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피서지 베스트7
  • 글ㆍ사진/유연태(여행작가) ()
  • 승인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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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모대/궁평리/제부도 수도권에 감춰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멀티 트래블’이 제격이다. 한 군데 머무르지 말고 온 가족이 다양한 체험을 하자는 것이 멀티 트래블의 핵심이다. 산과 물을 줄기고 문화 체험까지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아직은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짜증도 덜하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시사저널>은 올여름 가볼만한 알짜배기 피서지 7군데와 2박3일 또는 3박4일 간의 휴가를 가장 실속있게 사용할 수 있는 여행계획을 소개한다.
<편집자>

왕모대 포구: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용두1리 왕모대 포구로 가는 길은 동해안이나 남해안의 절경 지대와는 또 다른 맛을 안겨준다.

시원하게 뚫린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벼가 쑥쑥 자라고 있는 논길이며 포도가 영글고 있는 과수원길, 무꽃이 하얗게 핀 아기자기한 들판을 지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야트막한 고개를 넘기도 한다. 길이 좁아서 차 2대가 지나치기도 어렵다. 그렇게 궁평리로 가는 지방 도로에서 벗어나 소로를 달리기를 10여 분. 마침내 길은 끝나고 갯내음이 코를 간지럽히기 시작한다. 왕모대에 도착한 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용두리 물량장과 용머리바위를 지나면 시멘트로 만든 선착장이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다. 이 선착장 동쪽은 어선들이 정박하는 곳이고 서쪽은 선박수리소가 들어서 있다. 그 앞에는 약간의 모래자갈밭이 형성되어 있다. 아쉽게도 해수욕을 즐길 만한 장소는 없다.

선착장이 시작되는 곳에는 용머리 모양을 한 바위가 2백∼3백 년 된 해송을 머리에 이고 불쑥 솟아 있을 뿐, 사방을 둘러보아도 눈에 들어오는 것 모두가 서정적이다. 물이 빠지면 개펄이 넓디 넓게 전개된다. 밀물 때를 맞춰 어선들이 들어오면 갈매기떼들이 먹이를 찾아 배 주위를 줄기차게 선회한다.

왕모대에는 횟집이 6~7개 있다. 서울횟집·바다횟집·왕모대횟집·해양횟집·용궁횟집·호남횟집·수원횟집의 간판이 물량장에서부터 마을 쪽으로 죽 늘어서 있다. 어느 집을 들어가건 놀래미·도다리·광어·우럭·농어 회와 모듬회 등을 맛볼 수 있고, 꽃게탕·꽃게찜·대하찜도 놓치기 아까운 먹거리들이다.

주말마다 이 동네 주차장은 젓갈이며 생선 등을 사가려는 가족들이 몰고온 차로 꽉 찬다. 알뜰 주부들은 미리 물때까지 알아두었다가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왕모대로 들어오기도 한다. 새우젓·낙지·조개는 사철 구입이 가능하고, 김장철이면 점이 찍혀 있는 봉댕이새우젓, 8월부터는 황석어젓과 추젓을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사강에서 궁평리로 가다가 왕모대 방면으로 좌회전해 5백m만 들어가면 ‘마술피리’라는 전원카페를 만난다. 농원 땅 3만여 평 가운데 카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삼림욕장을 포함해 9천평이다. 전화 0339-57-4832.



궁평리 관광 어촌:옛날 궁궐에서 관리하던 전답이 많아 궁평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서해와 남양만 사이로 튀어나와 작은 반도를 이루고 있다. 309번 지방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해안 초소에 닿게 되므로 그 전에 도로 우측에 붙은 궁평리 관광 어촌 안내판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설령 이 안내판을 못보고 해안 초소 방면으로 더 갔다 해도 LG주유소 못미처 우측길로 꺾어지면 이내 궁평리 관광 어촌에 당도한다. 해안 초소에서 더 들어가면 궁평리 포구가 나오는데 이곳은 바다 낚시나 입파도(일명 입화도) 유람을 떠나려는 사람 외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관광 어촌 내에는 식당과 매점이 40여개, 숙박 시설이 15개 정도 들어서 있다. 주차장은 널찍한 편이다. 주차장 초입의 안양상회(0339-57-7613) 옆이나 더 안쪽으로 들어선 숙박 지구 앞으로는 궁평리 해수욕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는 아직 해안과 소나무숲에 철조망이 쳐져 있어 아쉬움을 던져준다.

