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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했다?

빠르게 흔들려가는 21세기의 지구. 그 위에 자리한 한반도의 우리는 이 가속적인 변화의 세계 속에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가야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간은 언제나 역사를 되돌아봐왔다.  그런데 역사를 보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달랐다. 문자가 없는 시대와 사회에서는 이야기를 통해 예전에 있었던 일을 전해주었다. 고대 그리스나 인도, 동아시아의 신화에서 아직까지 남태평양 원주민 사회에서 살아있는, 옛날이야기에 노랫가락을 붙여 들려주는 풍습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역사는 항상 스토리텔러의 입에서 현재의 버전으로 새로 탄생했

2017.09.23 토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21세기는 ‘거대한 가속도의 시대’

21세기는 ‘거대한 가속도의 시대’

근대 사상계의 큰 별 중 하나인 영국의 정치철학자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는 근대의 정치세계를 가리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한 적이 있다. 근대 이후의 경제세계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기업처럼 내놓고 장사하는 집단에서는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누구나 나름대로 잡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강도 높게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고 사업을 벌이며, 그 결과로 자원이 빠르게 소진되어 가며 생태계도 파괴됐다. 그래서인지 근대 이후

2017.09.18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지구 위에서 본 근대

지구 위에서 본 근대

사람이 싸움을 할 때는 몸과 마음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상태가 된다. 자율신경계가 교감신경체계로 전환되면서, 공격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다량 분비되어 신경이 예민해지고 근육의 힘이 증폭되며 마음은 긴장, 경쟁심, 두려움, 분노, 증오 같은 부정적 감성에만 사로잡히는 상태가 된다. 극단적인 교감신경상태가 되어야, 전투 중에 적의 목숨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싸움을 하는 사람들, 즉 극단적인 교감신경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세상일을 두루 살필 여유가 없다. 그냥 바로 눈앞에 있는 적을 제압하는 데 혼신의 에너지를 집중한다. 뚜렷한 공동

2017.09.08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근대 질서 만들어준 총, 균, 그리고 환경변화

근대 질서 만들어준 총, 균, 그리고 환경변화

사실 유럽이 새로운 식민지, 특히 남아메리카를 개척한 과정은 역사적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상당한 수준의 문명을 누리고 있었던 남아메리카의 대제국들이 대서양의 긴 항해에 시달리며 건너 온, 그야말로 한 줌도 안 되는 유럽인에게 어이없이 굴복해가는 과정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그러니까 유럽의 입장에서는 가장 성공적이며 원주민 입장에서는 제일 비통한 사례 하나를 새로 조명해보기로 하자. 스페인의 프란치스코 피사로라는 인물이 일으키기 시작한 잉카 제국 정복 얘기다.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넌 지 40년 후인 15

2017.09.02 토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베토벤·고흐 명작은 커피가 만들었다

베토벤·고흐 명작은 커피가 만들었다

최근 인문학 열풍이 거세다. 너도나도 인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다 보니 온갖 종류의 인문학 강좌가 인터넷과 오프라인에서 성업 중이다. 인문학은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다루는 자연과학과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간 문제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커피는 인문학의 주제가 될 수 있을까? 비록 커피 자체는 인문학의 영역이 아니지만, 여기서 파생된 근대사회의 현상은 인문학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2012년 서울대 비교문화연구소에서 발행한 《비교문화연구》에 실린 김춘동 경북대 교수의 논문 ‘음식의 이미지와 권력: 커피를 중심으로

2017.08.27 일 구대회 커피테이너

소빙하기의 나무들, 근대 문명을 만들다

소빙하기의 나무들, 근대 문명을 만들다

제노바와 베네치아는 지중해에서 상당기간 해상 강국의 지위를 누렸지만, 한랭기로 접어들면서 이들의 운명도 기울기 시작한다. 알프스 산지 중에서 고도가 그리 높지 않아 벌목할 만했던 곳은 엄청난 남벌로 이미 황폐해지기 시작한데다가 기온이 떨어지면서 나무의 생장 속도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세 온난기 유럽의 중요한 경제적 기반인 지중해의 목재 교역이 현저히 줄었다. 이번의 한랭기는 앞서 중세 암흑기를 가져왔던 한랭기보다 훨씬 더 추웠고, 훨씬 빠른 속도로 온도가 떨어져 갔으며, 지구자기장도 약해져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엄청난

