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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좀 더 강하게!” 대선후보 변신은 ‘무죄’

文, 강한 권력의지 표출…安, ‘강철수’ 이미지로 변신

김현 뉴스1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1(Tue) 09:44:46 | 1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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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장미대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당내 경선에서 경쟁자들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본선행(行) 티켓을 무난히 거머쥐었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협상의 파트너였지만, 이번 조기 대선에서는 대권 경쟁의 최강 라이벌로 마주 서게 됐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 이후 햇수로 5년째 대권 도전을 준비해 왔던 만큼 과거보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그들의 변모는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지난 대선에 비해 ‘권력의지’가 한층 더 강해졌다고 양측은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미지 변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월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文·安,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미지로 변신

 

문 후보는 우선 행동이 지난 5년 전에 비해 과감하고 집요해졌다. 과거에 정치인에 어울리지 않는 겸손한 품성과 따뜻한 인품을 가진 탓에 “순진하다”는 평까지 들었던 문 후보이지만, 이제는 매우 꼼꼼하고 전략적으로 변했다고 측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반문(反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에 대해 ‘무한 애정’을 쏟으며 호남 민심을 파고 들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선을 앞두고 문 후보는 경선캠프 요직에 대부분 호남 출신 인사를 발탁했고, 호남을 여러 차례 찾으면서 반문 정서 완화에 주력했다. 집권 후 ‘호남 총리’ 발탁과 5·18 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수록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해 9월부터 일주일에 1박2일씩 광주 등 호남지역 곳곳을 누비며 호남 민심을 청취했다. 이로 인해 문 후보의 진정한 ‘호남 특보’는 김 여사라는 말이 나왔다. 김 여사의 호남행(行) 때마다 문 후보는 ‘혼밥’을 먹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문 후보는 “저도 매주 ‘화요 홀아비’가 돼 힘들지만 (호남 민심을 얻는 데) 계속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멀리 떨어진 섬의 경우엔 측근을 보내 의견을 수렴했다. 문 후보가 4월6일 대통령 후보 확정 이후 첫 공개 일정으로 호남 방문을 택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문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4월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가 호남에 대해 공을 들이는 것을 보면 문 후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꼼꼼함은 연설문에서도 두드러진다고 한다. 과거 어눌한 말투로 혹평을 받았던 만큼 문 후보는 연설문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경선 당시 문 후보 캠프 메시지 팀이 다음 날 발언할 연설문을 주면 혼자서 새벽 3~4시까지 뜯어고치곤 했다고 한다. 그만큼 국민들에게 전달될 메시지 하나하나에 자신의 철학과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에 참모진들 사이에선 “후보가 힘들 것 같은데 일정을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 “메시지 쓰지 마시고 잠을 주무시면 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설전 아닌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문 후보의 호남 공략에서도 볼 수 있듯 가장 큰 변화는 문 후보의 ‘권력의지’가 엄청나게 강해졌다는 점이라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하나같은 전언이다. 문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가 당 대표 시절 때까지만 해도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저 짐 싸들고 양산으로 내려가겠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그때마다 말리느라 고생했다”면서 “그런데 이제는 그런 말씀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5년 전에는 시대정신이나 시대과제에 대한 소명 때문에 나온 것에 비해 권력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지만, 그동안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을 만나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헌신에 더욱 절박해졌다”고 말했다.

 

‘백발’ 문재인, 부분 염색 “젊어 보인다”

 

과거보다 스킨십이 상당히 늘고 유연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부산·경남 출신인 문 후보는 그야말로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였지만,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부드러움’을 겸비하게 됐다고 측근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언론 관계에 있어서의 변화는 커 보인다. 과거엔 기자들을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언론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번 경선 과정에선 예고 없이 기자들 식사 자리에 들러 고마움을 표하거나 농담을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의 연설 방식도 확 바뀌었다. 지난 대선 때는 다소 책을 읽어 내려가는 듯한 딱딱한 화법이었지만, 2015년 2·8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도록 유도하는 12차례 질문으로 효과를 본 뒤 이번 경선에서도 지지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연설로 주목을 받았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경선 당시 연설은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중요한 부분에선 대담형 및 소통형 연설이었다”며 “캠프 내부에서도 연설이 많이 늘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백발(白髮)인 문 후보는 검은 머리로 부분 염색을 해 선비 이미지를 다소 덜어내면서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安, 강한 연설 톤은 독학의 결과물

 

안철수 후보의 변화 역시 만만치 않다. 당장 안 후보는 머리 스타일은 물론 연설 톤이 확 바뀌면서 지난 20대 총선 당시 ‘강(强)철수’의 이미지로 되돌아왔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출마 때 헤어스타일이 ‘2대 8 가르마’를 탄 채 앞머리가 많이 내려오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번 경선 때는 앞머리를 넘기고 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헤어스타일로 변신했다. 또한 5년 전엔 검은 머리가 많았지만 이번엔 흰머리가 보이면서 중후해진 면모로 ‘정치인답게’ 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후보의 한 측근은 “헤어스타일 변화는 방송 출연 등을 위해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하게 된 것”이라며 “안 후보 주변에서 이마를 드러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이 많긴 했지만 특별히 변화를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일부 참모진이 안 후보에게 흰머리는 염색을 하는 게 어떠냐는 건의를 했지만, 건의한 참모에게 ‘저보다 흰머리가 많으시잖아요’라며 하지 않았다더라”고 귀띔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4월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대전·충남·충북·세종 권역 합동연설회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이번 경선 과정에선 안 후보의 연설이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안 후보는 연설할 때 특유의 가느다란 목소리로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지만, 이번 경선에선 중저음의 굵고 우렁찬 목소리로 ‘강철수’라는 별명에 걸맞은 연설 톤으로 바뀌었다. 또한 안 후보는 연설 도중 별다른 제스처가 없기로 유명했지만, 이번 경선 과정에서는 수시로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등 손동작과 몸짓도 달라졌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변신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 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성공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선 안 후보가 철저하게 스피치 훈련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안 후보의 연설은 ‘독학’의 결과물이었다. 안 후보는 이른바 ‘안철수 소몰이 창법’이 화제가 되자 “저는 컴퓨터 프로그램 만들 때나, 바둑을 배울 때도 책으로 공부했다”고 주변에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안 후보의 또 다른 측근은 “안 후보가 연설 목소리는 정말 혼자서 연구했다고 하더라”며 “안 후보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연설은 두 번째 경선지였던 전북 경선 때의 연설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안 후보가 4월4일 재킷을 벗고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만 한 채 후보 수락연설을 한 것도 눈길을 끄는 변화로 꼽힌다.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강한 톤의 연설을 해내면서 50대의 젊고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경선 때마다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갈 때도 항상 뛰어서 올라간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2012년 11월18일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2012년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협상 2차 단독회담을 마친 후 손을 잡고 있다. © 시사저널 포토​


 

무엇보다 안 후보가 달라진 것은 ‘권력의지’가 확고해진 것이라고 주변 참모들은 꼽고 있다. 안 후보 스스로도 수락연설에서 “지난 2012년, 제가 완주하지 못해 실망하신 국민들 계시다는 거 잘 안다. 하지만 저 안철수, 2012년 보다 백만 배, 천만 배 강해졌다”면서 “이번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자신이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안 후보 캠프의 한 핵심인사는 “안 후보의 권력의지는 누구보다도 강하다.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면서 “안 후보의 이런 권력의지가 지금의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만들어낸 동력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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