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이 벌써 저 자리에?”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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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김종민 ‘초고속 승진’…진대제·김하중 ‘최장수’
참여정부 2기 내각에서 가장 주목된 사람이 진대제 장관이다. 참여정부 출범 당시 국무위원 가운데 교체 기간 없이 유일하게 잔류한 ‘최장수 장관’이기 때문이다. 장관 가운데는 김진표 교육 부총리도 주목할 만하다. 출범 때 경제 부총리를 맡았던 김장관은 ‘부총리 2관왕’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참여정부 외교 안보 라인에서는 장수하는 요직이 눈에 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외교보좌관으로 재직하다가 승진했다. ‘청와대의 진대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한 자리를 계속 지키며 외교 안보 라인의 터주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고영구 국정원장도 노태통령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국정원을 찾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원은) 100점이다”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김하중 주중대사는 2001년 10월 국민의정부 시절 베이징에 부임한 이래 5년차 주중대사로 장수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초고속으로 승진한 대표적 인사는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과 허준영 경찰청장. 김대변인은 2004년 5월 행정관(3급)에서 상근 부대변인(2급 비서관)에 발탁되고, 한 달여 만에 대변인(1급 상당)으로 임명되었다. 초고속 2단계 승진으로 역대 최연소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허준영 경찰청장도 참여정부 들어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렸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 치안비서관으로 발탁되었다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으로 임명되었다.

청와대에서는 참여정부 출범 때 있었던 ‘그때 그 사람들’이 눈에 띈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민정수석’으로 한 사람이 세 번이나 수석을 맡는 기록을 세웠다. 최근 <월간중앙>이 정치부 기자 1백6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문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출범 당시 재직했던 청와대 386 비서관 가운데는 윤태영 제1부속실장과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이 남아 있다. 윤태영 제1부속실장은 송경희 대변인 이후 대변인을 맡았고, 노무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은 의전 비서관이었다가 자리 이동을 했다.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은 청와대가 수석과 비서관 인사를 하면서 ‘돌려막기’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 철학을 잘 아는 사람이 대통령 곁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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