궁평리 해수욕장의 백사장 길이는 1.4㎞, 너비는 60m이며, 해안을 따라 35년에 식재된 해송과 육송이 1만5천㎡ 규모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궁평리 해수욕장은 서해안 치고는 물이 깨끗한 편이며, 식수대·샤워실·화장실 등 편의 시설을 고루 갖추었다. 입파도행 유람선을 빌리는 데는 30만원 가량 소요되며 승선 인원은 30명. 낚시가 목적이라면 10명 정도만 태운다. 입파도까지는 30분 가량 걸린다. 이 섬은 당진에서도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제부도:최근 들어 제부도 일주 도로가 완성되어 나들이객이 부쩍 늘었다. 제부도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물때를 알아야 한다. 문의 전화는 민박을 겸한 제부상회(0339-57-2154)나 수협 서신출장소(0339-57-7211)로 한다.

진도 앞바다는 1년에 한 번뿐이지만,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제부도는 하루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섬이다. 물때를 맞춰 섬으로 들어가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깨끗한 백사장과 이 섬의 명물 매바위가 여름 바다의 낭만과 운치를 만끽하게 해준다.

제부도는 대부도와 연륙 도로로 연결되어 있고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에다 싱싱한 해산물까지 맛볼 수 있어 수도권의 1급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명소다.

제부도 서쪽편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길이가 2.5㎞인데, 조개껍질이 섞인 모래밭이다. 8㎞인 섬 주변 해안 일주 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매바위·백사장·횟집촌 등 볼거리도 심심치 않다. 매바위 부근에서는 개펄 탐사가 가능하다.

썰물 때에는 승용차가 개펄 한가운데까지 들어갈 수 있다. 바위와 모래로 형성된 길이 나있기 때문이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비봉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306번 지방 도로를 타고 남양리를 거쳐 송산면 사강까지 간다. 이어 309번 지방 도로로 바꾸어 궁평리 방면으로 달린다.

◆숙박:왕모대 포구 주변에는 숙박할 만한 곳이 없다. 제부도에 들어가야 숙박 시설이 있다. 황포돛대회센터(0339-57-2509) 제부도용궁회센터(0339-57-9474) 어부횟집(0339-57-4992) 등이 음식점 겸 숙박 영업을 한다.

◆맛집:왕모대 포구 주차장 앞 해양횟집(0339-57-6018)은 회를 먹는 자리가 2층에 마련되어 전망이 시원하다. 음식을 주문하면 박하지게로 담근 게장이 딸려나와 미각을 살려준다.

2박3일 일정 짜기

첫째날:왕모대 포구에서 살아 있는 개펄을 만나보고 오후 느지막히 궁평리로 이동한다.

둘째날:궁평리 해수욕장에서 온종일 가족과 수영을 즐긴다.

셋째날:짐을 챙겨 제부도로 이동해 작은 섬을 일주하거나 제부도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한번 더 즐긴 뒤 대부도 입구 탄도횟집촌을 방문한다.
내린천 드라이브:내린천은 강원도 양양의 복룡산에서 발원해 소계방산에서 나오는 계방천과 현리의 방태천이 합류해 50여㎞를 흘러내려 소양강 상류 합강에 이르는 하천이다. 내린천의 기점은 홍천군 내면 광원리 오대산 합류점이며, 종점은 인제군 기린면 현리 소양강 합류점이다.

내린천이란 이름은 내면과 기린면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딴 것이다. 병풍 같은 기암괴석과 은빛 백사장, 자갈밭이 1급수를 따라 속속 펼쳐져 천변을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도시 생활에 찌든 스트레스가 일거에 날아가 버린다. 내린천 바로 옆을 따라 건설된 31번 국도는 현리∼하남리∼상남리∼율전까지 완벽하게 포장되어 있어 드라이브에 어려움이 없다.

