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권 도약’ 꿈 안고 친정에 금의환향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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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신임 한국씨티은행장
한국씨티은행이 11월1일 공식 출범했다. 초대 선장은 합병 전 한미은행장을 지냈던 하영구 행장(51·사진). 그는 한미와 씨티 양쪽 ‘은행밥’을 모두 먹어본 경험이 있다. 하행장은 한미은행으로 옮기기 전인 2001년까지 씨티은행그룹의 ‘식구’였다.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해 자금담당 총괄이사, 기업금융 그룹 부대표, 소비자금융그룹 대표를 지내는 등 만 20년 동안 씨티은행에서 일했다. 그러다 2001년 40대 나이에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스카우트되어 한미은행장에 올랐다.

한국씨티은행의 초대 행장에 오른 그의 행보는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자산 규모 6위, 영업점 수 2백38개뿐인 ‘틈새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을 3년 안에 국내 은행 순위 3위권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틈새 시장에서 강점이었던 한미의 기업금융과 씨티의 프라이빗뱅킹 사업을 성장 엔진으로 삼고, 소매금융은 물론 신용카드사업, 제2 금융권 기관 인수까지, 할 수 있는 사업은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하행장이 헤쳐가야 할 장애물도 녹록치 않다. 씨티의 글로벌 경쟁력과 한미의 국내 영업망이 상승 효과를 내려면 직원 통합이 최우선 과제이다. 영어를 주로 썼던 씨티계 직원들과 토종 한미은행원들 간에 ‘사내 언어’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마찰음이 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7월 한미은행의 파업을 무난하게 마무리한 하행장의 실력이라면 두 조직을 성공적으로 통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행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직원과 점심·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직원에게 말 걸기’를 잘 하는 행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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