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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의 목소리

[시론]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의 목소리

흑인 페미니스트 벨 훅스. 그녀의 본명은 글로리아 진 왓킨스로, 벨 훅스는 필명이다. 그녀는 자신의 필명을 반드시 소문자 bell hooks로 쓴다. 언젠가 읽은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굳이 소문자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름을 대문자로 쓰는 것 자체가 주류집단의 오만함(arrogant)을 상징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 했다. 그녀의 필명에 담겨진 이야기가 흥미롭다. 어린 시절 그녀는 할머니로부터 흑인 여성들 사이에 구전되어 오던 동화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한다. 동화 속 여주인공의 꿈은 목에 커다란 벨(방울?)을 달고

2018.06.13 수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2003년 평양, “좋은 교훈을 얻었습네다!”

[시론] 2003년 평양, “좋은 교훈을 얻었습네다!”

2003년 가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을 기념하는 남북합동공연 자리에 초대받아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남측 인사’ 1000명은 관광버스를 타고 정전 이후 최초로 비무장지대를 통과한 후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갔다. 개성에서 평양까지 가는 동안 높은 산이 길을 막지 않는 한 직선으로 죽 뻗은 도로의 모습, 더불어 주유소나 휴게소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도로변 풍경은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개성을 떠나 2시간여 달린 후 관광버스에 함께 탔던 북측 안내원은 “알아서 해결하시라우요” 한마

2018.05.16 수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世代는 갈등의 대상일까?

[시론] 世代는 갈등의 대상일까?

최근 한국 사회 소통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귀하는 다음 집단과 소통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혹은 그런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응답률을 살펴본 결과, 가족 간 소통이 8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은 직장 구성원 간 소통이 7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웃 간 소통이 잘되고 있다는 응답률은 42%에 머물렀고 세대 간 소통은 더욱 낮은 38%로 나타났다. 일찍이 독일의 사회학자 칼 만하임은 세대를 일컬어 “사회 변화 과정에서 생물학과 역사가 만나 형성되는

2018.04.19 목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미투 운동’ 뒤의 숨은 그림자, 가족

[시론] ‘미투 운동’ 뒤의 숨은 그림자, 가족

조심스럽기도 하고 미묘하기도 하지만 한 번은 짚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피해자에게도 ‘가족’이 있고 가해자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지만 숨어서 그 누구보다 많이 아파하고 깊이 괴로워 할 ‘가족’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될 것 같다.   며칠 전 ‘미투 운동’을 다룬 기사 중 한 여성이 올린 글을 보았다. 오래전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즉시 가해자를 고발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이 상처받으실까 봐’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 상처도 아물겠지’ 하는 마음에서였다는 고

2018.03.22 목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늘고 있는 ‘주례 없는 결혼식’ 유감

[시론] 늘고 있는 ‘주례 없는 결혼식’ 유감

집안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노총각이 지난 주말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여섯. 신부는 열두 살 아래 띠동갑을 만났으니 이만하면 대박(?)이다. 노총각의 결혼식을 가까이 지켜보는 과정에서 결혼식 시장에 새로이 등장한 관행들을 접하자니 한편으로는 놀라웠고 또 한편으로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요즘 신부들은 ‘스드메’(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와 메이크업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를 패키지 상품으로 구입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신랑들이 ‘상견례 후 프러포즈’ 이벤트를 당연시한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했다. 이유를

2018.02.23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제론트랜센던스” 들어보셨나요?…노년기의 得道

[시론] “제론트랜센던스” 들어보셨나요?…노년기의 得道

제론트랜센던스는 나 역시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영어 단어 geron-transcendence는 노년학을 뜻하는 제론톨로지의 제론과 초월하다라는 뜻을 지닌 트랜센던스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라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아 다소 아쉽다. 낯설게 들리는 단어 제론트랜센던스는 고령화 및 고령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제론트랜센던스란 나이 들면서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 찾아온 깨달음 내지 득도(得道)의 순간을 포착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개념을 만들고 평생토록 연구해 온 스웨덴의 노년학자 라스 톤스탐(Lars To

2018.01.18 목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용돈 시댁에 드리고 심부름 처가에 시킨다?

[시론] 용돈 시댁에 드리고 심부름 처가에 시킨다?

