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인가 남성의 자유인가
  • 김은남 기자 (ken@e-sisa.co.kr)
  • 승인 2001.09.1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광수·장정일·이현세·장선우·박진영의 공통점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창작물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 논쟁에 휩쓸린 당사자라는 것, 또 하나는 이들 모두가 남자라는 것. 페미니스트들이 여기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지난 9월1일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는 '표현의 자유 문제, 여성주의자들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페미니즘 웹진 〈언니네〉 주최).


표현의 자유 논쟁에 관한 한, 그간의 전선(戰線)은 단일했다. 청소년 보호를 앞세워 검열과 규제를 정당화하려는 보수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진보 세력. 다른 가치는 여기에 끼여들 틈이 없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이, 문제가 된 창작물에 나타난 남성 예술가의 여성 비하적 시선에 언제까지나 침묵할 수는 없었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들이 '표현의 자유를 적극 옹호하자니 성적 대상화를 간과할 수 없고, 파시즘적 검열·규제를 편들자니 상식과 양심이 용납하지 않는' 딜레마를 벗어나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데서 의미를 갖는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