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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지방선거, ‘찍는 즐거움’

[한강로에서] 지방선거, ‘찍는 즐거움’

서울의 한 구청에서 포스터를 하나 내붙였다. ‘2018 건강도시 프로젝트’라는 표제어에 ‘건강 실천 열 가지 일하자’라는 소제목이 붙은 이 포스터의 내용은 간단하다.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5 UP’과 ‘5 DOWN’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5 UP’에는 매사에 감사하기, 서로 배려하기, 나눔 실천하기, 건강한 관계 맺기, 일상 속 행복 찾기가 포함됐다. ‘5 DOWN’에는 몸무게 줄이기, 소금 섭취량 줄이기, 흡연과 음주량 줄이기, 에너지 사용량 줄이기, 쓰레기 줄이기가 들어 있었다. 열 가지 다 한결같이 좋은 얘기다. 구청이

2018.04.26 목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위기의 국가 자산…공기 관리 나서야

[한강로에서] 위기의 국가 자산…공기 관리 나서야

“휴교령이라니!” 미세먼지가 짙게 깔린 지난 3월말, 시내 한 커피숍에서 옆자리에 앉은 중년여성이 이런 말을 했다. 워낙 큰 목소리로 얘기한 터라 내용이 또렷하게 들렸다.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해서 숨넘어갈 지경인데 고작 내놓은 대책이 휴교령이라고?” 일행인 또래의 여성들이 서로 한마디씩 거들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세먼지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나빠지면 시교육청과 협력해 휴교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뉴스가 나온 직후였다. 이후 박 시장은 휴교령과 관련해 맞벌이 부부들의

2018.04.11 수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누구를 위한 정권 창출인가

[한강로에서] 누구를 위한 정권 창출인가

그는 임기 말이던 2012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서민생활 안정’ ‘열린 고용 사회’ 등 다양한 국정 비전을 제시했다. 제목은 ‘위기를 넘어 희망으로’였다. 그 제목처럼 그의 인생에도 늘 위기와 희망이 교차했다. 위태로운 일이 닥칠 때마다 그는 줄타기 명인처럼 능숙하게 상황을 극복해 냈다. 그에게는 그만한 수완이 있었고, 종종 운도 따랐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에 올랐다. 운은 딱 거기까지였다. 한때 핵심 참모로서 그의 대통령 당선을 앞장서 도왔던 정두언 전 의원은 자신이 쓴 책에서 그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2018.03.27 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빤하지 않은 봄…‘핵 공포 없는 한반도’ 기대감

[한강로에서] 빤하지 않은 봄…‘핵 공포 없는 한반도’ 기대감

“얼굴 한번 보자.”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때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하는 말이다. 단순한 인사치레로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낼 때 이런 표현을 자주 쓴다. 얼굴을 맞대고 앉아 대화하면 전화통화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교환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내밀한 부분까지 전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직접 만나야 말도 더 잘 통하고 마음도 더 가까워질 수 있음은 인지상정이다. 지난주에 의미 있는 두 만남이 있었다. 오랫동안 대립해 온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하며 한자리에 앉았다. 자신들의 뜻을 전하고 상대의 생

2018.03.15 목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면접 때 춤 시켜놓고 ‘낄낄낄’이라니

[한강로에서] 면접 때 춤 시켜놓고 ‘낄낄낄’이라니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그의 딸 이야기다. 이름만 대면 다 알 만한 한 지상파 방송국의 카메라 보조요원을 뽑는 면접시험장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남성들로만 구성된 면접관들이 춤을 잘 출 것처럼 보인다며 춤추는 모습을 한번 보여 달라고 난데없는 주문을 해 온 것이다. 취업이 급했던 그는 마지못해 그 요구에 응했지만 찜찜한 마음은 계속 남았던 모양이다. “방송국 면접이 원래 춤도 추고 그러는 거야? 카메라 기자하고 춤이 무슨 상관 있다고. 그리고 춤을 춰보라고 하면서 왜 그렇게들 낄낄거리던지. 나는 그게 더 기분 나빠.