2017.08.26 토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십자군 기사와 베니스의 상인

십자군 기사와 베니스의 상인

기후변화 온난기인 ‘로마 기후 최적기’에 이어지는 한랭기에는 ‘중세 암흑기’라는 시대명이 붙어 있다. 대략 서기 500년부터 1000년까지의 기간이다. 그 직전, 서로마제국이 멸망했던 5세기 후반, 남부 유럽 해안 지방에는 이미 비(非)기독교 문명권 사람들이 출몰하고 있었다.  걸핏하면 쳐들어와 불 지르고 약탈하고 사람을 끌고 가 노예로 팔아넘기는 이 사람들은 북아프리카 서부지역의 베르베르족과, 아랍 본토에서 북아프리카 쪽으로 이주한 사람 및 그 후손들이었다. 기독교계 유럽인들은 이들을 통틀어 ‘무어(Moor)’인이라고 불렀다.

2017.08.11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한랭기 기후변화가 낳은 중세 스페인 예술

한랭기 기후변화가 낳은 중세 스페인 예술

유럽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느끼겠지만, 스페인의 문화유산은 참 독특하다. 바로 이웃하고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서 해안가를 따라 이탈리아, 로마, 더 위쪽의 영국, 스위스, 독일들이 모두 비슷한 유럽적 요소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스페인만 튄다. 뭔가 동양적이고 아랍적인 요소가 유럽적인 요소에 통합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그런 요소들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를 하나만 꼽으라면 스페인 그라나다 지방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을 들 수 있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음악가 프란치스코

2017.08.04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왜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을까?

왜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을까?

수많은 코끼리들이 알프스를 건너간다. 얇은 옷차림을 한, 훨씬 더 많은 수의 병사들이 그들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 산을 넘는다. 딱 보기에도 이 산에 익숙한 행렬이 아니다. 현지인의 안내를 받아 그 중 쉬운 길로 간다 해도 알프스는 알프스다. 높은 산, 쌀쌀한 날씨 속에서 계속되는 행군, 대열에서 낙오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난다. 견디다 못해 쓰러지는 코끼리도 늘어간다. 이 진풍경은 기원전 219년 실제로 있었던 역사의 한 장면이다. 당시 지중해역의 최강자였던 카르타고와, 급부상하고 있던 신흥 세력 로마와의 역사적 대결, 제2차

2017.07.17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수메르의 최고의 영웅? 최악의 환경파괴범?

수메르의 최고의 영웅? 최악의 환경파괴범?

새로운 발상 패러다임에서 입각해서 우리 민족의 과거를 다시 보기로 하자. 과연 박창범 교수의 지도가 제시했듯이, 또 최근 속속 새로운 주장으로 제기되듯이, 우리 민족이 과거에 상상을 초월하는 큰 판에서 놀았던 사람들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익숙해졌던 ‘역사 보기’의 방법, 심지어 민족이나 국가를 규정하는 방식까지 버려야 할지 모른다. 이미 주류 역사학에서 인정할만한 근거는 다 사라졌거나 왜곡됐을 게 뻔한 상황이다. 새롭게 역사를 구성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실적인 가치가 있는 상상을 하려면, 역시 사실에서

2017.06.16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기후변화’ 새로운 역사보기의 실마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기후변화’ 새로운 역사보기의 실마리

박창범 교수의 천문관측지 지도는 지난 세기 말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일련의 새로운 질문들에 대해 확실히 긍정적인 답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현재까지 교육 받아서 알고 있는 것보다 우리 조상들은 훨씬 더 위대했고, 그 활동무대는 거의 동아시아 전역이라고 봐야 될 정도로 넓었던 게 아니냐는 질문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만들어진 교과서에서부터 가르쳐 온 토끼 모양의 반도 지형이 한민족 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가 지난 세기말부터 역사지도에서 토끼 머리 부분이 확 부풀었다. 많

2017.06.01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노무현 지켜주는 방법은 몰랐다 문재인 지켜내는 방법은 무궁무진”

