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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비절벽과 인구절벽 사이

[시론] 소비절벽과 인구절벽 사이

고용대란, 경기불황의 늪, 주52시간 근무제, 소비절벽. 최근 각종 미디어의 경제면을 장식하고 있는 단어들이다. 여기에 연일 기록을 갱신 중인 폭염도 소비절벽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있기나 했나 자괴감이 드는 한편으로, 이제부터는 경제구조나 시장 상황 못지않게 인구구조가 소비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찰과 치밀한 분석이 요구된다는 생각이다. 인구학자 해리 덴트는 최신작 《2018 인구절벽》을 통해 한국 사회가 2018년을 기점으로 소비 위축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예측한

2018.08.08 수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한국인의 타 문화 포용력 유감

[시론] 한국인의 타 문화 포용력 유감

영화배우 험프리 보가트를 떠올리게 하는 ‘보가드 스케일’이란 것이 있다. 우리가 인종 혹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상대에 대해 어느 정도의 거리감 혹은 포용력을 갖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다. 스케일 자체는 단순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나와 이웃이 되어도 좋다’ ‘나의 직장 동료가 될 수 있다’ ‘나와 (혹은 내 자녀와) 결혼할 수 있다’ 각각의 문항에 대해 찬성 혹은 동의율을 측정한다. 마지막 문항까지 찬성할 경우 타(他) 인종 및 타 문화권을 향한 포용력이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미

2018.07.10 화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의 목소리

[시론]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의 목소리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 그녀의 본명은 글로리아 진 왓킨스로, 벨 훅스는 필명이다. 그녀는 자신의 필명을 반드시 소문자 bell hooks로 쓴다. 언젠가 읽은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굳이 소문자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름을 대문자로 쓰는 것 자체가 주류집단의 오만함(arrogant)을 상징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 했다. 그녀의 필명에 담겨진 이야기가 흥미롭다. 어린 시절 그녀는 할머니로부터 흑인 여성들 사이에 구전되어 오던 동화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한다. 동화 속 여주인공의 꿈은 목에 커다란 벨(방울?)을 달고

2018.06.13 수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2003년 평양, “좋은 교훈을 얻었습네다!”

[시론] 2003년 평양, “좋은 교훈을 얻었습네다!”

2003년 가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을 기념하는 남북합동공연 자리에 초대받아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남측 인사’ 1000명은 관광버스를 타고 정전 이후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통과한 후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갔다. 개성에서 평양까지 가는 동안 높은 산이 길을 막지 않는 한 직선으로 죽 뻗은 도로의 모습, 더불어 주유소나 휴게소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도로변 풍경은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개성을 떠나 2시간여 달린 후 관광버스에 함께 탔던 북측 안내원은 “알아서 해결하시라우요” 한마

2018.05.16 수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世代는 갈등의 대상일까?

[시론] 世代는 갈등의 대상일까?

최근 한국 사회 소통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귀하는 다음 집단과 소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혹은 그런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응답률을 살펴본 결과, 가족 간 소통이 8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은 직장 구성원 간 소통이 7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웃 간 소통이 잘되고 있다는 응답률은 42%에 머물렀고 세대 간 소통은 더욱 낮은 38%로 나타났다. 일찍이 독일의 사회학자 칼 만하임은 세대를 일컬어 “사회 변화 과정에서 생물학과 역사가 만나 형성되는

2018.04.19 목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미투 운동’ 뒤의 숨은 그림자, 가족

[시론] ‘미투 운동’ 뒤의 숨은 그림자, 가족

조심스럽기도 하고 미묘하기도 하지만 한 번은 짚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피해자에게도 ‘가족’이 있고 가해자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숨어서 그 누구보다 많이 아파하고 깊이 괴로워 할 ‘가족’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될 것 같다.   며칠 전 ‘미투 운동’을 다룬 기사 중 한 여성이 올린 글을 보았다. 오래전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즉시 가해자를 고발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이 상처받으실까 봐’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 상처도 아물겠지’ 하는 마음에서였다는 고

2018.03.22 목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늘고 있는 ‘주례 없는 결혼식’ 유감