2018.02.28 수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위대한 신호…평창,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것들

[한강로에서] 위대한 신호…평창, 우리가 놓쳐선 안 될 것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맨땅에 헤딩’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국내에서 이름조차 생소했던 봅슬레이 종목에 맨 처음 도전한 선수들에게도 그것은 ‘맨땅에 몸 던지기’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연습장이 없어 아스팔트길에 직접 만든 썰매를 들고 나가 훈련했고, 썰매가 없을 때는 외국 팀이 쓰다가 버린 것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잦은 부상에도 좌절하지 않고 맨땅에 온몸을 던지며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 마침내 기적 같은 결실들을 이뤄낸 그들은 이제 다시 지금껏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땅을 향해

2018.02.07 수 김재태 편집위원

다시 ‘다르다’와 ‘틀리다’를 생각하며

다시 ‘다르다’와 ‘틀리다’를 생각하며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언어의 연금술사’입니다. ‘국대급 드라마 작가’라는 호칭이 붙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분이 극본을 쓴 드라마를 우연히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대사 가운데서 믿지 못할 말이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이건 저거하고 틀려’라는 식의 표현이 쓰인 것입니다. 그 순간 문득 시사저널에 맨 처음 썼던 칼럼이 떠올랐습니다. 2008년 2월 설합병호에 실린 그 칼럼의 제목이 “‘다르다’와 &lsquo

2016.04.21 목 김재태 편집위원

우리 시대의 ‘스포트라이트’

우리 시대의 ‘스포트라이트’

“이런 기록을 공개한다니…. 편집자의 책임은 어디 있죠?” “이런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게 기자인가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스포트라이트>에 나온 대사입니다. 미국 보스턴 지역 천주교 사제들의 성추행 사실을 담은 기록물을 두고 담당 판사와 기자가 나눈 이 대화에 등장한 ‘책임’이라는 단어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겨졌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 지역 신문인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

2016.04.07 목 김재태 편집위원

연탄 같은 사람

연탄 같은 사람

2013년 9월, 시골 농부 같은 인상을 풍기는 한 노신사가 유엔 총회 연설대 앞에 섰습니다. 그는 세계 각국 대표들 앞에서 인류를 향해 이런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인생은 기적이고, 우리가 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며, 삶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연설의 주인공인 호세 무히카, 그 자신의 일생도 따지고 보면 바로 그런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도시 게릴라 운동을 벌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던 인물입니다. 오랜 수감 생활 후에 대선에 나서 2010년 우루과이 대통령에

2016.03.24 목 김재태 편집위원

아이들의 악몽

아이들의 악몽

브라질의 한 교육학자가 가난한 동네에 가서 한 아이에게 “네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날마다 돈벌이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던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꿈요? 저는 악몽밖에 안 꾸는데요.”아이들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혹여 길을 가다 무거운 가방을 둘러메고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가는 아이를 보면 괜히 서글퍼집니다. 그 아이의 어깨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올려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듭니다. 저 아이도 혹시 브라질의 가난한 아이처럼 악몽만

2016.03.10 목 김재태 편집위원

시장에 몰려가지 마시라

시장에 몰려가지 마시라

그곳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표정들이 있습니다. 열정적이면서도 진지한 날것의 삶이 있습니다. 어떤 실력 있는 래퍼도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울 만큼 뜨겁고 생생한 생활의 말들이 ‘라이브 뮤직’으로 흐르는 공간입니다. 그렇게 갖가지 상품과 함께 살가운 정도 사고 팔리는 시장에는 사시사철 활기가 넘쳐 흐릅니다. 가끔씩 무력감에 사로잡힐 때면 특별히 살 물건이 없더라도 활력을 느껴보기 위해 가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시장의 자연스러운 풍경을 작위적인 연출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2016.02.25 목 김재태 편집위원

아, 중산층이여

아, 중산층이여

이번 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그들이 있어 우리는 훈훈했습니다. 따뜻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거기 있었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 얘기입니다.  그 흔한 재벌집 아들이나 신데렐라 며느리도 없이, 1988년 서울 변두리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 드라마가 그토록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어쩌면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낸 친근한 내용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잘났거나 못났거나 서로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며 살아갑니다. 서로를 챙기는 마음도 애틋합니

2016.02.04 목 김재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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