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5년 만에 피의자로 검찰 출석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5.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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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중천씨와 대질조사·구속영장 청구 검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5월9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5월9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검찰에 출석했다.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그가 수사기관에 출석한 것은 5년여 만이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5월9일 오전 김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와 뇌물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오전 수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 맞느냐' '윤씨와 어떤 관계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후 두 차례 검·경 수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 전 차관의 수사기관 출석은 5년6개월여 만이다. 공개 소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3월 경찰 내사가 시작되고 11월까지 8개월간 검찰 수사가 이어졌지만, 공개 소환은 없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경찰의 네 차례 소환 통보에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모두 불응했다.

검찰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씨를 함께 소환해 김 전 차관과 대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씨는 지난 4월23일부터 5월6일까지 여섯 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이아무개씨의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을 조사해 특수강간이나 불법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엔 김 전 차관의 별장 성범죄와 더불어 2013년 당시 검경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뇌물수수 혐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2007년쯤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 사업을 도와주겠다며 사업이 잘 풀리면 집을 싸게 달라고 요구했다"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 청탁이 이뤄진 데 성의 표시를 하라는 뜻으로 몇백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넸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한 거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와 김 전 차관 등 관련자들 진술의 신빙성,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 전 차관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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