[시론] 늘고 있는 ‘주례 없는 결혼식’ 유감

집안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노총각이 지난 주말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여섯. 신부는 열두 살 아래 띠동갑을 만났으니 이만하면 대박(?)이다. 노총각의 결혼식을 가까이 지켜보는 과정에서 결혼식 시장에 새로이 등장한 관행들을 접하자니 한편으로는 놀라웠고 또 한편으로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요즘 신부들은 ‘스드메’(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와 메이크업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를 패키지 상품으로 구입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신랑들이 ‘상견례 후 프러포즈’ 이벤트를 당연시한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했다. 이유를

2018.02.23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제론트랜센던스” 들어보셨나요?…노년기의 得道

[시론] “제론트랜센던스” 들어보셨나요?…노년기의 得道

제론트랜센던스는 나 역시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영어 단어 geron-transcendence는 노년학을 뜻하는 제론톨로지의 제론과 초월하다라는 뜻을 지닌 트랜센던스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라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아 다소 아쉽다. 낯설게 들리는 단어 제론트랜센던스는 고령화 및 고령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제론트랜센던스란 나이 들면서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 찾아온 깨달음 내지 득도(得道)의 순간을 포착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개념을 만들고 평생토록 연구해 온 스웨덴의 노년학자 라스 톤스탐(Lars To

2018.01.18 목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용돈 시댁에 드리고 심부름 처가에 시킨다?

[시론] 용돈 시댁에 드리고 심부름 처가에 시킨다?

“용돈 시댁에 드리고 심부름 처가에 시킨다.” 최근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기사 제목이다. 처음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기사라 생각했다. 1980년대 초반 조사에서도 이미 시댁과는 공식적이고 경제적인 교환 관계를 맺고 있었고, 친정과는 비공식적이고 정서적인 교류 관계를 맺고 있었음이 두루 감지됐기 때문이다. 한데 기사의 내용보다 정작 눈길을 끌었던 건, SNS를 떠다니던 댓글의 논조가 예상외로 격하다는 사실이었다. “처가가 아직도 봉이냐” “이 시대의 새로운 차별방식이구나” “친정엄마의 AS는 도대체 언제 끝나나”

2017.12.22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부모 의존세’ 검토 중이라는 일본

[시론] ‘부모 의존세’ 검토 중이라는 일본

초저출산의 기세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합계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한 지도 어언 10년은 넘은 것 같다. 그 10년 동안 100조원에 이르는 국가 예산을 출산율 제고를 위해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1.17~1.21 수준에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저출산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결혼율 감소가 주원인으로 지목되기 시작했음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 생각된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결혼한 부부의 출산율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30대 초중반 소위 결혼적령기의 결혼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저출산 기

2017.12.02 토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대학가 시험제도 유감

[시론] 대학가 시험제도 유감

대학가는 바야흐로 중간고사 기간이다. 매해 이맘때가 되면 교정은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하건만, 학생들 옷차림은 추레해지고(?) 발걸음은 빨라져만 간다. 여전히 학점 부담을 절감하는 학생들로 인해 강의실 곳곳엔 긴장감이 흐르고 때론 비장함까지 넘쳐난다. 희끗희끗한 머리의 원로교수님이 당신 대학 시절 시험 답안지에 얽힌 무용담을 들려주셨다. 교양필수 과목을 담당했던 어느 교수님께서 매 학기 똑같은 문제를 출제하셨다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여말선초(고려말 조선초)에 대해 논하라”였다는데, 학생들은 시험 당일이면 저마다 책상을

2017.10.27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대입 따로 취업 따로

[시론] 대입 따로 취업 따로

요즘 대학가는 ‘캠리’가 한창이다. 캠리란 단어에 도요타 자동차를 연상하면 어김없이 구세대다. 신세대에게 캠리는 캠퍼스 리크루팅의 약자니 말이다. 기업의 채용 시즌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일단 채용 설명회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교수에게는 ‘출석 인정서’를 제출한다. 강의 시간에 채용 설명회장을 다녀왔으니 출석을 인정해 달라는 뜻이다. 학생들이 교수에게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니 리포트를 줄여 달라”고 요구할 때, 이때 공부가 취직시험 공부를 의미한 지도 오래됐다. 취업준비생들은 절박하기만 한데 정작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실

