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의 벽 허무는 노력 멈출 수 없어”
  • 김지혜 (karam1117@sisapress.com)
  • 승인 2009.05.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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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인’ 수상자 ‘산드라 오’

ⓒ연합뉴스
‘2009년 올해의 아시아인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5월6일 캐나다 벤쿠버. 이 자리에서 한국계 캐나다인 여배우 산드라 오(38)는 한껏 빛났다. 후보자의 절반은 중국계였지만 올해의 아시아인으로 선정된 것은 그녀였다. 놀라운 결과도 아니다. 그녀는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로 2005년에는 골든글러브 조연상을, 2006년에는 최우수 에미상 배역상을 받으며 백인 일색인 미국 드라마 주인공들 사이에서 아시아계 배우로 존재감을 상기시키는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산드라 오에게 한국인의 흔적이 강하지는 않다. 그래서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던 이들은 당황하곤 했다. 자신을 소개할 때 주저 없이 ‘캐나다인’임을 강조했고, 한국에 대해 ‘막연하다’라고 표현했다. 다른 한국계 배우들처럼 김치나 불고기를 좋아한다며 팬들에 대한 ‘립서비스’를 할 줄도 몰랐다.

하지만 ‘아시아인’으로서 산드라 오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 그녀는 이미 많은 아시아 출신 배우들이 진출한 캐나다보다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이 있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고자 했고, 비주류라는 약점을 딛고 성공했다. 그래서 인터뷰마다 “비백인 배우라는 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인종 간의 벽을 허무는 노력은 중단할 수 없다”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현재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배우들에게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인종 간의 벽을 허무는 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기를 더 바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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