액을 결손 처리하며 큰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이 이날 제기한 문제의 기술은 지난 2013년에는 총장이 연루된 기여자 보상금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연관된 핫 이슈였다. 당시 학내에서 기술이전 기여자 보상금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던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3명은 갖가지 문제로 학교 측과 고소·고발사태를 빚다가 조 총장이 퇴임하기 직전인 2015년 6~7월께 해임 또는 파면됐다.

 

이들 노조원 3명은 지방노동위에 이어 중앙노동위에서 '복직 명령' 결정을 받아냈지만, 유니스트는 이에 불복해 대형 로펌에 사건을 맡겨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지난 8월27일 열린 행정법원 1심 선고공판에서 유니스트는 패소했다. 하지만 또다시 항소했다.

 

운영경비를 국가 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이공계 연구중심 특수대학인 유니스트가 행정기관의 복직명령 결정은 물론 행정법원 1심 판결까지 불복하고 이토록 노조원 복직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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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가 개발해 중소기업에 이전한 2차전지 양·음극 활물질 양산 기술은 국내 대학교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료라는 점에서 2011년 당시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불리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

 

 

'창조경제의 롤모델' 기술이 '기술이전 먹튀' 논란으로

 

하지만 기술이전을 받은 세진이노테크가 이 기술을 바탕으로 5년에 걸쳐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었으나 상용화에 실패했다. 성장발판이라고 믿었던 2차전지 사업이 '밑빠진 독'으로 작용, 이 회사의 사세는 크게 쪼그라들었다. 

 

신경민 의원은 이와 관련, 당시 국감장에서 "2차전지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전된 기술은 '양산공정·대량합성·저가격'을 달성할 수 없는 기술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술도 없고, 기술평가도 없는 기술을 산정과정도 없이 중소기업에게 뻥튀기해서 기술료를 강압적으로 받도록 한 것"이라고 유니스트 측을 몰아붙였다. 

 

신 의원이 제기한 유니스트의 기술이전 먹튀 논란은 지난 2013년 4월 기술이전 기여자 보상금 관련한 총장의 뇌물수수 혐의와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유니스트 학내외에서 또다른 관심을 모았다.

 

유니스트의 기술이전 기여자 보상금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총장이 직원으로부터 8500만원이라는 거액을 일단 전달받았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파문을 던졌다. 경찰청의 기소의견과 달리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또다른 의혹을 낳기에 충분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됐다.   

 

이 문제가 최근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유니스트가 노조원 3명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복직 명령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근 1심 판결에서 패소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유니스트 측과 이들 노조원의 앙숙 관계는 지난 201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문제의 기술 이전과 관련한 내부고발장이 날아들었다. 조무제 총장(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기술이전 보상금 1억7000만원 가운데 절반인 8500만원을 받아 챙겼다는 내용이었다. 기술이전 기여자로 선정된 총장 비서실장이 보상금 절반을 조 총장에게 전달했고, 조 총장이 당시 정무영 부총장(현 총장)에게 1500만원을 주며 나눠썼다는 것이다.

 

그 당시 노조 설립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던 추봉수씨 등 3명은 2013년 7월 노조를 설립한 이후에도 '직원끼리는 관련성이 없어도 10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하면 파면 대상'이라는 대학 행동강령 규정을 들어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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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원 해고' 조무제 총장, '기여 보상금 뇌물 의혹' 휩싸여

 

결국 이 문제는 같은해 12월 검찰이 조 총장과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봉합됐다. 그런데 검찰의 무혐의 처분 이후 1년3개월이 지난 2015년 3월 울산방송은 조 총장이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국무총리실 제출 소명서를 단독 입수, 보도하면서 반전이 일어나는 듯했다.

 

울산방송은 단독 입수한 소명서 자료를 바탕으로 조 총장을 인터뷰했고, 조 총장은 "실장이 받고 보니 총장의 기여가 반 이상 되는데 혼자 다 쓰는게 부담이 돼 나에게 들고 온 거야. 만약 돌려준 것을 말하면 일부 기여자로 받은 사람은 뭐가 됩니까"라고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소명서와 이후 조 총장의 말 등을 종합해 보면, 검찰은 '조 총장이 비서실장으로부터 돈을 받긴 했지만 다시 돌려줬기 때문에 뇌물수수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학교 밖 일반인들의 뇌리에 사라져가던 '유니스트 기술이전 보상금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조 총장이 퇴임하기 직전인 2015년 7~8월 추봉수 노조위원장 등 3명을 파면 또는 해임하면서 한번 더 지역언론의 주목을 받는 듯하다가 물밑으로 사라졌다. 

 

이후 해고된 노조원들은 노사문제를 해결하는 노사공익 3자로 구성된 합의제 행정기관인 노동위원회에 의해 구제됐지만, 법적 공방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2015년 12월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심판회의는 이들 전원에 대해 복직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유니스트는 2016년 1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지난 4월 29일 중노위는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 판정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스트는 중노위의 복직 판정 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하자 지난 9월5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이런 흐름으로 보자면, 유니스트는 2심에 지더라도 대법원까지 법정 다툼을 이어갈 것이란 게 학내외의 대체적 시각이다.

 

 

강제이행금 1억1300만원 물게 된 처지…행정소송 항소 

 

전 총장이 내린 노조원 파면해임 결정이지만, 현재 정무영 총장이 부총장 시절에 함께 겪은 '기술이전기여 보상금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그만큼 큰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니스트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해임파면은 학교 내부 전산망 해킹이나 자료 전파로 인한 명예훼손 등에 따른 것이지 기술이전 기여금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은 억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측은 이들이 (기술이전 기여 보상금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국무총리실에 투서했다고 특정한 적도 없다"며 "노동위의 결정문에도 징계사유가 양형으로 지나치다는 것이지, 이들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나와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이 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유니스트가 부담해야 하는 이행강제금은 갈수록 늘어났다. 지난 2015년 12월 지노위의 복직 명령에 따르지 않은 유니스트는 1차 1440만원, 2차 2160만원, 3차 3750만원의 강제이행금을 지금까지 납부했다.

 

부산노동위는 지난주에 심판회의를 열어 3차 강제이행금 부과에도 복직 결정을 거부한 유니스트에 대해 또다시 4000만원의 강제이행금 부과를 결정했다. 노동위는 판정에 따르지 않는 기관이나 기업에 4차례에 걸쳐 강제이행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전액 국비로 운영되는 유니스트가 행정기관인 노동위 결정에 따르는 대신에 대형 로펌에 사건을 위임, 엄청난 수임료마저 들여가면서 강제이행금 1억1300만원을 자진해 떠안으며, 노조원 3명을 철저히 응징하는 양상이다.    

 

한편 당시 해고된 3명 가운데 1명은 지난해 중앙노동위의 복직 결정에 따라 노사 단협에 규정된 조항에 근거해 복직했다. 전 노조위원장 추봉수씨 등 2명은 2015년 당시 새로 결성된 노조 집행부에 반발해 노조를 탈퇴하면서 법적 다툼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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