2017.09.23 토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노인 한 분을 돌보려 해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시론] 노인 한 분을 돌보려 해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올해는 유난히 일찍 시작된 폭염 탓인가, 한여름을 지나는 동안 정정하던 마을 어른 서너 분이 돌아가셨다. 이장님은 그때마다 마을 확성기를 통해 부고(訃告)를 알려주셨다. 누군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해마다 고추·들깨·가지 농사 알뜰히 지으시던 자그마한 할머니 모습이 어른거렸고, 부인 앞세우신 후 술로 외로움을 달래시다 반 년 만에 부인 곁으로 가신 할아버지의 야윈 모습도 눈에 선해 왔다. 우리 집 농장이 있는 시골 마을 어귀엔 앞마당과 뒷마당에 심어놓은 대추나무·감나무가 참으로 멋들어진 집이 있다. 그 집엔 할머니 한

2017.08.25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자연과 인생은 닮은꼴

[시론] 자연과 인생은 닮은꼴

올해로 농사꾼 8년 차다. 여전히 어설프기만 한 시간제(?) 농부지만, 새삼 자연으로부터 얻게 되는 배움의 기쁨이 쏠쏠하다. 블루베리 농사일지를 찾아보니 2013년에는 6월22일 첫 출하를 하고 8월7일 마지막 배송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올해는 때 이른 폭염과 지독한 가뭄 덕인가, 6월9일 출하를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난 7월13일 배송을 끝냈다. 무려 2주일이나 빨리 수확을 시작한 것도 모자라 3주나 앞서 수확을 마감하고 보니 자연의 엄혹함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처음엔 수확 시기에 차등을 두기 위해 조생종부터 조중생·중생·중만

2017.07.21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 ‘유리 천장’ 깨트릴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유리 천장’ 깨트릴 수 있을까?

새 정부 들어서자마자 ‘유리 천장’ 깨트리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청와대 비서실 인사수석에, 외교부 장관 및 국토부 장관 후보에, 교육부 차관까지, 때늦은 감은 있지만 ‘최초의 여성들’이 유리 천장을 뚫으며 속속 입성하고 있다. 고위직에 여성 비율 30%를 채우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까지 실현된다면 진정 금상첨화이리라. 한데 왠지 지금 같은 방식이라면 여성들의 갈증이 해갈(解渴)될 것 같지 않다는 기우가 고개를 든다. 보수 정권 10년이 채 안 돼 원점으로 돌아간 걸 보면, 행여 전례를 반복할까봐 지레 겁이 나는 모양이다.

2017.06.18 일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골목이 뭐예요?”

[시론] “골목이 뭐예요?”

40대 이후 세대에겐 이런저런 골목의 추억이 있을 것 같다. 학교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책가방을 툇마루에 던져놓고 골목을 향해 뛰어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골목에는 한동네 사는 친구들에, 언니·오빠·누나·동생들이 한데 모여 온갖 놀이를 즐기곤 했다. 술래잡기부터 시작해서 고무줄놀이에 공기에 땅따먹기에 오자미에 줄넘기까지 놀이 종류는 차고도 넘쳤다. 나는 키가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무줄을 곧잘 했다. 여자들 중 제일 나이 많은 언니 둘을 대장으로 뽑고 가위바위보로 편을 짜곤 했는데, 나는 출중한 실력(?) 탓에 첫 번째로 선택되는

2017.05.14 일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세상은 우리가 보는 대로 존재한다?

[시론] 세상은 우리가 보는 대로 존재한다?

최근 한국 사회는 미국 사회학자 피터 버거가 남긴 명언(名言)을 곱씹게 한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대로 세상이 존재한다”는 명언 말이다. 피터 버거는 후일 토머스 루크만과 더불어 ‘사회실재론’(사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입장)과 ‘사회명목론’(사회는 이름 혹은 개념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대체할 제3의 입장으로, 사회는 개인의 해석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회구성론’을 제시하면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일례로 ‘누가 비행 청소년으로 낙인찍히는가?’에 대한 사례는 사회구성론을 보다 실감 나게 설명할

