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뇌사 국회' 일단 깨어났지만···
  • 崔 進 기자 ()
  • 승인 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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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자유 경선, 또 다른 여 · 야 대립 예고
파행 기간에 제50회 제헌절을 맞아, 국민들에게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여준 국회가 언제나 제자리를 찾을 것인가. 이래저래 꽉 막혀 오도가도 못하던 국회가 가까스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온갖 비난 여론에도 꿈쩍하지 않던 ‘철판 국회’가 대통령이 국회의장 자유 투표를 수용하겠다고 하자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사람들은 국회가 뇌사 상태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잘하면 이번 주말께 국회가 다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남아 있다. 자유 경선으로 뽑는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의장 선거는 그동안 질질 끌어 온 원 구성 싸움의 최종 승자가 어느 쪽이냐를 결판 낸다. 나아가 후반기 국회 주도권과 JP 총리 인준 문제 등과 맞물려 여·야 모두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 볼거리는 한나라당의 의장 후보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에서는 5명이 넘는 중진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판이다. 반면에 일찌감치 ‘박준규 카드’를 내놓은 국민회의는 야당 이탈표를 기대하면서 자민련을 다독이고 있다. 국민회의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자민련은 JP 총리 인준을 당위로 내세우며 마지막까지 주판알을 튀기고 있다.

여·야가 과반수 의석에 턱걸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의장 선거는 소속 의원 이탈 여부에 따라 간발의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각종 개혁 입법과 민생 법안 등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국회가 또다시 뇌사 상태에 빠지지 않기를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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