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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을까?

왜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을까?

수많은 코끼리들이 알프스를 건너간다. 얇은 옷차림을 한, 훨씬 더 많은 수의 병사들이 그들과 함께 뚜벅뚜벅 걸어 산을 넘는다. 딱 보기에도 이 산에 익숙한 행렬이 아니다. 현지인의 안내를 받아 그 중 쉬운 길로 간다 해도 알프스는 알프스다. 높은 산, 쌀쌀한 날씨 속에서 계속되는 행군, 대열에서 낙오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난다. 견디다 못해 쓰러지는 코끼리도 늘어간다. 이 진풍경은 기원전 219년 실제로 있었던 역사의 한 장면이다. 당시 지중해역의 최강자였던 카르타고와, 급부상하고 있던 신흥 세력 로마와의 역사적 대결, 제2차

2017.07.17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암흑기’에서 시작되는 그리스 문명사

‘암흑기’에서 시작되는 그리스 문명사

찬란하기로 소문난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시작되는 시기는 의외로 ‘암흑기(Greek Dark Age)’로 규정되고 있다. 역사학자에 따라 연대 추정에 약간 차이는 있어도 대략 기원전 1100년부터 기원전 800년까지의 기간이다.  이 암흑기는 앞서 이집트를 뒤흔들었던 ‘바다 사람들’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고고학적 증거는 미케네 문명이 꽃피던 발칸 반도 남부 지방 인구가 이 기간 동안 적어도 10분의 1 정도로 줄었음을 보여준다. 집요하게 쳐들어와 짓밟고 빼앗고 불태우는 바다 사람들을 피해 원주민들은 높은 산으로, 아니면 내륙 깊숙이

2017.07.12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바다 사람들’은 정말 사라졌을까

‘바다 사람들’은 정말 사라졌을까

이집트 신왕국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던 ‘바다 사람들.’ 이들은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시기 지중해 문명 전체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소아시아 지역의 히타이트(Hittite), 그보다 해안 쪽의 가나안 족 도시국가들(이후 페니키아 본토 자리), 발칸 해역의 미케네와 크레타 등 당시 가장 앞서나갔던 대국들을 모두 몰락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역사학에서는 이 과정을 ‘후기 청동기 붕괴’라고 부른다. 대략 기원전 1250년부터 1150년까지의 기간이며, 새로운 세력들이 바다로부터 침범한 결과라고 규정되

2017.07.07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집트 태양왕’ 람세스 대왕이 가장 무서워했던 존재

‘이집트 태양왕’ 람세스 대왕이 가장 무서워했던 존재

람세스 2세. 아마 고대 이집트의 왕, 파라오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일 것이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의 주인공 모세와 어린 시절 다정한 친구였으나 나중에 모세가 이끄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탄압하는 폭군으로서, 이집트 전역에 흩어져있는 엄청난 유적들의 주인공으로서도 유명하다. 1995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로 인해 더욱 잘 알려졌다. ‘이집트 태양왕’이라고도 불리는 그는 이집트 신왕조 시절인 기원전 1303년부터 기원전 1213년까지 90세의 수명을 누렸고 60년 동안 통치를 한 것으

2017.06.30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기후변화와 산림자원 황폐화가 부른 테베의 건국

기후변화와 산림자원 황폐화가 부른 테베의 건국

시간좌표를 조금 뒤로 옮기고 공간좌표를 서쪽으로 움직여, 기원전 1900년 경 그리스의 보이오티아(Boeotia) 지방으로 가보자. 홀로세(Holocene, 약1만년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 기후 최적이 끝나가고 한랭기로 들어가는 국면, 테베(Thebes)라는 도시국가가 건국되는 과정이 있었다고 추정되는 시공간이다. 당시의 일을 전하는 설화가 그리스 신화의 일부로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지중해 동쪽 연안의 해양 강국 페니키아(Phoenicia)의 왕자였던 카드무스가 서쪽 나라로 납치된 여동생 에우로파를 찾아오라는 부왕의 명을

2017.06.23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수메르의 최고의 영웅? 최악의 환경파괴범?

수메르의 최고의 영웅? 최악의 환경파괴범?

