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 인형이 ‘짱’이야
  • 모스크바·정다원 통신원 ()
  • 승인 2004.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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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러시아
 
로제스트보(크리스마스)와 새해가 가까운 요즘, 러시아 대형 백화점과 메트로·메가·이케아·람스트로 등 대형 소핑몰의 선물 코너는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올해 로제스트보 선물로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물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새해 선물로는 페투초크(수탉) 인형이 인기다. 새해가 ‘닭의 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에도 한국처럼 해를 상징하는 열두 동물이 있다. 해가 바뀌면,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을 선물하는 것이 러시아의 관습이다. 선물 코너마다 유리나 양초로 만든 크고 작은 수탉 인형이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란 깃털로 장식한 앙증맞은 병아리 인형도 덩달아 나와 손님의 손길을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러시아에서 최고의 선물은 꽃이다. 러시아인들은 책·화장품(향수)·장식품·식기 세트·침구류·꽃·초콜릿 등을 선물로 즐겨 주고받지만, 이 중에서도 꽃을 가장 좋아한다. 추운 나라여서 꽃이 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인들은 꽃 중에서도 장미꽃을 제일로 친다. 남의 집에 초대받으면 손님은 ‘안방 마님’에게 으레 꽃을 내놓는다. ‘여성의 날’이나 생일 선물로도 꽃은 인기가 높다. 꽃은 젊은 남성이 애인에게 구애의 표시로 선물하기도 한다.

그런데 꽃을 선물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선물용 꽃은 반드시 생화여야 하며, 뿌리가 잘린 꽃이어야 한다. 한국에서 세뱃돈 줄 때 대부분 액수를 홀수로 맞추듯이, 러시아인은 꽃을 선물할 때 홀수로 선물한다. 짝수 송이나 조화(造花)는 장례식용으로만 쓴다.

러시아 가정에 초대받았을 때에는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예의다. 대개 꽃을 선물하지만, 집들이나 결혼식에는 살림살이에 필요한 가정용품도 선물이 될 수 있다. 이 외에 남에게 도움 받았을 때에 선물로 답례하는 것도 예의다. 이 경우 포도주·초콜릿(사탕)·향수·꽃이 단골 메뉴다.

선물로 부적합한 ‘금기 품목’도 있다. 포크나 바늘 등 날카로운 물건이나, 손수건이 바로 그것이다. 미신을 신봉하는 러시아의 이교도적 관습에서 비롯한 것이다. 속옷·스타킹·양말은 가족이나 친한 사람 이외의 사람에게 선물하면 결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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