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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영혼을 잠식하는 ‘메시지 피싱’

[한강로에서] 영혼을 잠식하는 ‘메시지 피싱’

“남극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무리가 발견됐다. 일부 펭귄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하늘을 날아 남미까지 가기도 한다.”2008년 4월1일 영국의 BBC가 정규 뉴스 시간에 내보낸 방송 내용이다. 정교한 컴퓨터그래픽 작업으로 펭귄의 비행 모습까지 함께 영상에 담았다. 이후 이 뉴스는 가짜로 밝혀졌지만, 대중은 이 가짜뉴스에 화를 내기는커녕 만족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허위 정보임에도 그 속에 누군가를 음해하려는 의도가 전혀 담기지 않았고 순전히 만우절용으로 특화된 가짜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뉴스 제작의 주체가 세계 최고의 공신력

2018.11.05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국회의 가을걷이

[한강로에서] 국회의 가을걷이

한 의원은 ‘고양이’로, 또 다른 의원은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함’의 줄임말)으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얼마 전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 이야기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를 사살한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추궁하기 위해 퓨마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벵갈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리고 나왔다. 그가 질의를 하는 동안 국감장의 시선은 우리 속에서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고양이에게 온통 쏠렸다. 방송을 통해 현장을 지켜본 국민들에게도 김 의원의 질문 내용보다 우리에 갇힌 고양이의 불안

2018.10.22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서울의 짐, 그리고 집

[한강로에서] 서울의 짐, 그리고 집

지난 추석 연휴에 고향에 가지 못했다. 귀성객들이 대거 서울을 떠난 후 바라본 거리의 모습은 너무나 낯설었다. 사람도 차도 드문 적막한 거리. 하루 사이에 나타난 이 극적인 변화가 과연 정상적인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기괴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번잡한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떠난 사람들은 어떤 풍경과 마주했을까.  고향에 다녀온 이에게 전해 들은 바에 따르면, 이번 명절 기간 고향집에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들끼리 나눈 대화의 첫 번째 주제는 그 직전에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도, 일

2018.10.08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경제는 현장이다

[한강로에서] 경제는 현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청와대 집무실 벽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 앞에서 터치스크린 형태로 설치된 상황판을 직접 시연해 보이고 난 후 만족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1년3개월여가 지난 지금, 대통령의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졌고 일자리 개선에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황판은 도리어 야당의 표적이 되었다. 야당들은 앞다퉈 일자리 상황판은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고 비판하며 상황판 운영의 실제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상황판에 지금 어떤

2018.09.17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배려’라는 이름의 에너지

[한강로에서] ‘배려’라는 이름의 에너지

엄청난 폭염의 계절이었다. 흡사 사막 한가운데 맨몸으로 내버려져 있는 듯한 고통. 날씨가 고장 나도 단단히 고장 났다는 느낌만 가득했다. 구름도 없고, 바람도 없고, 비도 거의 없이 오로지 이글거리는 햇빛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날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열대의 나라에서는 오전에 그토록 무섭게 타올랐던 대지도 오후 한나절 짧게 쏟아지는 국지성 강우 덕에 잠시나마 비에 젖어 숨을 고를 수 있는데, 이번에 겪은 그 폭염은 무자비하게 쉼표조차 없었다. 그래서 더 폭력적이었다.   찌는 듯했던 그 더위에 가장 고달팠던

2018.09.03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눈카마스

[한강로에서] 눈카마스

그해, 서울시청 별관으로 가는 길은 분하고 비참했다. 가인쇄된 대학신문을 들고 방에 들어서면 군인 몇 명이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서 신문 내용을 설명하는 일은 더욱 괴로웠다. 왜 구구절절한 말로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지부터가 납득되지 않았다. 설명이 끝나면 그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다시 건네줬고, 그들이 들어낸 부분은 끝내 독자들에게 전해질 수 없었다. 그렇게 제목이 지워지고, 기사 전체가 비워져 신문은 그야말로 누더기가 된 채로 발행됐다. 1980년 초 계엄 시절 신문은 신문이 아니었다. 