2017.04.09 일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아! 일부일처제여

[시론] 아! 일부일처제여

최근 베를린영화제로부터 영화배우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음이 틀림없다는 의혹 탓에 여주인공은 차가운 외면을 받았다. 일각에선 배우로서의 빛나는 성취와 개인의 사생활은 별개의 것이라 항변하기도 했지만 ‘조강지처 우호적’ 국민 정서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여배우 김민희가 공공의 적으로 부상한 이유는 모두가 합의해 온 일부일처제의 룰을 거슬렀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인 홍상수 감독을 향한 비난보다 여배우를 향한 비난이 거센 것 또한 낯설지 않다. 정작 문제의 또 다른 당사

2017.03.04 토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낯선, 그러나 부러운 가족 친화 경영

낯선, 그러나 부러운 가족 친화 경영

      ⓒ유한킴벌리가족 친화형 기업 문화가 자리잡은 유한킴벌리에서는 남자 직원들도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   결혼하고도 일을 계속하려는 미혼 여성, 현재 직장에서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렵기에 괴로워하는 기혼 여성, 육아 문제로 아내와 갈등하고 싶지 않은 남성이라면 이런 직장에 눈을 돌려보라. 가족 생활과 일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일터 환경을 만든 가족 친화형 기업들이 있다.

2006.03.24 금 안은주 기자

왜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가

왜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가

      ⓒ연합뉴스아이를 패자로 살아가게 할 수 없다는 부모의 욕구가 아이들의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고 공부에 매달리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에서는 ‘교육’ 또는 ‘입시제도’ 이야기만 나오면 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는 것일까. 도대체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무엇이기에…. ‘부가 부를 축적하게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

2005.07.08 금 안은주 기자

한국 사회과학의 선 자리와 갈 길

한국 사회과학의 선 자리와 갈 길

여태 한국 사회과학이란 구미의 과학을 한국 땅에 들여온 것일 따름이었다. 그 과학(보편·진리)에 부합하지 않는 ‘한국’ 땅은 짜증의 대상이었다. 강정인의 는 한국 사회과학이 이 땅의 과학이어야 한다는 각성의 문지방을 넘는 선언서이다. 저자가 한 주제를 두고 근 10년에 걸쳐 공을 들인 이 책은 크게 4부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구미중심주의의 정체를 논한다. 둘째는 더 깊이 그 사상사적 전개 과정을 다루는데, 서양정치사상 연구자인 저자의 식견이 잘 발휘된 부분이다. 셋째는, 앞서 요리된 구미중심주의와 한국이 만나는 점이지대다

2004.12.14 화 배병삼 (영산대 교수·정치학)

2003 시사저널이 뽑은 올해의 책

2003 시사저널이 뽑은 올해의 책

1.시 : 이성복/문학과 지성사 2.소설 : 김영하/문학동네 3.인문학 : 고미숙/그린비 4.예술 : 김우창/생각의 나무 5.사회과학 : 김홍우 외/대화출판사 6.경제·경영 : 조너선 B. 와이트/생각의 나무 7.자연과학 : 이태원/청어람미디어 8.생태·환경 : 팔리 모왓/돌베개 9.어린이 : 김혜리/채우리 시/ 이성복/문학과 지성사 ‘진흙 천국’의 고통 껴안는 잠언과 비유의 깊은 맛 이희중 (시인·문학평론가, 전주대 교수) 결국 문제는, 얼마나 빛나는 시를 얼마나 오래 써내는가이다.

2003.12.16 화 이희중 (시인 문학평론가, 전주대 교수)

디지털 세대에 거는 희망

디지털 세대에 거는 희망

한국 사회는 바야흐로 세대 균열(generation divide)을 목격하고 있다. 세대간 대결이 대세를 결정지은 이번 대통령 선거는 세대 균열의 상징적 사례로 기억될 것이요, 더불어 아날로그 세대로부터 디지털 세대 쪽으로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입증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렇듯 21세기를 여는 한국 사회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로 세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세대 구분에 대한 합의는 물론이요 세대 개념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디지

2003.01.13 월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b>사회과학/<지식의 최전선></b><br>