“노무현 지켜주는 방법은 몰랐다 문재인 지켜내는 방법은 무궁무진”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를 하루 앞둔 5월22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입구에 위치한 마을쉼터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역대 대표일꾼(회장) 등 20명 이상이 집결했다. 대부분 2000년 전후 노사모 출범부터 함께한 ‘노사모의 산증인’들이었다. 이들은 “이렇게 대표일꾼들이 한 번에 모인 건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며 “노짱(노 전 대통령)이 계신 곳에서 만나 더욱 의미가 깊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둘러앉은 곳에선 노사모 활동이 활발했던 2000년대 초 노 대통령 당선 전후의 얘기들이 자연스레 쏟아져 나왔

2017.05.29 월 구민주 기자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과학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古천문학서 찾은 새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과학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古천문학서 찾은 새 역사

어떻게 보면 ‘왜곡’이란 역사 기록의 본질적 속성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어떤 대상이든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20세기 전반 천재적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수식으로 증명한 바 있다. 역사를 뜻하는 한자 ‘史’는 가운데 중(中) 자가 살짝 비뚤어졌는데 붓을 들어 균형을 취하게 하는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인간은 어차피 사실을 완전히 중립적으로 볼 수는 없는데, 글로 남기면서 현실과의 균형을 잡아주는 게 역사라는 것이다. 20세기의 대표적 역사학자 E.H. 카는 좀 더 직설적으로,

2017.05.10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돌 하나에서 찾은 역사의 실마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돌 하나에서 찾은 역사의 실마리

역사왜곡이 일어났다면 낙동강 수계의 가락국에만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반도 지형으로 엄청난 해상국가의 잠재력을 가진 우리 땅이다. 낙동강뿐 아니라 한반도 해안가,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강 유역 지방은, 물길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만 괜찮았다면 어디나 가락국처럼 활발한 해상활동을 했던 과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나마 가야의 본모습과 함께 우리 민족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이 상당히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삼국유사에서 《가락국기》라는 축소, 변형된 기록으로나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거기 있는 문장 하

2017.04.26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원숭이'가 '가랏파'를 제압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원숭이'가 '가랏파'를 제압했다?

야츠시로 일대에서 전해진다고 하는 갓파, 혹은 가랏파의 스토리에는 한 가지 다른 버전이 더 있다. 1746년 기쿠오카 센료(菊岡沾涼)라는 문인이 『혼쵸조쿠겐지(本朝俗諺志)』라는 책에 쓴 대목이다. 역시 직역에 가깝게 충실히 옮겨본다. 중국 황하에 살던 가랏파가 일족을 거느리고 야츠시로에 와서 구마 강에 도착했다. 그 후 이들은 번영해서 9천 명에 이르렀는데, 그 두령을 ‘쿠센보(九千坊)’라고 불렀다. 이 가랏파들은 장난이 너무 심해서 사람들을 괴롭혔다. 가토 기요마사(加藤清正)가 이에 화가 나서 규슈 일대의 원숭이에게 명령, 이들을

2017.04.18 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규슈 지방 요괴 ‘가랏파’는 가야인의 오랜 기억 허구화된 것”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규슈 지방 요괴 ‘가랏파’는 가야인의 오랜 기억 허구화된 것”

일본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요괴 중에 ‘갓파(かっぱ)’라는 캐릭터가 있다. 강이나 바닷가 얕은 물속에 살면서 물놀이하러 온 사람들을 끌어당겨 물에 빠뜨리는 장난을 잘 친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도 일본 전역에서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서, 물 관련 사업의 로고로도, 또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도 자주 애용된다.   갓파 이야기는 혼슈·시코쿠·규슈 등 일본 본토 전역에서 나타나며, 지역에 따라 갓파의 외모와 성격에 대한 묘사가 조금씩 다르다. 그 다양한 버전들에서 대략 공통되는 부분은 이렇다. 갓파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2017.04.10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일본인 유전자 지도에 담긴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일본인 유전자 지도에 담긴 역사

2012년 11월1일자 일본 산케이 신문 과학 섹션에는 지도가 하나 실렸다. ‘게놈 분석에 의한 일본인의 유전계통 개념도’. 당시 막 연구가 끝나서 발표됐던 일본인의 유전자 분석 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해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지도다. 국립유전학연구소 집단유전연구부문 사이토 나루야(斎藤成也) 교수 팀이 100만 개의 염기 사이트를 한 번에 비교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 지금까지 논란이 많았던 일본인의 유전적 계통을 명확히 밝혀 정리한 것이다. 아래 지도는 산케이 신문에 실렸던 지도를 그대로, 일본어 부분만 한국어로 바꾼 것이