새로운 발상 패러다임에서 입각해서 우리 민족의 과거를 다시 보기로 하자. 과연 박창범 교수의 지도가 제시했듯이, 또 최근 속속 새로운 주장으로 제기되듯이, 우리 민족이 과거에 상상을 초월하는 큰 판에서 놀았던 사람들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익숙해졌던 ‘역사 보기’의 방법, 심지어 민족이나 국가를 규정하는 방식까지 버려야 할지 모른다. 이미 주류 역사학에서 인정할만한 근거는 다 사라졌거나 왜곡됐을 게 뻔한 상황이다. 새롭게 역사를 구성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실적인 가치가 있는 상상을 하려면, 역시 사실에서

2017.06.16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기후변화’ 새로운 역사보기의 실마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기후변화’ 새로운 역사보기의 실마리

박창범 교수의 천문관측지 지도는 지난 세기 말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일련의 새로운 질문들에 대해 확실히 긍정적인 답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현재까지 교육 받아서 알고 있는 것보다 우리 조상들은 훨씬 더 위대했고, 그 활동무대는 거의 동아시아 전역이라고 봐야 될 정도로 넓었던 게 아니냐는 질문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만들어진 교과서에서부터 가르쳐 온 토끼 모양의 반도 지형이 한민족 땅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가 지난 세기말부터 역사지도에서 토끼 머리 부분이 확 부풀었다. 많

2017.06.01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과학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古천문학서 찾은 새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세계사 편)] “과학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古천문학서 찾은 새 역사

어떻게 보면 ‘왜곡’이란 역사 기록의 본질적 속성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어떤 대상이든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20세기 전반 천재적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수식으로 증명한 바 있다. 역사를 뜻하는 한자 ‘史’는 가운데 중(中) 자가 살짝 비뚤어졌는데 붓을 들어 균형을 취하게 하는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인간은 어차피 사실을 완전히 중립적으로 볼 수는 없는데, 글로 남기면서 현실과의 균형을 잡아주는 게 역사라는 것이다. 20세기의 대표적 역사학자 E.H. 카는 좀 더 직설적으로,

2017.05.10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돌 하나에서 찾은 역사의 실마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돌 하나에서 찾은 역사의 실마리

역사왜곡이 일어났다면 낙동강 수계의 가락국에만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반도 지형으로 엄청난 해상국가의 잠재력을 가진 우리 땅이다. 낙동강뿐 아니라 한반도 해안가,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강 유역 지방은, 물길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만 괜찮았다면 어디나 가락국처럼 활발한 해상활동을 했던 과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나마 가야의 본모습과 함께 우리 민족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이 상당히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삼국유사에서 《가락국기》라는 축소, 변형된 기록으로나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거기 있는 문장 하

2017.04.26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원숭이'가 '가랏파'를 제압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원숭이'가 '가랏파'를 제압했다?

야츠시로 일대에서 전해진다고 하는 갓파, 혹은 가랏파의 스토리에는 한 가지 다른 버전이 더 있다. 1746년 기쿠오카 센료(菊岡沾涼)라는 문인이 『혼쵸조쿠겐지(本朝俗諺志)』라는 책에 쓴 대목이다. 역시 직역에 가깝게 충실히 옮겨본다. 중국 황하에 살던 가랏파가 일족을 거느리고 야츠시로에 와서 구마 강에 도착했다. 그 후 이들은 번영해서 9천 명에 이르렀는데, 그 두령을 ‘쿠센보(九千坊)’라고 불렀다. 이 가랏파들은 장난이 너무 심해서 사람들을 괴롭혔다. 가토 기요마사(加藤清正)가 이에 화가 나서 규슈 일대의 원숭이에게 명령, 이들을

2017.04.18 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규슈 지방 요괴 ‘가랏파’는 가야인의 오랜 기억 허구화된 것”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규슈 지방 요괴 ‘가랏파’는 가야인의 오랜 기억 허구화된 것”

일본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요괴 중에 ‘갓파(かっぱ)’라는 캐릭터가 있다. 강이나 바닷가 얕은 물속에 살면서 물놀이하러 온 사람들을 끌어당겨 물에 빠뜨리는 장난을 잘 친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도 일본 전역에서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서, 물 관련 사업의 로고로도, 또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도 자주 애용된다.   갓파 이야기는 혼슈·시코쿠·규슈 등 일본 본토 전역에서 나타나며, 지역에 따라 갓파의 외모와 성격에 대한 묘사가 조금씩 다르다. 그 다양한 버전들에서 대략 공통되는 부분은 이렇다. 갓파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2017.04.10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일본인 유전자 지도에 담긴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일본인 유전자 지도에 담긴 역사

