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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르드가 부르는 광활한 땅의 노래

러시아 바르드가 부르는 광활한 땅의 노래

세계의 도시들을 걷다 보면 거리 한편에서 으레 음악가들이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군가는 마이크를, 누군가는 각종 악기를 들고 땀 흘려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꺼내놓는 일들 말이다. 한국의 도시에선 이 같은 모습들이 법적 규제나 부정적 시선 등으로 인해 흔치 않다가, 약 7~8년 전부터 일부 관(官)에 의해 ‘허가된’ 공간들을 중심으로 늘어가고 있다. 좁은 의미의 무대를 넘어 거리경관 속에 소리를 풀어놓는 이런 음악가들은 세계 역사 속에서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존재해 왔다. 대중매체가 제한되던 시절

2018.02.11 일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분쟁과 내전의 땅 우크라이나에 울려 퍼지는 현의 음악

분쟁과 내전의 땅 우크라이나에 울려 퍼지는 현의 음악

흑해 북쪽에 위치한 우크라이나는 한반도의 세 배나 되는 거대한 영토를 지녔다. 러시아와 터키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위치에 있는 데다, 엄청난 양의 석유자원까지 품은 내륙해에 접해 있고, 드네프르강을 끼고 있는 세계적인 평원 곡창지대도 있다. 이러한 풍요로움으로 인해 이 지역은 수많은 세력들이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번성하는 기반이 되었고, 동시에 역사 속에서 주변 세력들이 끊임없이 이주하고 탐내고 또 침략을 일으켜온 곳이 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크림 반도 사태’로 인한 내전, 아니

2018.01.27 토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레알 미국 문화가 궁금해?

레알 미국 문화가 궁금해?

미국의 ‘시골’ 음악, 컨트리 음악은 한국의 소리경관 안에 늘 있어왔지만 그다지 많이 논의되지는 않는 장르다. 존 덴버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1971)에서부터 샤니아 트웨인의 《유아 스틸 더 원》(1998), 한때 이 장르의 아이콘이었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민》(2010), 그리고 전자음악에다 컨트리적 요소들을 녹여내 클럽 신을 휘저었던 아비치의 《웨이크 미 업》(2013)까지. 방송에서, 거리에서 우리의 귀에 자주 흘러들어 친숙한  컨트리는 주변 여기저기에 있어왔다. 그러나 이 음악들은 컨트리로서보다는 형용사가 붙지

2018.01.06 토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노스탤지어의 노래  포르투갈의 ‘파두’

노스탤지어의 노래 포르투갈의 ‘파두’

한국과 무려 9시간 시차가 나는, 유라시아 대륙의 반대쪽 끝에 위치한 나라 포르투갈의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름과 함께 작년 유럽 대륙을 제패한 축구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이들도 많겠지만, 세계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선 ‘파두(fado)’라는 단어가 그보다 먼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 이후에 서구 ‘팝’이나 ‘클래식’ 음악으로 분류되지 않는 음악들이 월드뮤직이라는 간판 아래 소개·판매되면서 널리 산업적으로 재조명받은 음악들이 있는데, 파두 역시 그 과정에

2017.12.12 화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시대상 반영하는 리메이크 곡들

시대상 반영하는 리메이크 곡들

김광석의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1995),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1997), 그룹 쥬얼리의 《원 모어 타임》(2008), 박정현의 《미안해》(2012), 오렌지캬라멜의 《까탈레나》(2014). 전혀 다른 장르의 전통들에 기반한 이 다섯 노래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한반도 밖에서 생산된 음악의 특정 요소들을 음악가들이 한반도로 옮겨와 재창작했다는 점이다. 각기 미국·소련(러시아)·스웨덴·멕시코·파키스탄이라는 다른 공간들로부터 멜로디 및 화성 진행의 전체, 혹은 일부를 가져와 그것을 이 땅에서 새로 편곡하고, 거기에 한

2017.11.29 수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악기는 국경과 민족에 쉬 휘둘리지 않는다

악기는 국경과 민족에 쉬 휘둘리지 않는다

얼마 전 필자가 참여한 음악 관련 학회 토론에서, 한 한국 음악가가 중국에서 겪은 경험담을 들려준 적이 있다. 해금 연주를 본 중국 음악가가 “이건 원래 ‘우리’ 악기”라고 말해 그 자리에 있던 한국 음악가들이 분노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몇 악기들, 그중에서도 특히 ‘얼후(二胡)’와 우리의 해금을 비교하면 생김새가 닮았고, 근원적인 연주의 원리도 다르지는 않다(물론 실제 주법의 디테일은 매우 다르다). 그러나 그 중국 음악가가 진짜로 그렇게 말했다면, 자신의 무지와 몰상식, 무례를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해금은 말 그대로

2017.11.16 목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뉴욕 ‘9·11’과 안산 ‘세월호’, 기억과 추모의 음악‘