내린천 나들이는 수도권에서 접근할 경우 인제군청을 지난 합강교로 잡는 것이 편하다. 소양강과 내린천이 만나는 합강교를 건너면 고사리 관광농원에 이르기까지 합강 유원지·내린천 계곡·피아시 유원지가 번갈아 나타난다. 도로변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강으로 내려가면 그곳이 곧 1급 피서지이다.

현리의 기린면사무소를 지나면 좌회전 길이 나온다. 방대천변을 따라 개설된 이 길을 타고 가면 진동 계곡(일명 추대 계곡)과 방동약수, 방태산 자연휴양림에 갈 수 있다. 31번 국도는 상남리에서 또 다른 좌회전 길을 만난다. 미산 계곡과 개인약수로 들어가는 진입로이다. 현재 내린천을 따라 인제군 미산리와 홍천군 생둔(살둔) 마을을 잇는 도로의 확·포장 공사가 진행 중이라서 승용차는 미산리 남전동까지 들어가는 것이 좋다.

방동약수와 방태산 휴양림:현리에서 내린천은 방대천을 만난다. 현리의 방대교에서 방동약수와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방동교까지는 7.6㎞. 다리를 건너면 길이 Y자로 갈린다. 왼쪽은 방동약수행, 오른쪽은 방태산 자연휴양림행이다. 방동약수는 1670년 무렵 어느 심마니가 발견했다고 하는데, 무색 투명의 광천수로 천연가스를 함유해, 급성 위장병과 신경쇠약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 5월 개장한 방태산 자연휴양림은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한적한 피서지이다. 방동교에서 매표소를 지나 통나무집 숙소까지는 7.9㎞ 거리이다. 구룡덕봉(1,338.4m)과 주억봉(1,443.7m) 사이 계곡에 자리잡아 사계절 내내 수량이 풍부하고 수종 또한 다양하다. 특히 마당바위와 계단폭포(일명 2단폭포)는 절경 지대로 여름철 무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어 계곡물은 그대로 식수로 이용해도 좋다. 이곳 휴양림에 분포된 수종은 주목·전나무·소나무 같은 침엽수와 참나무·피나무·박달나무 같은 활엽수이다. 이밖에 산림문화휴양관이라는 이름의 통나무집·야영테크·오토캠핑장·정자·산책로 등이 주요 시설이다. 통나무집 이용료는 2층 방이 6만원, 1층 방이 5만원이다. 전화 0365-461-8590.

방동약수와 방태산 휴양림으로 들어가는 방동교 앞 갈림길에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포장 도로를 따라 내처 달리면 진동 계곡으로 갈 수 있다. 진동 계곡은 인제군 기린면 일대의 수많은 골짜기 중 교통이 불편해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경관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모래소와 살둔 계곡:내린천 상류에 해당하는 모래소로 가려면, 일반 승용차를 운전하는 가족은 상남에서 남쪽의 율전으로 내려와 좌회전한 뒤 홍천군 내면 창촌리까지 와서 56번 국도로 갈아 타고 북진한다. 창촌에서 모래소로 좌회전하는 지점까지의 거리는 9.8㎞이고 이곳에서 모래소 계곡까지는 1㎞이다. 도로변 공터에 차를 대고 천변으로 내려가면 상당히 너른 소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모래소이다. 물빛은 푸르다 못해 검은 색을 띨 정도이다. 수영과 낚시는 금지되어 있으므로 물가에서 등목을 하는 정도로 아쉬움을 달래도록 한다.

모래소에서 내린천을 따라 미산 계곡 방면으로 들어가면 도로는 생둔2교에서 끝난다. 조금 포장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도로공사 안전상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생둔은 행정 지명이고 이곳 사람들은 살둔이라고 부른다. 생둔2교 양쪽 옆으로도 전혀 오염되지 않은 계곡이 피서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래소 계곡 입구에서 생둔2교까지의 거리는 7.3㎞이다. 굳이 이곳에서 피서를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한번쯤은 오지의 비경을 감상해 보는 것이 좋겠다. 모래소 입구에서 계속 북진하면 삼봉 휴양림이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는 길:서울에서 인제까지는 홍천을 거치는 44번 국도, 인제에서 현리 방면으로는 31번 국도를 이용한다. 모래소 계곡으로 먼저 가려면 홍천에서 우회전하여 56번 국도를 타거나 영동고속도로 속사 교차로에서 이승복 반공기념관과 운두령을 넘어간다.