2017.04.06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야 남쪽 경계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야 남쪽 경계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문화적 유산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확 바꾸어놓은 역작이다. 저자 유홍준은 7권에 걸친 국내편을 낸 뒤 2013년 해외편 시리즈 첫 번째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 1권 규슈》를 내놓았다. 말할 것도 없이 일본엔, 특히 규슈에는 오랜 세월 지우려는 노력이 있었을 터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로부터의 영향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유홍준은 매의 눈으로 그런 걸 간파하고, 우리와 일본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풍부하고도 정확한 지식으로 그 의미를 통찰한다. 그 중 하나, ‘한국악(韓国岳)’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2017.03.29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북으론 낙동강을 따라, 남으론 바다 건너 영토를 넓힌 가야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북으론 낙동강을 따라, 남으론 바다 건너 영토를 넓힌 가야

가야연맹의 남쪽 경계에 대해서 이종기는 한반도 남부 지명을 거론하던 기존 이론들과는 스케일이 다른 해석을 하나 내놓았다. 일본 규슈지방 후쿠오카 현 가라츠 시 일대라는 것이다. 그는 가락국을 포함한 가야연맹이 일본 열도에 분명히 영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았다. 그 근거로 가야연맹이 있었던 지역의 인간집단을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인 ‘변진(弁辰))’에 대한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 <위지>의 ‘동이전(東夷傳)’에 나오는 기록을 제시하고 있다.  “(변진의 남쪽 끝인) 독로국은 왜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其瀆盧國與倭接界)”이 해석은

2017.03.23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의 영토는 육지 대신 바다로 연결돼 있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의 영토는 육지 대신 바다로 연결돼 있었다

고대에 한반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곡되고 축소됐을까?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역사가 왜곡되는 시점에서야 분노하고 억울해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지나고 나면 기록된 것만 남을 뿐 진실을 거의 묻혀 버린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지운다 해도 흔적이 남기도 한다. 그러면 후대에 누군가가 그걸 캐치하고 앞 뒤 정황으로 추론해서 새롭게 역사를 해석할 수도 있다. 역사학이란 어떻게 보면 그런 새로운 해석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락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그렇게

2017.03.17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해상국가 가야의 위용, 그리고 망각의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해상국가 가야의 위용, 그리고 망각의 역사

일단 가락국의 지형을 보면 해상국가로서의 필요조건은 갖추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마치 지붕처럼 ‘ㅅ’자를 이루고 감싸고 있는 풍부한 산림지대여서, 여기서 남한 제1의 강인 낙동강이 흘러나온다. 산세가 급한 편이어서 강 유역 충적지대가 넓지는 않지만 산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영양물질로, 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원래 땅이 비옥한 곳에서는 인구가 금방 불어나서 곧 식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이전 시대 사람들의 해법은 대체로 산림을 개간해서 농토를 늘리는 것이었다. 배후의 산지가 경사가 급한 울창

2017.03.13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국가는 바다 위에도 있을 수 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국가는 바다 위에도 있을 수 있다

요즘 우리에겐 생소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고대에는 ‘해상국가(海上國家)’라는 개념이 있었다. 말 그대로 ‘바다 위의 나라’라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여기 해당하는 ‘탈라소크라시’라는 단어가 있었다. 바다를 뜻하는 ‘탈라사(thalassa)’와 통치를 뜻하는 ‘크라시(cracy)’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 말은 육지에는 비교적 좁은 땅을 베이스캠프로 두지만, 바다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해상교역로를 통해 무역을 하거나 무역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서 경제적 이익을 쌓아 세력을 형성하는 집단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물론 그 집단의 규

2017.03.02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지워진 기억, 해상대국의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지워진 기억, 해상대국의 역사

먼 옛날, 적어도 인도에서 한반도까지를 커버하는 해상교류의 길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웬만큼 인정을 받는다고 치자. 한반도에 한때 가야를 비롯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는 해상대국들이 있었다는 생각은 그리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랬다는 증거를 찾기도 쉽지 않지만, 굳이 그런 증거를 찾아 탐사에 나서려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 해상교류가 ‘불교의 전래’냐 아니면 ‘기독교의 전래’냐, 혹은 ‘김해 김씨 가문의 옛 영광’이냐 하는 논의는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한반도가 한때 동아시아 해상교류의 허브

