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을 자르고 붙이고, 돌렸더니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6.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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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숲속 놀이
 
 시골에서 나고 자란 까닭일까. 쉬는 날이면 집안에 가만히 붙어 있지를 못한다. 틈만 나면 운동장으로, 산으로, 들로 나가 흙을 밟으려 애쓰는 것이다. 다행히 집 근처에 불암산·북한산 같은 근사한 산이 있어 행복하다.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으로 산행을 나선다. 그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 있다. 나무와 꽃, 나뭇잎 들을 이용해 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놀이는 나뭇잎 팔랑개비다. 밤나무나 상수리나무 이파리를 떼어내 줄기를 중심으로 아래 위쪽을 잘라내면 준비 끝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잔가지를 꽂고 앞으로 내달리면 신기하게도 나뭇잎이 빙빙, 파르르 신나게 돌아간다.

신갈나무나 갈참나무 이파리 같은 큰 잎으로는 시원한 모자를 만들 수 있다. 제작법은 간단하다. 나뭇잎 예닐곱 장을 잔가지나 솔잎으로 연결해 둥글게 잇기만 하면 된다. 중간 중간에 남빛 닭의장풀 꽃이나 분홍빛 패랭이꽃으로 장식하면 웬만한 모자가 안 부럽다. 

 
 다양한 나뭇잎으로 모자이크 맞추기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먼저 크고 작은 나뭇잎을 준비한다. 그리고 가위로 다섯에서 열 조각으로 자른 다음 한데 섞는다. 게임은 뒤섞인 나뭇잎 쪼가리들로 나뭇잎을 먼저 완성하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숲의 다양한 색깔을 이용해 ‘색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편을 가른 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 자연물을 숲속에서 찾아오는 놀이인데, 먼저 일곱 색깔을 찾는 팀이 승리한다. 이 놀이는 색색의 자연물을 찾으면서 숲속 생태계를 둘러보는 교육 효과가 있다.     

 
 은행잎 하나만으로도 재미난 놀이가 가능하다. 가위로 자르고 끼우면 앙증맞은 여우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코스모스는 꽃잎을 하나하나 건너 떼어낸 뒤 떨어트리면 팔랑개비처럼 빙빙 돌면서 난다. 그 외에도 숲속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무궁무진하다. 숲에서 더 센스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놀이도감>과  <얘들아 숲에서 놀자>를 참고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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