2018.08.20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노회찬의 마지막 유언

[한강로에서] 노회찬의 마지막 유언

한 후배가 어느 행사장에서 그를 우연히 만나 대화하면서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평생 치열한 삶을 사신 것으로 아는데 어쩌면 그리도 유머 감각이 좋으십니까?” 그가 답했다. “그거라도 없으면 세상이 더 각박하고 답답해질 것 같으니까요.” 아무리 힘든 상황에 맞닥뜨려도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고 맞서 왔던 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지 10여 일이 지났는데도 SNS에는 여전히 그를 추모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경직돼 있던 정치권에 사람 냄새를 가득 풍기고, 깊이 있는 풍자로 대중에게 다가섰던 고(故) 노회찬 의원의 빈자리

2018.08.06 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민생의 울음…최저임금 인상 논란

[한강로에서] 민생의 울음…최저임금 인상 논란

역대급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 날, 선풍기를 하나 샀다. 인터넷으로 부지런히 검색해 보고 가격과 성능을 꼼꼼히 따져 고른 물건이다. 값은 유명 전자회사 제품들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싼데, 써보니 바람도 좋고 기능도 고루 갖춰 꽤 괜찮았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이 선풍기는 이름도 생소한 어느 중소기업의 제품이다. 이처럼 낮은 가격대로 상품을 만들어 파는 중소기업들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훨씬 풍성해졌다. 그에 더해, 뭐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 앞에 마음을 졸여야 하고 무더위나 한파에 상대적으로

2018.07.24 화 김재태 편집위원

[한강로에서] ‘원 팀’의 다짐

[한강로에서] ‘원 팀’의 다짐

이보다 더 인간 친화적인 스포츠가 있을까. 둥근 공 하나와 신발 그리고 약간의 땅만 있으면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다. 바닷가 마을 아이들은 심지어 맨발로도 공을 찬다. 요즘 많은 사람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축구 이야기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순조롭게 공차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첫 골을 넣은 김영권은 축구화를 사기 위해 막노동을 해야 했고,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돈이 없어 축구를 포기해야 할 위기

2018.07.11 수 김재태 편집위원

등골이 서늘한 두려움…민주, 지방의회 싹쓸이

등골이 서늘한 두려움…민주, 지방의회 싹쓸이

6·13 지방선거는 다수가 예상했던 대로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재보선에서도 대승을 거두었다. 이런 결과를 두고 언론매체들이 이런저런 분석을 내놓으며 향후 정치권 판도를 예측하기 바쁜 사이, 정작 눈길이 강하게 끌리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새로 짜인 지방의회 의석 분포였다. 수치를 들여다보자마자 숨이 탁 막혔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었다. 눈앞에 드러난 숫자 배열은 비현실적이고도 공포스러웠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의원 총 824명(비례대표 포함) 가운데 78.

2018.07.02 월 김재태 편집위원

‘CVIP’로 가는 시간…섣부른 열망도, 실망도 금물

‘CVIP’로 가는 시간…섣부른 열망도, 실망도 금물

아버지는 생전에 한국전쟁 중 좌우 양쪽에 의해 죽을 고비를 두 번 넘겼다고 말했다. 전쟁의 와중에 태어난 형은 다른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배고프고 두려운 유년기를 보냈다고 했다. 이런 기억은 그 시기를 힘들게 건넌 사람 대다수가 공유하는 슬픈 유산이다. 지금도 어느 산간 마을에서는 빨치산을 둘러싼 갈등의 마찰음이 오래된 금지곡처럼 나직이 떠돌고, 전사자를 둔 유족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전쟁은 그렇게 무섭고 아프고 치사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강렬한 추억은 마음 깊이 단단한 딱지를 남긴다. 지혈되지 않은

2018.06.19 화 김재태 편집위원

버려지는 이름들…안 떠도 너무 안 뜨는 지방선거

버려지는 이름들…안 떠도 너무 안 뜨는 지방선거

“안 떠도 너무 안 뜬다.” 정치권 여기저기서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이런 말이 쏟아진다. 선거가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분위기가 좀처럼 무르익지 않아서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체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말 선거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만큼 후보자 등록일 이후에도 풍경의 변화 없이 밋밋하기만 하다. 가끔 후보자가 직접 거리로 나와 명함을 나눠주지만,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표정은 그저 담담하다. 그마저도 곧바로 버려지기 일쑤여서 길거리마다 바람에 쓸려 다니는 명함이 수두룩하다. 후보자는 이 선거를 위해

2018.06.06 수 김재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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