2017.02.24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쌍어 문양'의 비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쌍어 문양'의 비밀

《가락국탐사》의 저자 이종기가 처음 고대 한반도에 활발한 해양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탐구해서 제시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두 가지 아이템이었다. ‘파사석탑(婆娑石塔)’과 ‘쌍어문’(雙漁紋).  파사석탑이란 수로왕을 찾은 인도 공주가 배를 타고 와서 가락국에 발을 들인 후 자신의 배에 싣고 온 돌들을 내려 쌓고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돌탑의 이름이다. 앞서 본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그런 대목이 없지만, 같은 삼국유사 안에 ‘금관성의 파사석탑’이라는 항목에서 나오는 얘기다. 이번에도 원문을 번역문으로 직접 읽어보자.​  금관(

2017.02.19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 (하)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 (하)

이 지점에서 밝혀두고 싶다. “아유타국에서 공주가 와서 가락국 수로왕의 왕비가 되었다”는 가락국기의 기록이 과연 역사적 사실이었는지, 아니면 후세 사가들이 상상해낸 허구였는지 하는 시시비비를 바로잡는 것은 이 연재의 목적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미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대목에는 설화적인 요소는 있지만 상당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는 생각이 일반화돼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와서는 실증적인 근거도 계속 보강되고 있다. 2004년 서울대학교 의과

2017.02.14 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상)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상)

가락국의 역사를 서술한 《가락국기》를 읽어보자. 고려 문종 때 편찬한 《가락국기》는 아쉽게도 완전한 내용이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간단하게 기록된 것이 전해질 뿐이다.  인도공주 가락국 왕비설이 진실인지 허구인지 판단하려면 일단 그 얘기가 나온 출처에 실린 대로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삼국유사』에 실린 이 대목을 원문을 그대로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삼국유사는 한문으로 쓰인 책이니까, 여기서는 <한국인문고전연구소>의 번역문을 빌리기로 한다.

2017.02.02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하)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하)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요인들이 등장하면서 서기 1세기 무렵 한반도 남부 지역에 무수히 작은 해상국가들이 존재했었다는 가설에 갑자기 힘이 실리게 된다. 해안지역을 개발하면서 아주 오래 전의 유골과 유물들이 발굴되었는데, 그것들이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먼 곳까지 교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부산 서남부 낙동강 하구의 섬 가덕도의 부산신항 개발 현장. 지금까지 없었던 규모로 땅을 파헤치게 되자, 그 속에 묻혀 있던 신석기 시대 유골과 유물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2017.01.31 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상)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상)

유라시아 대륙의 지도를 보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부분은 왼쪽에서부터 로마, 그리스, 그리고 한국이다.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서 외관으로 볼 때 가장 닮은 모습을 하고 있고, 위도도 비슷하다. 셋 다 대륙에 붙어 있는 반도라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그리스와 로마는 유럽과 미국, 즉 ‘서양’의 원조로서 자랑스럽게 내세워지고 있으며, 특히 바다를 이용해서 넓게 세력을 펼친 해상대국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그런 위용을 떨쳤던 건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에서 1500년 전 사이의 일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대륙으

2017.01.29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성취라는 성과만으로 성공했다고 착각 말라

“성취라는 성과만으로 성공했다고 착각 말라"

“끊임없는 자기희생으로 인류사에 빛나는 정신을 보여준 테레사 수녀가 성공한 사람인지에 대해선 생각해봐야 한다.”지성하 삼성물산 고문은 25일 성남시 약손명가 연수원에서 열린 재계 원로 모임 하버드·메디치포럼(이하 하·메포럼)에 기조 발제자로 참석해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지만, 도전 이후 창출되는 성과에 대한 규명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 고문은 하워드 스티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일생에서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하·메 포럼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며 “기업이 성공의 범

2016.10.26 수 차여경 기자

정운찬

정운찬 "불평등 해소, 경제민주화만으로는 부족"

동반성장 전도사로 불리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야당이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가 사회 불평등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전 총리는 7일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초청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특별강연에서 "경제민주화로 기업과 노동자 간의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경제민주화만으로 이상적 사회에 대한 낙관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작동시키는 본질의 변화를 동반하지 않고 있기에 경제민주화 성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

2016.09.07 수 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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