2012년 11월1일자 일본 산케이 신문 과학 섹션에는 지도가 하나 실렸다. ‘게놈 분석에 의한 일본인의 유전계통 개념도’. 당시 막 연구가 끝나서 발표됐던 일본인의 유전자 분석 결과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해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지도다. 국립유전학연구소 집단유전연구부문 사이토 나루야(斎藤成也) 교수 팀이 100만 개의 염기 사이트를 한 번에 비교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 지금까지 논란이 많았던 일본인의 유전적 계통을 명확히 밝혀 정리한 것이다. 아래 지도는 산케이 신문에 실렸던 지도를 그대로, 일본어 부분만 한국어로 바꾼 것이

2017.04.06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야 남쪽 경계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야 남쪽 경계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문화적 유산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확 바꾸어놓은 역작이다. 저자 유홍준은 7권에 걸친 국내편을 낸 뒤 2013년 해외편 시리즈 첫 번째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 1권 규슈》를 내놓았다. 말할 것도 없이 일본엔, 특히 규슈에는 오랜 세월 지우려는 노력이 있었을 터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로부터의 영향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유홍준은 매의 눈으로 그런 걸 간파하고, 우리와 일본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풍부하고도 정확한 지식으로 그 의미를 통찰한다. 그 중 하나, ‘한국악(韓国岳)’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2017.03.29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북으론 낙동강을 따라, 남으론 바다 건너 영토를 넓힌 가야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북으론 낙동강을 따라, 남으론 바다 건너 영토를 넓힌 가야

가야연맹의 남쪽 경계에 대해서 이종기는 한반도 남부 지명을 거론하던 기존 이론들과는 스케일이 다른 해석을 하나 내놓았다. 일본 규슈지방 후쿠오카 현 가라츠 시 일대라는 것이다. 그는 가락국을 포함한 가야연맹이 일본 열도에 분명히 영토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았다. 그 근거로 가야연맹이 있었던 지역의 인간집단을 가리키는 또 다른 이름인 ‘변진(弁辰))’에 대한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 <위지>의 ‘동이전(東夷傳)’에 나오는 기록을 제시하고 있다.  “(변진의 남쪽 끝인) 독로국은 왜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其瀆盧國與倭接界)”이 해석은

2017.03.23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의 영토는 육지 대신 바다로 연결돼 있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의 영토는 육지 대신 바다로 연결돼 있었다

고대에 한반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곡되고 축소됐을까?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역사가 왜곡되는 시점에서야 분노하고 억울해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지나고 나면 기록된 것만 남을 뿐 진실을 거의 묻혀 버린다.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지운다 해도 흔적이 남기도 한다. 그러면 후대에 누군가가 그걸 캐치하고 앞 뒤 정황으로 추론해서 새롭게 역사를 해석할 수도 있다. 역사학이란 어떻게 보면 그런 새로운 해석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락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그렇게

2017.03.17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해상국가 가야의 위용, 그리고 망각의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해상국가 가야의 위용, 그리고 망각의 역사

일단 가락국의 지형을 보면 해상국가로서의 필요조건은 갖추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마치 지붕처럼 ‘ㅅ’자를 이루고 감싸고 있는 풍부한 산림지대여서, 여기서 남한 제1의 강인 낙동강이 흘러나온다. 산세가 급한 편이어서 강 유역 충적지대가 넓지는 않지만 산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영양물질로, 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원래 땅이 비옥한 곳에서는 인구가 금방 불어나서 곧 식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이전 시대 사람들의 해법은 대체로 산림을 개간해서 농토를 늘리는 것이었다. 배후의 산지가 경사가 급한 울창

2017.03.13 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국가는 바다 위에도 있을 수 있다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국가는 바다 위에도 있을 수 있다

요즘 우리에겐 생소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고대에는 ‘해상국가(海上國家)’라는 개념이 있었다. 말 그대로 ‘바다 위의 나라’라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여기 해당하는 ‘탈라소크라시’라는 단어가 있었다. 바다를 뜻하는 ‘탈라사(thalassa)’와 통치를 뜻하는 ‘크라시(cracy)’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 말은 육지에는 비교적 좁은 땅을 베이스캠프로 두지만, 바다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해상교역로를 통해 무역을 하거나 무역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서 경제적 이익을 쌓아 세력을 형성하는 집단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물론 그 집단의 규

2017.03.02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지워진 기억, 해상대국의 역사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지워진 기억, 해상대국의 역사

먼 옛날, 적어도 인도에서 한반도까지를 커버하는 해상교류의 길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웬만큼 인정을 받는다고 치자. 한반도에 한때 가야를 비롯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는 해상대국들이 있었다는 생각은 그리 일반적이지 않은 것 같다. 그랬다는 증거를 찾기도 쉽지 않지만, 굳이 그런 증거를 찾아 탐사에 나서려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 해상교류가 ‘불교의 전래’냐 아니면 ‘기독교의 전래’냐, 혹은 ‘김해 김씨 가문의 옛 영광’이냐 하는 논의는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한반도가 한때 동아시아 해상교류의 허브

