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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법원 소송 대신 중재제도 활용해 보세요”

[인터뷰] 대한중재인협회 차기 회장에 선출된 김승열 변호사 “사법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에 나서야”

안성모 기자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7.02.12(Sun) 16:14:07 | 14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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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에 의한 분쟁해결은 굉장히 큰 산업이다. 국가적 미래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한중재인협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는 1월23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중재제도를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재는 민간 전문가에 의한 판정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대표적인 ‘대체적 분쟁해결절차’(ADR)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기반이 아직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 설립된 대한중재인협회는 중재에서 ‘판사’ 역할을 맡는 민간 전문가들의 모임이다. 이번에 수석부회장을 맡게 된 김 변호사는 2019년 1월부터 회장으로서 대한중재인협회를 이끌게 된다. 지난해 12월9일 중재산업에 대한 육성책을 담은 중재산업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주무부서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법무부로 바뀌면서 대한중재인협회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중재인협회 차기 회장에 선출된 김승열 변호사 © 시사저널 고성준


대한중재인협회는 어떤 곳인가.

 

일반인들에게 우리 협회가 익숙하지는 않을 거다. 전통적으로 중재는 법원이 맡아 왔다. 그런데 법원에서의 판결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이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게 중재제도다. 우리 협회는 판사 대신 중재에 나서는 ‘중재 판사’들의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중재원 선임은 대한상사중재원이 맡고 있다.

 

 

법조인들로 구성돼 있는 건가.

 

주된 구성원은 법조인들이다. 퇴역한 판사들이 중재인을 많이 맡았다.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경력 있는 법조인이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분쟁 자체가 꼭 법리적인 해결보다는 원만한 합의를 요구하기 때문에 해당 업계 전문가들도 일부 구성돼 있다. 학계 전문가인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법률가, 업계 전문가, 학계 교수로 구성돼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구성이 좀 더 원만한 분쟁해결에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은 중재가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를 것 같다.

 

이슈가 된 국제 투자 분쟁은 규모가 상당히 크지만 작은 분쟁에서의 중재도 많이 이뤄진다. 임대차법을 예로 들어보자.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법원에 가면 굉장히 불편하다. 절차가 다소 복잡하고 분위기도 좀 고압적이다. 3심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면서 또 단점이기도 하다. 요즘 분쟁이라는 게 어느 정도 적정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요구한다. 그런 측면에서 중재가 효율적일 수 있다. 임대차 분쟁 같은 경우 재판보다 중재로 가는 게 보다 유연하고 또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아직 대중화가 덜 된 것 아닌가.

 

그런 측면이 있다. 엄격히 3심까지 가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법원으로 가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보통 감정 대립에서 비롯된 갈등이 많다. 작은 갈등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엄청난 분쟁이 되기도 한다. 중재는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소송으로 넘어가기 전 초기 단계에 중재와 같은 보다 유연하고 신속한 대체적 해결 수단을 이용해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대중화하고 일반화해야 한다. 중재 절차 자체를 좀 더 온라인화할 필요가 있고, 국가 간 분쟁해결 수단으로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제적 역량도 키워 나가야 한다. 정부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갈등을 해소하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건 굉장한 의미가 있다. 형사 부문은 다르지만, 민사와 상사는 서비스 제공으로 개념이 바뀌었다. 형사 사건은 공권력의 행사니까 법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사와 상사는 사법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유연성 있고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

 

 

민·형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건가.

 

그렇다. 민사 부문은 공권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죄를 지어서 민사 재판을 받는 게 아니다. 인지료와 송달료 등을 내고 서비스를 정당하게 받는 것이다. 그런데 사법 소비자의 입장을 반영하기가 어렵다. 다만 법원 입장에서는 일이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법원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빼앗긴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그런 오해와 편견이 있을 수 있다. 중재제도의 정립이 잘 안 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사법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서비스 면에서 어느 쪽이 더 경쟁력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결국 중재제도가 산업적으로 안착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

 

 

제도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 건가.

 

분쟁해결 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이 있고 각 분야별로 중재센터가 구성돼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대표적이다. 수요가 많다. 감정료도 싸고 효과도 크다. 하지만 여전히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중재를 진행하다가 지체되면 소멸시효가 지날 수 있다. 그래서 중재에 들어가면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그리고 판사 앞에서 선서한 후 위증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데 중재에서는 그런 규정이 없다. 이 부분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신경을 더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객관성, 신뢰성, 합리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는 않다. 우선 중재인으로서 윤리와 자질을 가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생각이다. 국제적인 교류도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분쟁중재산업의 허브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IT) 분야가 발달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분쟁중재산업을 육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중재인을 길러내야 한다. 정부가 너무 개입하면 자율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국가적 미래 산업의 하나로 여기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동안 분쟁을 고리타분한 일로 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럴 게 아니라 새로운 산업으로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제공자 정신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

 

 

법원에 대한 불신이 있다.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거다. 마찬가지로 중재 제도에도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중재인을 적으면 1명, 많으면 3명 정도 선정한다. 원고에서 1명, 피고에서 1명, 양쪽이 합의해서 1명을 선정할 수 있다. 당사자들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판사는 자신이 선정할 수 없지만 중재인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있다. 중재인 리스트가 있으니까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중재를 맡길 수 있다. 적어도 1명은 가능하다.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제도다. 신뢰받지 못하는 중재인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신뢰성에 문제가 있으면 중재인으로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이와 별개로 중재인을 계속해서 검증하고 관리할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문제가 있으면 아웃시키는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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