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건 서울시장/…화려한 경력 '오염'
  • 고재열 기자 (scoop@e-sisa.co.kr)
  • 승인 2001.05.0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난지도 골프장으로 화려한 경력 '오염'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고 건 서울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여권의 차기 대권 후보감으로 꼽힌다. 이러한 고시장의 화려한 행정 경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시가 난지도에 골프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자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4월19일 난지도 매립지 10만3천평 규모 부지에 9홀 규모의 '생태 대중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서울시가 생태·대중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것에 대해서 어불성설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골프장은 건설과 운영 과정 모두에서 환경 파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생태 골프장'이라는 말은 '건전한 룸살롱'이나 '아름다운 살인'처럼 기만적인 수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난지도 '대중 골프장'에서 골프를 한 번 치려면 약 30년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5년 간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되던 난지도는 매립이 중단된 이후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서울시의 이번 조처는 자연의 자체 치유 능력을 통해 회복 과정에 있는 난지도 생태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서울시의 골프장 건설 결정 과정이 밀실 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 또한 일고 있다. 서울시가 골프장 건설과 관련해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만 전문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환경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행정의 달인이 만든 작품치고는 '생태 대중 골프장'은 어째 조금 엉성한 것 같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