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레드 시장에서 삼성은 계속 빛날까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1.12.2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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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급증하자 일본·타이완·중국 업체들 가세…시장 쟁탈전 예고

ⓒ 삼성전자, LG전자
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AMOLED·아몰레드) 시장이 한·중·일 삼국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독점하던 시장에 한국·일본·타이완·중국 업체가 뛰어들고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 생산 설비를 아몰레드 제조 라인으로 바꾸어 수요 증가에 대응할 채비를 갖추느라 분주하다. 

지금까지 아몰레드 시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독점했다. SMD가 장악한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일본이나 타이완, 중국 업체는 생산 설비조차 갖추지 못했다. 그 사이 아몰레드 패널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지난 2008년 1분기 아몰레드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고작 1%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1년 1분기 아몰레드 비중은 9%로 수직 상승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2년 아몰레드 수요는 지난해보다 1백78%, 공급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위주로 1백47% 성장하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5천억원에서 2012년 7조3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아몰레드는 지난 2007년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올랐다. 액정 표시 장치(LCD)보다 소비 전력은 적고 시야각은 넓다. 무엇보다 아몰레드 패널은 얇다. 지금까지 주요 디지털 기기 디스플레이로 채택된 LCD의 소재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패널 뒤에 발광 다이오드(LED)나 냉음극관(CCFL)을 설치해 빛을 쏘아야 한다. 이와 달리 아몰레드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재료를 사용하므로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 없다. 그만큼 패널을 얇게 만들 수 있다.

아몰레드는 스마트폰 시장 위주로 성장했다. 세계 스마트폰 1위 업체로 떠오른 삼성전자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대량 생산했기 때문이다. 아몰레드 패널은 다른 디지털 기기에 잇달아 탑재되고 있다. 2012년 초에는 태블릿PC에 탑재된다. 세계 TV 시장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2분기 아몰레드 TV를 출시하고 한 해 5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도 생산 라인 교체 준비 중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LG디스플레이가 아몰레드 8세대 생산 라인을 본격 가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타이완·일본·중국 업체도 시장 변화를 지켜보며 기존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아몰레드로 바꿀지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2010년 10월까지만 해도 일본 도시바모바일디스플레이(TMD)가 아몰레드 패널 대량 생산 계획을 철회하면서 일본 IT업계는 시장에서 철수하는가 싶었다. 그런데 지난 11월 재팬디스플레이가 파나소닉의 모바라 디스플레이 공장을 인수하면서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었다. 슈이치 오츠카 재팬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1조5천억원을 투자해 만든 초박막 액정 표시 장치(TFT-LCD) 패널 생산 라인을 만들고, 여차하면 아몰레드 패널 생산 라인으로 바꿀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재팬디스플레이는 ‘한국에 뺏긴 디스플레이 산업을 되찾기 위해’ 2012년 4월에 출범하는 소니·히타치·도시바의 합작사이다.

타이완 업체 AUO는 2010년 도시바모바일디스플레이 싱가포르 자회사 AFPD를 인수하고 아몰레드 패널 제조 라인으로 바꿀 기반을 다졌다. 중국 BOE는 35억 달러를 투자해 아몰레드 제조 라인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대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SMD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었으나 LG디스플레이, AUO 같은 패널업체도 아몰레드를 개발하고 있어 앞으로 설비 투자나 소재 개발에 나서는 업체가 다변화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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