서울 상봉동이나 구의동 터미널에서는 인제까지 직행 버스가 다닌다. 인제에서 현리까지는 시내 버스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숙박:만일 방태산 휴양림의 숙박 시설이 모두 예약되었거나 이용료가 비싸다고 느껴지면 휴양림 입구의 왕솔 민박을 찾아가본다. 이 집은 수도권 인근의 카페처럼 황토로만 지은데다 지붕에는 깨어진 항아리 조각들을 얹어 운치가 있다. 전화 0365-461-5974.

모래소 계곡 초입에는 솔마을이라는 민박 겸 식당이 있다. 식당 건물 2층에 방이 5개 있고 천변에는 방갈로가 7개 지어져 있다. 방값은 7평짜리가 7만원, 취사 시설이 완비된 15평짜리가 12만원이다. 전화 0366-32-5466.

◆맛집:고사리 관광농원은 인제 합강대교에서 5.9km 떨어진 곳에 있다. 다섯 가구가 고사리 관광농원의 멤버이다. 이 가운데 이태성씨가 맡고 있는 집이 대표 격으로, 식당과 민박 영업을 함께 하고 있다. 닭백숙과 닭볶음은 각각 2만5천원, 오리백숙·오리탕·오리숯불구이는 3만원씩 받는다.

농원 뒤의 밭 2천평에서는 찰옥수수가 한창 자라고 있다. 7월 말~8월 중순이 수확기인데, 이때 가면 고소한 맛이 알알이 박힌 찰옥수수를 싸게 살 수 있다. 이태성씨 식당 한켠에는 앵두 아카시아꽃 돌배 마가목 산머루 다래 들포도 구엽초 맨드라미 자연송이 등으로 담근 과실주가 즐비하게 놓여 있어 원하는 손님들에게 팔기도 한다. 전화 0365-461-1369.

3박4일 일정 짜기

첫째날:인제까지 간 후 내린천 상류로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이 날의 숙소는 방태산 휴양림 통나무집이나 그 입구의 왕솔 민박으로 정한다.

둘째날:진동 계곡이나 방동약수에 들렀다가 방태산 휴양림을 샅샅이 다녀본다.

셋째날:모래소와 살둔 계곡 방면으로 이동해 천변에 터를 잡고 온가족이 시원하게 하루를 더 보낸다.

넷째날: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삼봉 휴양림과 삼봉약수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변산 반도 일주:전라북도에 있는 변산 반도 국립공원은 내변산의 무공해 비경, 곰소 만의 바다, 채석강의 단애를 두루 구경할 수 있는 여행 코스이다. 해안선을 따라 돌다 보면 절경이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마음을 끈다.

호남 고속도로 정읍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고부·줄포를 거쳐 영전 삼거리에서부터 변산 반도 일주가 시작된다. 30번 도로를 타고 왼쪽으로 곰소 만을 바라보며 4.8㎞를 가면 내소사 입구에 닿는다. 이곳은 내변산 일대 등산 기점이어서 매표소에서 관광 및 등산안내도를 받을 수 있다. 내소사는 변산 반도 남쪽 능가산 관음봉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창건된 이후 조선조 인조 11년(1633년)에 중건되었다. 보물 제291호로 지정된 대웅보전, 보물 제277호인 고려 동종, 보물 제278호인 <금자화엄경> 및 <법화경>이 보존되어 있다.

내소사에서 10㎞ 더 서쪽으로 가면 바다낚싯배가 많은 왕포 부락 입구이다. 낚시를 즐기려면 낚시배를 빌리고, 회를 맛보려면 부안군 지정 모범 음식점 선장횟집을 찾는다. 풍광이 수려한 모항 해수욕장 입구에 이르면 해안가 벼랑 위에 아담하게 지어진 모항레저(0683-84-8867)를 만날 수 있다. 숙박도 가능한 이 식당에서는 모듬회가 일품이다. 6㎞ 가량 채석강 방면으로 가면 상록 해수욕장이다.

