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이는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강아지였다. 담벼락에 뚱하니 고개를 내민 개벽이 사진은 디카족(디지털 카메라족) 확산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네티즌의 인기를 끌었다. 개벽이가 보신탕이 되었다는 소식은 개벽이의 주인이 한 사이트에 소식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공익근무를 하느라 집을 비워 복날 친척 어른을 막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6월15일 열린 개벽이 추모 사이트(kebyuk.mxe.net)에는 추모 글이 2천5백여 개 올라왔다. 개 한 마리 죽었다고 무슨 추모냐고 할지 모르지만, 네티즌의 추모 열기는 진지하다. ‘참여정부는 복날을 없애라’ ‘개벽이를 추모하는 촛불 시위를 열자’ 등 다소 오버하는 글도 올라 있다.
인터넷 주소 창에 ‘맞습니다 맞고요’나 ‘맞습니다’ ‘맞고요’를 쳐 넣으면 어느 홈페이지로 연결될까?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로 연결된다. 지난 6월18일 경기도 남양주에사는 이태용씨(34)가 ‘맞습니다 맞고요’ 등을 청와대 홈페이지 한글 도메인으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국민이 아직도 거리감을 느끼는 청와대에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한글 도메인을 등록했다”라고 말했다.
대북 송금 특검 수사가 한국 사회에 끼친 문화적 영향을 꼽자면, 국민의 시심(詩心)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구속되면서 자신의 심경을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는 시구를 인용해 표현하면서 이 시가 일간지 정치면에 실리기도 했다. 1946년 청록파 시인 조지훈이 발표한 <낙화>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일제 말기 조지훈 시인이 일본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강원도에 피신했을 때 지은 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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