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호 자연 다큐/곤충 세계 여행④]
곤충도 '황금알'을 낳는다
  • 남상호(대전대 교수·생명과학부) ()
  • 승인 2001.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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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사료 등 쓰임새 무궁무진…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
얼마 전 일본에서는 길이 80.2 mm짜리 왕사슴벌레 1마리가 천만 엔(약 1억2천만원)에 거래되어 화제가 되었다. 단지 가장 크다는 이유로 79mm짜리보다 두 배나 비싼 값에 팔렸다. 일부 희귀 곤충이나 드물게 큰 곤충들이 ‘살아 있는 다이아몬드' 대접을 받고 있다.




생명공학은 ‘징그러운 벌레'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었다. 누에를 활용해 개발한 동충하초(冬蟲夏草)는 건강 식품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데, 동충하초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 3백억원대로 추산된다. 귀뚜라미도 경제 가치가 큰 자원이다. 충주의 ‘다농 내추럴'은 귀뚜라미 다량 양식법을 개발해 귀뚜라미를 한달에 천만 마리씩 생산하고 있다. 이 귀뚜라미는 조류·파충류·관상어 등 애완 동물과 닭의 먹이로 판매되는데, 귀뚜라미 사료를 먹은 닭은 일반 닭보다 육질이 좋아 가격이 20∼30 % 이상 높게 거래되고 있다.


곤충 이벤트 산업도 성업이다. 전북 무주군의 반딧불이 축제, 전남 함평군의 나비 축제, 전남 곡성군의 잠자리 축제 등은 모두 특정 곤충을 자원화해 벌이는 행사이다.


일본 곤충 시장 규모 8조원대…한국은‘걸음마'




곤충은 인간이 이용하기 나름 : 최근 생물 자원으로서 곤충의 부가가치가 높아졌다. 곤충 자원을 탐색·보전하려는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꿀벌이 모아둔 꿀(왼쪽)과, 간질환에 민간 요법으로 사용되는 굼벵이(오른쪽).


1990년대 들어 생물 자원으로서 곤충은 부가 가치가 높아졌다. 최근 선진국들은 지구 환경 생태계를 보호하고 생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 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곤충을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따라서 곤충 자원을 탐색·보전해 생물 자원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곤충에 대한 가치 평가 및 이용 개발 연구 또한 매우 활발하다. 일본의 경우 곤충 시장 규모가 연 8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곤충이 생산하는 유용한 단백질을 이용한 의약품 시장이 5조7천억원대, 곤충 유전자를 농작물에 접목한 내병성(耐病性) 작물 시장도 1조4백68억여 원이다.


시장 규모가 약 3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우리 곤충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예컨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토마토·오이·수박은 벌을 이용해 수정(受精)해야 하는데 국내 기술이 없어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 연간 80억원어치씩 벌을 수입하고 있다.


자원으로서 곤충의 용도는 유용 물질 생산, 약용, 식용, 정서 함양, 생물지표, 천적, 폐기물 분해, 낚시 미끼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도 아직 국내에서는 연구 개발이 미진하다. 일부 대학과 연구소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지만 엄청난 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 자연 다큐 시리즈는 남상호 곤충 세계 여행을 끝으로 모든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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