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서울 고생 끝난 줄 알았더니…”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4.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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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주민대책위원회 전만규 위원장(48)은 서울 나들이가 달갑지 않다. 그는 “촌놈이 서울에 가면 고생뿐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서울에 오면 들르는 곳이 법원이나 시민단체, 용산 미군기지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12일로 그는 서울을 오가는 고생 길이 끝난 줄 알았다. 전씨가 1998년 주민 14명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확정 판결에서, 대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12일 전씨는 다시 서울에 올라와 용산기지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주한미군측이 정부의 공동 배상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에 따르면, 공무중인 미군에 의한 손해는 미군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 매향리 주민 2천3백56명이 모두 4백60억원의 추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주한미군측은 일언지하에 이를 거부했다.

전만규씨는 “공동 배상 거부는 주권 문제다. 미군이 편리한 대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규정을 해석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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