2017.02.24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쌍어 문양'의 비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쌍어 문양'의 비밀

《가락국탐사》의 저자 이종기가 처음 고대 한반도에 활발한 해양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탐구해서 제시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은 두 가지 아이템이었다. ‘파사석탑(婆娑石塔)’과 ‘쌍어문’(雙漁紋).  파사석탑이란 수로왕을 찾은 인도 공주가 배를 타고 와서 가락국에 발을 들인 후 자신의 배에 싣고 온 돌들을 내려 쌓고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지는 돌탑의 이름이다. 앞서 본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는 그런 대목이 없지만, 같은 삼국유사 안에 ‘금관성의 파사석탑’이라는 항목에서 나오는 얘기다. 이번에도 원문을 번역문으로 직접 읽어보자.​  금관(

2017.02.19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 (하)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 (하)

이 지점에서 밝혀두고 싶다. “아유타국에서 공주가 와서 가락국 수로왕의 왕비가 되었다”는 가락국기의 기록이 과연 역사적 사실이었는지, 아니면 후세 사가들이 상상해낸 허구였는지 하는 시시비비를 바로잡는 것은 이 연재의 목적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미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대목에는 설화적인 요소는 있지만 상당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는 생각이 일반화돼 있는 것 같다.  최근에 와서는 실증적인 근거도 계속 보강되고 있다. 2004년 서울대학교 의과

2017.02.14 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상)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가락국기》는 단순 설화일까?(상)

가락국의 역사를 서술한 《가락국기》를 읽어보자. 고려 문종 때 편찬한 《가락국기》는 아쉽게도 완전한 내용이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간단하게 기록된 것이 전해질 뿐이다.  인도공주 가락국 왕비설이 진실인지 허구인지 판단하려면 일단 그 얘기가 나온 출처에 실린 대로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삼국유사』에 실린 이 대목을 원문을 그대로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삼국유사는 한문으로 쓰인 책이니까, 여기서는 <한국인문고전연구소>의 번역문을 빌리기로 한다.

2017.02.02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하)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하)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요인들이 등장하면서 서기 1세기 무렵 한반도 남부 지역에 무수히 작은 해상국가들이 존재했었다는 가설에 갑자기 힘이 실리게 된다. 해안지역을 개발하면서 아주 오래 전의 유골과 유물들이 발굴되었는데, 그것들이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아주 오래 전부터 먼 곳까지 교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부산 서남부 낙동강 하구의 섬 가덕도의 부산신항 개발 현장. 지금까지 없었던 규모로 땅을 파헤치게 되자, 그 속에 묻혀 있던 신석기 시대 유골과 유물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2017.01.31 화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상)

[이진아의 지구 위 인류사(가야사 편)] 한국은 해상왕국이었다 (상)

유라시아 대륙의 지도를 보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부분은 왼쪽에서부터 로마, 그리스, 그리고 한국이다.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서 외관으로 볼 때 가장 닮은 모습을 하고 있고, 위도도 비슷하다. 셋 다 대륙에 붙어 있는 반도라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그리스와 로마는 유럽과 미국, 즉 ‘서양’의 원조로서 자랑스럽게 내세워지고 있으며, 특히 바다를 이용해서 넓게 세력을 펼친 해상대국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그런 위용을 떨쳤던 건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에서 1500년 전 사이의 일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대륙으

2017.01.29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낡은 ‘영양가 분석표’, 이제는 바꾸자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낡은 ‘영양가 분석표’, 이제는 바꾸자

좋은 음식이란 어떤 것일까? 구석기시대 사람에게 이렇게 물어봤다면, 아마도 “먹어봐서 맛있는 것”이라고 대답했을 것 같다. 유대인에게 물어본다면 “부정 타지 않은 음식”이라고 대답하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영양가 높은 음식”이라고 대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간은 대체로 자기가 배운 대로 생각하고 말하게 된다. 현대인인 우리가 좋은 음식의 기준을 ‘영양가’라고 자신 있게 한목소리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과정을 통해서, 아니 그 이전부터 매스컴을 통해서 이 영양가라는 개념에 대해 익히 들어왔기 때문

2017.01.04 수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AI 1년 뒤, 만약 계란이 사라진다면?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AI 1년 뒤, 만약 계란이 사라진다면?

