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권력, 불교계엔 안 통해
  • 소종섭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8.09.01 11: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득 의원, 전국 사찰 순례 성과는?
▲ 이상득 의원(오른쪽 앞)이 한 불교계 행사에 참석해 법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것이 형에게로 통한다)’이라는 소리를 듣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힘이 불교계에는 통하지 않았다. 불교계와 정권의 갈등이 고조되자 이의원은 전국 사찰을 돌았다. 부산 범어사, 경북 영천 은해사, 인천 흥륜사, 충북 속리산 법주사…. 불교를 믿는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국회 정각회원들과 식사하면서 불만을 달래기도 했다.

8월6일에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공직을 수행하면서 법으로든지 어떤 형식으로든지 종교 편향적인 행동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불교계가 요구하는 ‘종교차별금지법 제정’에 호응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이의원의 노력은 크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의원은 장로다. 정서적으로 불교계와 차이가 있다. 게다가 과거에 불교계와 악연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악연’은 지난 2006년 3월 경북 포항 지역 불자들이 ‘이의원이 5·31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종교 편향적인 인사를 배제하겠다’라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던 사건을 말한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듯 8월25일 수원 용주사를 찾았을 때는 봉변을 당할 뻔하기도 했다. 청년 불자들이 사찰에 들어오려는 이의원의 차를 세워 검문 검색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의원은 10여 분의 실랑이 끝에 사찰에 들어가는 곤욕을 치렀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부장 스님은 “이의원이 열심히 움직였지만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형식이 만나서 밥 먹으며 민원을 해결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 타당성 있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불교계 내부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