“용돈 시댁에 드리고 심부름 처가에 시킨다.” 최근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기사 제목이다. 처음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기사라 생각했다. 1980년대 초반 조사에서도 이미 시댁과는 공식적이고 경제적인 교환 관계를 맺고 있었고, 친정과는 비공식적이고 정서적인 교류 관계를 맺고 있었음이 두루 감지됐기 때문이다. 한데 기사의 내용보다 정작 눈길을 끌었던 건, SNS를 떠다니던 댓글의 논조가 예상외로 격하다는 사실이었다. “처가가 아직도 봉이냐” “이 시대의 새로운 차별방식이구나” “친정엄마의 AS는 도대체 언제 끝나나”

2017.12.22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부모 의존세’ 검토 중이라는 일본

[시론] ‘부모 의존세’ 검토 중이라는 일본

초저출산의 기세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합계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한 지도 어언 10년은 넘은 것 같다. 그 10년 동안 100조원에 이르는 국가 예산을 출산율 제고를 위해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1.17~1.21 수준에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저출산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결혼율 감소가 주원인으로 지목되기 시작했음은 주목할 만한 변화라 생각된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결혼한 부부의 출산율에는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30대 초중반 소위 결혼적령기의 결혼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저출산 기

2017.12.02 토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대학가 시험제도 유감

[시론] 대학가 시험제도 유감

대학가는 바야흐로 중간고사 기간이다. 매해 이맘때가 되면 교정은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하건만, 학생들 옷차림은 추레해지고(?) 발걸음은 빨라져만 간다. 여전히 학점 부담을 절감하는 학생들로 인해 강의실 곳곳엔 긴장감이 흐르고 때론 비장함까지 넘쳐난다. 희끗희끗한 머리의 원로교수님이 당신 대학 시절 시험 답안지에 얽힌 무용담을 들려주셨다. 교양필수 과목을 담당했던 어느 교수님께서 매 학기 똑같은 문제를 출제하셨다 한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여말선초(고려말 조선초)에 대해 논하라”였다는데, 학생들은 시험 당일이면 저마다 책상을

2017.10.27 금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현장의 목소리가 기사 방향 바꿨다

현장의 목소리가 기사 방향 바꿨다

어릴 적 살던 아파트단지를 우연히 다시 찾았다. 한때 즐겁게 뛰놀던 놀이터가 시소 두어 개만 남긴 채 공터로 전락해 있었다. 유년 시절의 추억이 사라졌다는 충격도 잠시, ‘지금 살고 있는 아이들은?’이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취재에 들어갔다. 부실한 놀이터는 철산 8단지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8단지 근처 재건축 예정 단지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핵심은 2014년 시행된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이었다. 워낙 낡은 단지였기에 해당 법에 따른 안전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해 철거됐고, 재건축사업이 승인돼 공통적으로 시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

2017.09.27 수 강서영(경희대)·박지은(이화여대)

재건축단지, 어른들 위한 놀이터만 있었다

재건축단지, 어른들 위한 놀이터만 있었다

편집자주​ 많은 청춘들이 언론인의 길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레기’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저널리즘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험난한 길을 택한 이유는 바로 ‘세상에 짱돌 하나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일 것이다. 시사저널은 9월15일 제6회 대학언론상을 시상식을 가졌다. 3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에 선정된 작품들은 모두 취재력과 문장 구성, 기획력 등에서 기성 언론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6회에 걸쳐 수상작을 소개한다.  폭염이 한풀 꺾인 8월14일, 재건축 예정인

2017.09.27 수 강서영(경희대)·박지은(이화여대)

[시론] 대입 따로 취업 따로

[시론] 대입 따로 취업 따로

요즘 대학가는 ‘캠리’가 한창이다. 캠리란 단어에 도요타 자동차를 연상하면 어김없이 구세대다. 신세대에게 캠리는 캠퍼스 리크루팅의 약자니 말이다. 기업의 채용 시즌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일단 채용 설명회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교수에게는 ‘출석 인정서’를 제출한다. 강의 시간에 채용 설명회장을 다녀왔으니 출석을 인정해 달라는 뜻이다. 학생들이 교수에게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니 리포트를 줄여 달라”고 요구할 때, 이때 공부가 취직시험 공부를 의미한 지도 오래됐다. 취업준비생들은 절박하기만 한데 정작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실

2017.09.23 토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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