“도대체 뭘 먹으란 말야?” 짜증이 절로 터져 나온다. 엄마 잔소리를 피해 마음 맞는 친구와 스타트업을 해보겠다고 원룸살이를 시작한지 1년 된 혼밥족 삼식씨. 삼시 세 끼를 잘 먹어야 머리도 잘 돌아가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진 마음을 먹고 아침밥은 꼭 스스로 장만해 챙겨먹는 편이다. 전자레인지 밥 맛이 없다며 레트로트 백반을 가스불로 냄비에 데워 먹고, 엄마표 김치에 계란 한두 개는 꼭 프라이로 만들어 먹고 있었다. 작년 말, 그러니까 2016년 11월 말 경부터 시작해서 전국의 양계 농가를 휩쓴 AI 때문에 불쌍한

2016.12.18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세균이 든 음식은 무조건 불량식품이라고?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세균이 든 음식은 무조건 불량식품이라고?

1988년 겨울, 온 국민이 TV 앞에 집중하고 있었다. TV에선 ‘5공 비리 청문회’ 생방송이 한창이었다. 온 국민을 억압 아래로 몰아놓았던 시절을 만드는 데 상당한 몫을 했던 인사들이 카메라 앞에 세워졌다. 하루 종일, 밤늦게까지, 오랜 기간 계속된 방송이었지만,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느 집에서나 TV를 틀어놓고 채널을 고정하고 있었다. 치밀한 팩트 조사에 기초한 예리한 질문이 가차 없이 청문 대상자를 압박해 들어가면, 그걸 보는 국민들은 암울했던 시절에 받아왔던 스트레스들이 확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2016.12.16 금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비만은 칼로리가 아니라, 환경에서 오는 독소 탓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비만은 칼로리가 아니라, 환경에서 오는 독소 탓

왜 아무리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도 요요현상 때문에 망치게 되는 것일까? 사소해 보이는 이 질문은 1980년대부터 음식인류학 연구에서 중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초기의 연구는 ‘진화생물학적 과거 경험’에서 그 답을 찾는다. 자연에서 바로 먹을거리를 찾아 먹었던 원시시대에는 먹을 게 귀해질 때, 어쩌다 먹을 만한 야생 곡식이나 나무열매 같은 것을 만나게 되면 앞뒤 안 가리고 많이 먹어서 몸 안에 저장해 두는 일, 즉 살을 찌우는 일이 절대로 중요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 이후 오랜 기간 안 먹어도 버틸 수 있었던 사람이 살아남아 자손

2016.12.04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음식의 샤머니즘...신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음식의 샤머니즘...신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

‘신토불이(身土不二)’, 우리의 몸과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뜻이다. 사람은 자기가 나고 자란 땅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이 사자성어 자체의 유래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것이 ‘불이(不二)’라는 불교 핵심 사상의 확장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세상 만물은 겉보기에는 구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은 모두 이어져 있어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요점이다. 이런 믿음은 불가에서 행하는 탁발수행에 잘 드러난다. ‘탁발(托鉢)’이라는 한자 번역어는 ‘식

2016.11.17 목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발효식품의 매력에 빠져든 인류

[이진아의 음식인류학] 발효식품의 매력에 빠져든 인류

몇 해 전 미국의 한 건강전문지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그중 한국의 김치가 끼어 있었다. 다른 네 가지 식품은 그리스의 요구르트, 일본의 낫토, 지중해 지방 음식인 올리브유, 그리고 인도가 주산지인 렌틸콩이었다. 다섯 가지 중 세 가지가 발효식품인 것으로 봐서, 이 건강식품을 선정하는 데 참여한 사람은 발효음식을 높이 평가했던 것 같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발효음식은 대표적 건강음식으로 새로운 평가를 받으며 재조명되고 있다. 20세기 후반,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닮아보려고 노력하는 와중

2016.11.06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이진아의 음식인류학]집단의 경계선 역할 ‘구별짓기’의 음식

[이진아의 음식인류학]집단의 경계선 역할 ‘구별짓기’의 음식

음식은 대단히 사회적인 과정이다. 그래서 사회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음식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자신의 경험을 조금만 돌아봐도, 사회관계 때문에 특정한 방식으로 식사를 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어렸을 때 피자나 햄버거 가게는 누군가의 생일파티로 친구와 어울렸던 장소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생일 턱으로 유명한 피자나 햄버거를 ‘쏘는’ 정도의 사회경제적 역량이 있는 집의 아이와 사회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고, 또 그 사회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 생일에

2016.10.23 일 이진아 환경·생명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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