변산 해수욕장이 규모가 크고 사람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라면, 채석강을 낀 격포 해수욕장은 연중 여행객이 끊이지 않아 편의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이에 비해 상록 해수욕장은 규모는 비록 작지만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갯바위 너머로 인근 작은 해안들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모항레저에서 변산해수욕장까지는 16㎞, 채석강까지는 6㎞이다. 왕포 부락에서 16㎞를 달리면 채석강이 나온다. 채석강은 격포 해수욕장 바로 옆의 암벽 지대로 수성암 단층이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고창 읍내:선운사 동백꽃, 모양성, 신재효의 판소리 여섯 마당. 고창 하면 쉽사리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시적 이미지들이다. 그런 까닭에 고창 땅은 사철 문화 답사차 찾아온 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라북도 서쪽 지역 남쪽 끝에 있지만 수도권에서 1박2일 코스로 무난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창군은 백제 때에는 모양부리현이라 불렸고 통일 신라 때에는 고창현으로 바뀌어 불렸다. 고창의 별칭인 ‘모양’이라는 이름은 이런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고창은 종교 교육 건축 민속 인물 등 이곳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극명하게 조명하는 다양한 문화재를 지니고 있다. 고창 읍내에 들러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곳은 고창 읍성이다.

흔히 모양성이라고도 불리는 고창 읍성은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전라도민들이 축성한 자연석 성곽이다. 나주 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되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 기지로 만들어진 읍성이다. 사적 제145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성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성곽의 원형이 거의 보존되어 있어 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부녀자들에 의해 전승되는 성 밟기 민속이 전하고 있어 더욱 유명하다. 성의 둘레 1천6백84m, 높이 4∼6m,면적은 5만여 평이다.

이곳 전설에 따르면, 고창 읍내 서북쪽 서산고성은 남자가, 모양성은 여자가 쌓기로 내기를 했는데, 부녀자를 무시한 남자들은 술만 마시며 시간을 보내 서산고성을 다 쌓지 못해 아직도 미완성이고 모양성은 축성을 마쳤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음력 윤달이면 소복 차림 부녀자들이 돌을 머리에 얹고 성벽을 도는 풍습이 전한다. 관람료는 어른 2백20원, 청소년과 어린이 1백10원, 주차료 5백원이며, 결혼식 전에 사진을 찍는 경우 5만원을 받는다(고창읍성관리사무소 0677-61-1022).

선운산 도립 공원:고창 읍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달리면 선운산 도립 공원에 닿는다. 호남의 내금강이라고 불리는 선운산은 79년에 도립 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도솔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관리사무소 0677-63-3450). 선운산에는 하늘과 바다가 한 빛으로 붉게 물들어 태양이 바닷물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낙조대,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와 놀고 갔다는 선학암과 만월대, 천왕봉 등 많은 명소가 있다. 선운사는 극락교에서부터 천왕문·만세루·대웅보전이 일직선으로 배치된 것이 특이하다. 이 절은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와 신라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도립 공원 입구에서 22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계속 가면 차로 20분 거리에 해리면의 동호 해수욕장, 30분 거리에 상하면의 구시포 해수욕장이 나온다. 동호 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1.5㎞, 구시포는 백사장 길이가 4㎞이다. 구시포가 동호보다 한적하다는 소문이 퍼지자 작년에는 구시포에 피서객이 더 몰리기도 했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 는 길:서울에서 변산 반도로 갈 경우 호남 고속도로 태인 인터체인지에서 부안으로 곧장 들어갈 수 있으며, 전주에서 김제·부안을 거쳐 30번 국도를 따라가도 된다. 부안에서의 귀경길은 태인 인터체인지로 잡지 말고 김제 인터체인지로 가야 거리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고창부터 가는 길은 호남 고속도로 정읍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22번 국도를 탄 후 흥덕리에서 23번 국도로 남하하면 고창에 닿는다. 피서철에는 고창버스터미널(0677-63-3344)에서 동호 해수욕장과 구시포 해수욕장으로 버스가 수시 출발한다.

