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휴가 선암사로 간 까닭은
  • 金 薰 기자 ()
  • 승인 199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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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사장인 김정휴 스님이 이 달 초순 전남 승주 선암사(주지 정지허 스님)를 다녀왔다. 승려가 절에 다녀온 일이 두고두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은 비구승·대처승 간에 벌어졌던 40년 싸움의 역사 때문이다. 정휴 스님이 비구 종단인 조계종단의 대표 자격으로 대처 종단인 태고종 총림 선암사를 전격 방문하고 선암사 소유 부동산을 실사해서 돌아온 일은 비구·대처 간의 유혈의 역사를 정리할 수 있는 화해의 상징적 출발로 보인다. 54년에 시작된 이 싸움은 주로 사찰 소유 및 운영권을 놓고 벌어진 유혈극이었다. 현재까지 양 종단 간에 법률적·행정적 분규가 계속되고 있는 사찰은 선암사·봉원사(서울) 등 10여 개가 넘는다.

비구·대처 간의 화해 방식은 우선 해묵은 이념·종풍 대립을 청산하고 그 위에서 분규를 계속중인 사찰을 법인체로 전환시키자는 것이나, 법인체의 이사회 구성 비율 등을 놓고 양 종단의 입장이 대립되어 왔다. 조계종측은 ‘몸싸움’없이 선암사 경내에 들어가서 선암사측 책임자들을 평화리에 만나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사태의 ‘발전’이라고 안도하는 기색이다. 김정휴 스님은 “선암사측의 종풍과 가문 의식이 워낙 확고한 것이고 또 비구 종단에 대한 피해의식이 깊어서 대화의 진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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