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키워드] 보스만 평결
  • 문정우 기자 (mjw21@e-sisa.co.kr)
  • 승인 2001.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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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에서는 현대판 노예제도 하나가 완전히 폐지되었다. 3월6일 유럽연합(EU)·국제축구연맹(FIFA)·유럽축구연맹(UEFA)이 유럽내 프로 축구 선수의 이적료를 폐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는 유럽사법재판소가 역사적인 '보스만 평결'을 내린 지 6년 만의 일이다.

1990년 벨기에 1부 리그 리에주 클럽의 무명 선수였던 장 마르크 보스만은 이적료 협상이 깨져 프랑스 동키르키 클럽으로 옮기지 못하게 되자 벨기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보스만은 파산과 이혼을 겪으면서도 5년간 끈질긴 법정 투쟁을 벌인 끝에 1995년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이적료 제도 무효 판결을 받아냈다.

구단의 영향력 아래 있는 유럽축구연맹이 이 평결에 강력히 반발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은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유럽연합의 압력에 굴복해 유럽 출신 선수들의 이적료를 폐지했다가 이번에 유럽 내에서 뛰는 축구 선수 전체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고작 선수협의회를 구성하려다 번번이 곤욕을 치르는 우리나라 프로 선수들에게는 실로 '먼 나라' 얘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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