뉴욕 ‘9·11’과 안산 ‘세월호’, 기억과 추모의 음악‘

몇 년 전, 필자가 미국에서 한 수업을 듣던 때의 일이다. 2001년 9월11일 뉴욕에서 벌어진 세계무역센터 테러를 강의 주제로 다루던 첫날이었다. 늘 활기차던 옆자리의 예술대학 학생이 엎드려 있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늘 그렇듯 교수가 “오늘 논의할 글들을 어떻게 읽었어요?”라며 일종의 인사를 던졌을 때 그 학생이 울음을 터뜨리며 “전 그때 맨해튼에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모두가 침묵하는 가운데 교수가 말을 건넸다. “고마워요. 와 줘서. 지금 가도 돼요.” 학생은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문을 열고 나갔다. 10여

2017.10.31 화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脫식민의 상징 된 식민지 악기 ‘기타’

脫식민의 상징 된 식민지 악기 ‘기타’

우리를 둘러싼 ‘사소한 것들’의 역사는 소위 ‘거시사(巨視史)’의 부산물 내지는 그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 정도로 치부되곤 한다. 오늘 이야기의 중심이 될 이 물건의 역사 역시 그중 하나다. 그러나 이 물건을 온 세계 여기저기로 끌고 다닌 정치적 힘들이 쇠하고 또 바뀌는 동안, 이 물건은 유유히 지구의 대부분을 점령해 냈다. 책 이름으로도 유명한 ‘총·균·쇠’와 같은 것들을 떠올릴 수도 있다. 오늘 다루게 될 이 물건은 그것들보다 더 평화롭게, 하지만 잔혹하게 다섯 세기가 넘도록 인간사를 지배해 왔다. 바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악기

2017.10.19 목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냉전시대는 음악까지 갈라놓았다

냉전시대는 음악까지 갈라놓았다

구(舊)소련 지역을 여행하다가 ‘바얀(Bayan)’이라는 악기를 사 왔다. 어느 연주회에 갔다가 이 악기가 가진 오묘함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생김새와 원리가 아코디언과 유사해 ‘버튼 아코디언’이라고도 부르지만, 그것은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용어일 뿐이다. 두 악기 사이의 가장 큰 외형적 차이는, 아코디언에 있는 길쭉한 건반 대신 바둑알 모양의 희고 검은 단추들이 바얀의 오른편을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 잘 알려진 ‘반도네온(Bandoneon)’ 역시 우측이 버튼 형태로 되어 있지만, 바얀보다는 훨씬 작고 주법도 다른, 엄

2017.09.30 토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리버풀, 과거 찬란했던  영광을 노래하다”

“리버풀, 과거 찬란했던 영광을 노래하다”

여름이 갈 듯 말 듯 가지 않고 있다. 입추가 지나고 선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훅 하고 더워진 주말 오후, 종종 가는 카페로 피서를 떠나 ‘다음 싱송로드의 소재를 뭘로 할까’ 고민했다. 가본 곳들, 들어본 음악들, 아직 안 꺼낸 얘기들을 떠올리고 있는데, 카페 주인장이 입고 있던 잉글랜드 축구 클럽 ‘리버풀 FC’의 저지(Jersey)가 눈에 들어왔다. 문득 친숙한 하나의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꺼내어졌다. 리버풀 태생으로 흔히 ‘아이리시 컨트리(Irish Country)’ 음악가로 분류되는 네이선 카터(Nathan Carter)가

2017.09.13 수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유목의 땅 울리는 장가와 마두금의 선율

유목의 땅 울리는 장가와 마두금의 선율

밤이 깊었다대초원의 촛불인 모닥불이 켜졌다몽골의 악사는 악기를 껴안고 말을 타듯 연주를 시작한다장대한 기골의 악사가 연주하는 섬세한 음률, 장대함과 섬세함 사이에서 울려 나오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 모닥불 저 너머로 전생의 기억들이 바람처럼 달려가고, 연애는 말발굽처럼 아프게 온다.- 박정대 시인의 《마두금(馬頭琴) 켜는 밤》 초두 스물두어 살, 필자는 스스로에게 전역 선물을 주기로 했다. 박정대 시인이 노래한 ‘마두금의 나라’ 몽골 여행을 결심한 것이다. 계기는 엉뚱했는데, 또렷이 기억난다. 휴가 중 서점에 들렀을 때 몽골에 대

2017.08.27 일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제주를 품은 여러 음악꽃들

제주를 품은 여러 음악꽃들

떠나요 둘이서 / 힘들 게 별로 없어요 / 제주도 푸른 밤 / 그 별 아래 // 그동안 우리는 / 오랫동안 지쳤잖아요 / 술집에 카페에 / 많은 사람에 때로 바다가 보고픈 내륙지방 사람들에게 ‘휴가’ 하면 생각나는 노래들이 있다. 대표적인 노래가 위에 소개한 최성원의 곡 《제주도의 푸른 밤》일 것이다. 여러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러왔지만, 그중에서도 필자는 열두 살의 ‘제주 소년’ 오연준군이 부르는 모습을 하루에도 열 번, 스무 번씩 보고 들으며 바다를 그린다. 제주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독특하고도 아름다워서 많은 음악가들에

2017.08.11 금 박종현 월드뮤직센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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