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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대선주자들 “네가 내려가야 내가 올라간다!”

[소종섭의 정치 풍향계] 물고 물리는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 시소게임

소종섭 편집위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3.09(Thu) 08:28:41 | 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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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들의 평의가 계속되고 있다. 탄핵심판이라는 메가톤급 이슈의 결론을 향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결과에 따라 정치 상황은 크게 출렁일 것이다. 이르면 3월10일쯤, 늦어도 13일을 전후해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판이 바뀌어 가면서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물고 물리는 관계에 따라 지지율이 춤춘다. 시소게임이다. ‘탄핵 이후’ 본격화될 정치권 격변의 예고편이다.

 

최근 범(汎)보수진영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홍준표 경남지사다. 그의 메시지는 투박하다. 원래 그는 격을 따지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금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다. 바로 옆에 있던 비서실장이 그 내용을 몰랐다면 깜이 안 된다”고 했다. ‘1등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칭한 공세다.

 

홍 지사는 ‘51% 정치인’이다. 기본적으로 “선거는 51%의 지지를 얻으면 이긴다”고 말해 왔다. 한 인터뷰에서 “대선은 진영 싸움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주장한 ‘진보적 보수주의’처럼 어설프게 끌어안아서 되는 싸움이 아니다. 통합은 정치적으로 하기 좋은 말에 불과하고 일단은 자기 진영에 충실해야 한다”고 한 것은 그의 평소 지론을 정확히 보여주는 말이다. 그의 생각은 ‘지역적으로는 영남, 정치적으로는 우파(그는 보수-진보가 아니라 우파-좌파로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를 확실히 챙겨야 하고 정권은 당이 아닌 후보가 만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홍 지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칭찬한 것은 여러 노림수가 있어 보인다. 2월18일 그는 황 권한대행에 대해 “청주지검에서 1년 동안 초임검사를 같이해서 잘 안다. 훌륭한 분이고 능히 대통령이 돼도 국정을 감당할 수 있는 분이다”라고 추어올렸다. 내심으로는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고 관료로만 생활해 온 데다 병역 미필 등 문제도 있기에 대선에 출마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겉으로는 칭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립서비스를 했을 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일러스트 정찬동


‘홍준표 vs 황교안’ ‘안희정 vs 안철수’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길항(拮抗) 관계에 있다. 지지율을 서로 뺏고 뺏기는 관계다. 홍 지사의 지지율이 오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내려간다. 홍 지사가 대권 도전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치면서 두 사람의 시소게임이 본격화됐다. 홍 지사는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할 경우를 염두에 두고 ‘황교안 세력’을 끌어안는 그림까지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관계도 비슷하다. 당은 다르지만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중도’ 영역을 놓고 뺏고 뺏기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이 영역을 안철수 전 대표가 차지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등을 놓고 안 전 대표가 강경론으로 돌아서면서 중도 영역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반기문 전 총장이 귀국하면서는 그가 이 영역을 대표할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그가 느닷없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시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을 치고 들어간 이가 안희정 지사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미 간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신선한’ 메시지를 내면서 주목됐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이처럼 중도 계층의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런데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 지지층을 견인해 내려던 순간에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이 돌출했다. ‘집토끼’들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로드맵이 꼬이자, 안 지사는 야권의 심장이라고 하는 호남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 ‘집토끼’를 잡기 위해 강한 어조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등 중도 행보를 다시 강화하며 안 지사 지지율 뺏기에 돌입했다.

 

© 일러스트 정찬동


2월2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가 두 사람의 길항 관계를 잘 보여준다. 2월24〜25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47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는 5.1%포인트 하락한 18.2%에 그쳤다. 반면 안 전 대표는 4.0%포인트 상승한 11.6%로 2월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을 놓고는 문재인 전 대표와 길항 관계다. 한때 문 전 대표를 앞섰던 안 전 대표는 지금은 많이 뒤처진 상태이다. 3월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주간 집계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36.7%, 안철수 전 대표는 20.7%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의 주장대로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안 전 대표로서는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두 사람이 각 당의 후보로 확정된다면 호남을 둘러싼 정치적 길항 관계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로서는 중도 강화와 호남 민심 잡기가 길항 관계인 부분도 있어 고민이 깊어 보인다.

 

 

호남 놓고 ‘문재인 vs 안철수’ 각축 치열

 

2월27일,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올 들어 6번째로 호남을 찾았다. ‘선한 의지’ 파문으로 안희정 지사가 주춤하는 틈을 파고들고 있다. 안 지사는 중도라는 영역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로부터, 호남이라는 지역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시장의 거센 도전을 받는 형국에 처했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월20~24일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시장은 2%포인트 상승한 10.1%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시장은 호남에서 확고한 2위 자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보고 안 지사와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 일러스트 정찬동


문재인 전 대표는 한때 안희정 지사와 길항 관계였다. 이른바 ‘성동격서(동쪽을 시끄럽게 하면서 서쪽을 친다)’ 전법으로 중도 표를 끌어모은 안 지사가 문 전 대표 지지층을 공략해 들어갔다. 안 지사의 지지율이 20%를 넘기면서 이른바 ‘안풍(安風·안희정 바람)’이 부는가 싶었다. 그러나 ‘선한 의지’ 발언으로 일단 기세가 꺾였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지지율 차이는 더 벌어졌고 민주당 지지층만을 놓고 봤을 때 세 배 정도 차이가 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두 사람이 정치적인 길항 관계로 다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선한 의지’ 발언 여파가 그만큼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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