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 변동성 키울 대내외 변수 많아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5.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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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MSCI 지수편입조정 불안 요소…1분기 기업 실적 호조는 고평가 부담 완화 도움
코스피가 4월말 이후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5월 증시를 주도할 요소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2000선을 돌파했던 지난 4월 18일 KOSPI 지수 / 사진=뉴스1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5월 증시를 주도할 요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5월에도 코스피가 200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5월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1946~2068 포인트 수준이다. 다만 국내외 변수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5월 증시를 주도할 첫번째 포인트는 새로운 주도주가 어디서 나오지에 달렸다. 5월은 1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1분기 실적만 보고 옥석을 가리기는 당연히 어렵다. 따라서 뉴욕 증시에는 5월에 팔고 10월에 사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이익과 현금흐름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의미다.

긍정적인 점은 이번 1분기 실적에서 호실적을 공개한 기업이 많았다는 점이다. KOSPI200에 포함된 76개 업종 중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은 47개다. 시장 전체로도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61.8%를 기록했다. 과거 5년 이내에 가장 높은 수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어닝시즌은 기업실적을 낙관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수 있는 시기"라며 "지금처럼 매분기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주가지수의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기대감이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 지속될까…6월 FOMC에 촉각

5월 외국인 투자자 동향과 대외변수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전통적으로 5월은 달러 강세가 나타나곤 했다. 특히 정부가 한국형 양적완화를 제시하는 가운데 한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1150을 넘어섰다. 지난 2월 1200원대 이상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3월들어 하락세로 돌아서 4월에는 1150원대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5월들어 다시 오름세(원화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환율과 코스피는 장기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향후 원화약세 압력이 높아진다면 외국인 매수세도 소강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월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에는 원화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 또 외국인의 한국증시 철수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 현지에서는 6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미국 경제에 확신을 주는 경제지표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 연방 준비은행 존 윌리암스 총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가 2%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아직은 부족하다"며 "경제지표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긴축 재개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MSCI 신흥국지수 변경에 외국인 투자 회수 우려

5월말 진행될 모건스탠리캔피털인터네셔널(MSCI) 신흥국(EM, Emerging Market) 지수 편입 조정도 국내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 결과에 따라 한국에 투자됐던 외국계 펀드자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MSCI는 기업의 국적과 법인 설립지, 상장 국가 등이 달라도 MSCI에 편입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따라서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ADR)도 MSCI 편입이 가능해졌다.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s)은 미국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를 말한다. 미국 자본시장에 접근하려는 해외 기업의 편의성을 위해 발행된다. 원래 주식은 본국에 보관되고 있지만 해당 주식의 주식예탁증서를 미국에서 발행해 거래된다. 

미국 투자자들은 ADR을 통해 현지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낮은 수수료로 해외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구나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 신흥국 주식은 분산효과를 위해 편입시킨다. 반드시 한국일 필요가 없다. 또 탐색비용을 낮추기 위해 MSCI 같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경우가 많다.

MSCI EM 지수는 지난해 11월말 1차적으로 중국 ADR 50%를 편입했다. 이 때 국내 증시는 외국인 이탈 부담감에 2% 넘게 급락하며 2000 아래로 떨어졌다. MSCI EM지수는 이달 말 나머지 50%를 반영할 예정이다. 추가 편입 예정인 종목은 알리바바그룹홀딩스, 바이두, 시트립닷컴, 넷이즈, JD닷컴 등이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 안에서 중국 비중은 2.1%포인트 증가하고 한국은 0.4%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6월 중으로 상해A지수가 MSCI EM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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