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마니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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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도 하고 산삼도 캐고 ‘웰빙 투잡스’ 인기 폭발
인터넷 초창기에 심마니 의 인기가 높았다. 최초의 한글 검색 엔진 이름이었다. 산삼을 캐듯 인터넷 속 알짜 정보를 캐준다는 뜻이었다. 최근 심마니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는 검색 엔진이 아니고, 진짜 심마니다.

놀라지 마시라. 한국심마니동호회 회원은 4만명에 이른다. 전업 심마니 5백~6백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등산도 하고 산삼도 캐보려는 아마추어 ‘투잡스’들이다. 동호회장 서민석씨(48)에 따르면,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다.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많다. 이들은 지부 별로 공동 산행(사진)을 한다. 전국 단위로는 월 1회 모여 현장 체험(심마니학교)을 한다.

“심봤다”를 외치고 싶은 사람이 증가한 것은 불황 탓이 크다. 서민석 회장은 “먹고 살기가 어려운가 보다. 직업이 없거나 심마니로 전업하려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도 아마추어 심마니들이 늘어나는 데 한몫을 했다.

서회장은 초보자들에게 안전 사고를 조심하라고 권고한다. 골절상을 입거나, 마음이 급해 발걸음을 빨리 하다 뱀을 밟아 물리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정신교육도 병행한다. 산삼을 로또로 여기지 말라고 당부한다. 가짜 산삼으로 한탕하려는 ‘잡마니’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영화감독 김기덕씨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봤다’. 영화 <빈 집>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위안부 누드로 연예 생명이 위태했던 연예인 이승연씨도 “심봤다”라고 외칠 것 같다.

심마니가 산삼을 찾듯이 ‘정보 사냥’에 나선 이들이 많았다. 경찰은 고구마 줄기처럼 연이어 터져나오는 프로 야구 선수와 연예인 병역 비리를 찾아냈다. 덕분에 사구체신염이라는 질병 이름이 대중화했다. 내·외신들은 북한 량강도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핵실험과 연관짓는 추측 기사를 양산했다. 평양소주 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시판된다니, 외신들은 평양소주 ‘원샷’으로 오보의 쓴맛을 잊는 것이 좋겠다.

어디를 가나 돈이 문제다. 화폐의 액면 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이 화제로 떠올랐다. 네티즌 펀드로 새 영화 <안녕, 형아>를 만들려던 강제규&명필름은 암초를 만났다. 금융감독원이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을 근거로 제작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누리꾼은 네티즌을 뜻하는 순우리말. 국립국어연구원이 대체어로 선정했다(세계를 뜻하는 ‘누리’에 사람을 나타내는 ‘꾼’을 보탠 말). 벨카프는 초가을에 유행하는 패션 키워드. 벨트와 스카프의 합성어로 스카프를 벨트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검은 과부들 은 러시아-체첸 전쟁으로 남편이나 부모·형제를 잃고 테러 조직에 가담하는 여성들을 말한다.

9월 둘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 누리꾼
2. 디노미네이션
3. 평양소주
4. 김기덕
5. 심마니
6. 벨카프
7. 량강도
8. 검은 과부들
9. 네티즌 펀드
10. 사구체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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