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견뎌내고 터져나오는 기쁨 그릴 터”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0.03.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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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의 신진 무용가 차진엽씨 인터뷰

이번 <조율> 공연에서 눈에 띄는 신진 무용가는 차진엽(31)이다.

차진엽은 10년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끼리 LDP무용단 창단을 주도했고, 이후 무대를 유럽으로 옮겨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랜덤콜리지엄의 창단을 주도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으로 누비고 있는 차진엽에게 이번 공연과 현대무용에 대해 들었다.

관객은 현대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일부 관객은 무용 공연에서 자꾸 스토리를 끌어내려고 하는데 창작자 입장에서는 관객들의 그런 취향이 오히려 창작을 옥죄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관객은  그냥 자기 나름으로 공연을 즐기면 된다.  그냥 보면 된다. 나도 다른 공연을 볼 때 일부러 프로그램 북을 읽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해외와 국내의 작업 환경에 차이가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저런 시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스스로 자유롭고 싶어서라도 외국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공연의 소제목이 ‘신명’인데 어떻게 풀어내려고 하는가. 안무가라기보다는 무용수로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억압이 심하다. 영어로 번역이 안 되는 ‘화병’이라는 말이 있다. 강압이나 억압을 안으로 삭일 때 생기는 병이다.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풀어내고 싶다. 고통을 견디고 터져 나오는 자유와 기쁨을 그리고 싶다.

향후 계획은? 무용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대의 사각 박스를 벗어난 무대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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