사회과학/<지식의 최전선>

사회과학: 김호기 외/한길사. 지난 5월 출간 때부터 이미 문제작으로 지목되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더 새롭고 더 창조적인 발상들’을 전하는 데 주력하되, ‘지식의 최전선’에서 숨가쁘게 변화하는 ‘전황’을 제대로 보고함으로써, 그 전황을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이를 위해 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 동시다발적 접근을 통한 총체적 조망을 시도한다. 지식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그 자체가 상호침투적이고 복합적이므로 이에 대한 진단과 전망 역시 분과 학문의 테두리 안에만 머물

2002.12.16 월 강철주 (출판평론가)

추락하는 대학, 날개가 없다

추락하는 대학, 날개가 없다

요즘 대학가의 유머 한 토막. 02학번, 이른바 ‘이해찬 1세대’는 단군 이래 가장 학력이 낮은 세대요,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03학번은 역사 이래, 내년 수능시험의 주인공 04학번은 선사 시대 이래 가장 학력이 낮은 세대라고 한다. 사교육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그에 비례하여 우리 대학생들 학력은 날개조차 없이 추락하고 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교수들이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지만 휴학생 수는 갈수록 늘고, 취업과 ‘무관’한 전공은 머지 않아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지금

2002.12.16 월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수능 공화국’ 시민의 소망

‘수능 공화국’ 시민의 소망

'수능시험을 앞두고 아파트 내부 수리나 결혼식 함 등 쾌적한 교육 환경을 저해하는 일체의 활동을 11월5일까지 금지하오니 양해 바랍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옆 게시판에 한 달 가량 붙어있던 안내문이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면서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엄마 감독· 수험생 주연·아빠 조연’ 입시 드라마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일전에 ‘대학입시와 가족’을 주제로 입시 위주 교육제도가 정상적인 가족 생활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자료를 수집했던 적이 있다. 지금도 기억에 남아

2002.11.18 월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

형제 없는 아이는 불행한가

형제 없는 아이는 불행한가

"형제 없는 아이요? 아무래도 티가 나죠.” 서울 ㅅ초등학교 교사 김윤정씨(30)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이렇게 답했다. 제멋대로다, 고집이 세다, 자기중심적이다…. 외동아들·외동딸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교사도 갖고 있는 것일까? 이어지는 김씨의 답변이다. “말수가 적고 발표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많아요. 이에 비하면 형제 있는 집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리더십도 뛰어난 편이죠.” ⓒ 시사저널 윤무영 대학생·대학원생을 주로 상대하는 함인희 교수(이화여대·사회학) 또한 형제 없는 아이는 티가 난

2002.10.21 월 김은남 기자

노벨 평화상을 생각한다

노벨 평화상을 생각한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受賞)의 영광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카터 씨는 정작 재임 시절보다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이후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된 전직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다. “노벨상 정도 되면 수상의 영광이 국가의 자긍심으로까지 이어지기에 이 상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유독 노벨 평화상 속에는 일련의 역설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대통령직 수행 능력과 국민적 인기 사이에 상관

2002.10.21 월 함인희(이화여대 교수·사회학)

사랑, 해보셨습니까?

사랑, 해보셨습니까?

태풍 루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 텔레비전 카메라가 계속해서 뻘건 흙탕물이 철철 넘쳐나는 수해 지역을 비출 때마다 더욱 목마름을 느끼던 나는 홀로 영화 를 보러 갔다. “사랑 앞에 화려한 수식어가 늘어가면서 사랑과 삶이 괴리되어 가는 시대에 영화 의 베니스 영화제 수상 소식은 그대로 청량한 한 줄기 ‘오아시스’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피붙이인 가족조차 애써 외면하고픈 전과자와 뇌성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1급 장애인. 한데 아무 것도 가진 것 없기에 잃어버릴 것 없는 이 두 사람의 사랑

2002.09.16 월 함인희(이화여대 교수·사회학)

폭로는 통쾌한 전복이다

폭로는 통쾌한 전복이다

77학번인 나는 계열별 모집에 따라 대학에 입학했다. 이는 지금의 학부제와 유사한 방식으로, 2학년 때까지 인문사회 계열이나 자연과학 계열의 다양한 전공을 맛본 다음,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였다. “폭로란 우리의 고정 관념을 보기 좋게 뒤집으면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내고, 나아가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솔직히 예비고사(지금의 수능시험에 해당)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선택했던 상황에서 전공 탐색 기간이 2년이나 주

2002.08.19 월 함인희(이화여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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