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3.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 이렇게 대비하라] 스스로 챙겨 읽는 습관 들여 꾸준히 써나가라
  • 김기정 | 자유기고가 ()
  • 승인 2010.09.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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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단계별 ‘독서 이력제’ 준비법 교과 공부에 방해되지 않게 시간 관리도 철저히 해야

 

▲ 서울 창덕여자중학교에서 중부교육청 주최로 열린 ‘독서·토론·논술 여름학교’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토론을 하고 있다. ⓒ한우리독서 제공

교육과학기술부는 올 2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독서 교육 종합 지원 시스템’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앞으로 초·중·고교 재학 기간 동안의 독서 활동 기록을 대학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번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은 초등생을 둔 학부모들이다. 초등 3년생 큰아이를 둔 주부 한 아무개씨는 “이젠 초등 때부터 입시가 시작된 것 같다. 독서 교육 종합 지원 시스템 도입이 발표된 이후 엄마들끼리 독서 이력 관리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아직 ‘입학사정관제’가 무엇인지, ‘자기 주도 학습 전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라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미 외고·특목고 입시에서 독서 기록 포트폴리오가 평가에 반영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향후 입시에서 독서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 주도 학습에 맞춘 초등학생 독후 활동

그렇다면 초등생의 독서 이력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독서 교육 종합 지원 시스템 운영의 핵심은 ‘자기 주도 학습’이다. 초등생의 독서 관리는 아이 스스로 독서하고 독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 시기는 독서 습관을 잡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아이가 즐겁게 책을 읽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의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어렵고 딱딱한 전문적인 책보다는 아이의 흥미나 관심분야에 맞는 책을 골라 리스트를 작성하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독후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 저학년에게는 독후 활동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은 초·중·고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독후 활동을 따로 분류하고 있는데, 초등 과정에서는 감상문 쓰기·편지·동시·독서 일기·인터뷰·생각 키우기·독서 퀴즈 등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독후 활동이 주를 이룬다.

독후 활동 중 편지 쓰기의 경우 이야기 속 인물에게 직접 편지를 쓸 때 단순하게 자신의 감상을 적는 것이 아니라 등장 인물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덧붙이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또 일기 쓰기를 할 경우에는 다른 친구에게 그 책을 추천하는 형식으로 작성해본다거나 결말 바꿔보기, 책을 읽고 난 후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좋은 점 등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감상문·일기 쓰기 등의 독후 활동을 기록할 때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독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독서의 동기와 목표를 함께 작성하도록 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과학·역사·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통해 배경 지식을 쌓으며 사고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다독·지속·다양·경향성’ 실천하는 중·고교생 독후 활동 

중·고교 과정은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를 본격 탐색하는 시기이다. 때문에 좀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교과 연계 도서는 물론 진로와 연관된 도서를 골라 읽는 것이 필요하다. 독서 전문가들은 텍스트의 핵심을 정확히 분석해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는 고전과 철학, 역사서 등 전문 서적이 유용하며, 각 분야별로 주제를 정해 한 권씩 정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교과 연계 도서 같은 경우 문학·역사 등 교과서 지문 또는 수업 중에 언급된 내용 중에서 발췌된 책의 원본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 좋은데 이때 독서 노트나 수첩을 따로 작성해두면 요약 능력·독해 능력은 물론 자신만의 의견을 표현하고 가치관을 기르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책을 읽은 후에 가족·친구와 함께 주인공의 행동이나 작가의 시각에 대해 토론하며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중·고생의 독후 활동에는 단순히 감상문 차원을 넘어 자신의 성실성·일관성을 염두에 두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후 활동으로 개요 짜기를 할 경우 각 단락의 소주제문을 번호를 매겨 나열하면 개요를 짤 때 도움이 된다. 또 감상문을 쓸 경우에는 책의 등장 인물, 배경 지식, 다른 책의 주인공과의 비교 등을 폭넓게 다루는 것이 좋다. 독후 활동으로 신문 사설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문 기사는 대부분 논리적이어서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데 특정 주제와 관련된 칼럼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글을 스크랩해서 내용을 요약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도 좋은 독후 활동이 된다.

그 밖에도 기존 작가의 시나 소설과 같은 작품을 모방해 패러디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독후 활동이 될 수 있다. 만약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가 정해졌다면 그 학교가 바라는 인재상·가치·학교 특성을 파악해 테마로 잡는 것이 유리하다.

 

▲ 성북교육청 주최로 열린 ‘독서·토론·논술 페스티벌’에서 한 학생이 논술 글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고생은 독후 활동도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들의 눈에 띄게 잘 쓴 독후감은 어떤 것일까? 부산사대부고 문창민 교사는 “먼저 제목을 정해야 한다. 제목을 적을 때는 단순한 책 제목이 아닌 책의 주제나 주요 인물, 감상문의 핵심적인 단어를 적는다. 다음에는 책의 줄거리를 적는데, 주의할 점은 줄거리가 전체 독후감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어서 저자를 간단히 소개하고 ‘저자는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이렇게 책을 써나갔다’라고 적는다. 그 다음은 가장 중요한 부분인 책의 감상 부분이다. 이는 독후감의 절반 이상이 되어야 하며 읽은 책을 통해 발견한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주제가 없거나 흩어지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는 글이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읽은 내용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거나 미래의 진로와 관련지으며 마무리한다. 최소 1천자 이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중·고생의 독후 활동은 입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입시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독성·지속성·다양성·경향성을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이나 독서 기록장에 독후감을 최소 한 달에 한 권, 1년에 10권 이상 작성할 것(다독성), 특정 시기에 몰아서 하지 말고 학년별·학기별로 꾸준하게 감상문을 작성해 사고의 흐름이 드러나도록 할 것(지속성),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할 것(다양성),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진로와 관련이 있는 독서를 할 것(경향성) 등이다.

교과 공부·독후 활동 모두 성공시키는 시간 관리법

독서 교육 종합 지원 시스템 도입으로 학생들은 더 바빠졌다. 교과 공부하기도 바쁜데 전략적인 독후 활동까지 해야 하는 만큼 시간 관리가 관건이다. 특히 학기 중에는 독서할 시간이 더 부족하다. 따라서 독서 활동 계획표를 만들어 규칙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책을 읽는 것이 좋은데 초등학생의 경우 방과 후 여가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매일 30분씩 읽기 시작해서 적응이 되면 점차 독서 시간을 늘려나가도록 한다. 학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주일에 세 번, 한 번에 30분 정도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 독서할 시간이 없는 중·고생의 경우 아침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루 중 가장 머리가 맑은 아침에 독서를 하면 집중력이 향상되어 학습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독서 교육 지원 시스템 접속률이 비교적 낮은 시간대이므로 독후 활동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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