◆숙박:고창 터미널 부근에 성일장(0677-64-4567) 등 장급 여관이 많다. 변산에는 여관 50여 곳, 여인숙 30여 곳이 있으며 내소사 입구에는 내소산장(0683-82-7281)이 있다.

◆맛집:부안 읍내에서는 계화회관(0683-84-3075)에 들러 보도록 한다. 여기서는 백합조개를 이용한 회·샤브샤브·백합구이 등을 자랑한다. 선운산 산새도호텔 내 한식당에서는 고창 특미인 장어구이 정식을 맛볼 수 있다.

3박4일 일정 짜기

첫째날:내소사·채석강 등을 둘러보는 변산 반도 일주 여행에 나선다

둘째날:고창 읍내에서 문화 유적을 답사한 후 선운산 도립공원으로 들어간다.

셋째날:동호 해수욕장이나 구시포 해수욕장에서 식구들과 온종일 해수욕 및 선탠을 즐긴다.

넷째날:전남 장성 백양사에 들러 귀가한다.
냉풍욕장: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의 냉풍욕장. 이곳 온도는 1년 내내 섭씨 12도 안팎을 유지한다. 충남 보령시 대천역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청양 방면으로 가다 보면 드넓은 청천 저수지가 보인다. 저수지 상류 부근 청보 초등학교 못미처 오른쪽으로 난 샛길에 냉풍욕장으로 들어가는 길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88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처로 이 지역 탄광은 문을 닫았다. 92년 보령시는 폐쇄된 탄광의 냉풍을 이용해 양송이버섯을 기르는 냉풍 농장으로 꾸몄다. 이어 93년 7월에는 냉풍욕장을 겸하도록 개발했다.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자 간이 식당과 탄광 유물 및 사진 전시관도 설치했다. 지하 수백m, 깊게는 수㎞까지 이어진 탄광 갱도에서는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나오고 겨울에는 지상 공기를 흡입한다.

관광객을 위한 냉풍욕장은 길이 2백m쯤 되는 조립식 터널이다. 욕장의 한쪽 끝은 찬바람 굴에서 쏟아져나오는 지하 바람을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졌다.

이 바람은 냉풍욕장을 찾는 관광객과 양송이 재배장으로 보내진다. 전화 창원농장 0452-31-2368.

성주사지:보령에서 부여 방면으로 가다가 성주 터널을 지나 성주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심연동 계곡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성주사지를 만난다. 성주사는 신라 말기 구산선문 중 하나로 이름 높았던 곳이지만, 이제는 탑비와 석탑만이 남아 옛 영화를 겨우 짐작케 한다. 석탑 4기와 탑비 1기, 석불입상, 9천평 터에 산재한 고대 기와 조각 등이 답사객을 반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성주사는 백제 법왕 때 오합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 법왕이 왕자일 때 삼국 전쟁으로 희생된 전몰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뜻으로 세운 절이었으므로 창건 당시부터 백제의 중심 사찰이었던 셈이다. 사적 307호로 지정된 성주사지에는 현재 국보 8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 보물 19호 5층석탑, 보물 20호 중앙3층석탑 등이 있다. 성주사지에서 나와 석탄박물관 쪽으로 1㎞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성주산 휴양림(0452-30-3529)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는 길:서울에서 냉풍욕장으로 갈 경우 예산과 예당 저수지를 거쳐 619번 지방 도로를 따라 보령 방면으로 내려가면 청양군 화성면에서 36번 국도를 만난다. 계속 내려가다 청보초등학교 입구에서 좌회전해 의평지를 오른쪽에 끼고 2㎞ 가량 산쪽으로 올라가면 냉풍욕장에 도착한다.

◆숙박:보령 시내와 대천 해수욕장 주변에 숙박 시설이 풍부하다.

◆맛집:보령시내에서 대천해수욕장 방면으로 10㎞쯤 가다보면 오른쪽에 대천 관광농원이 있다. 농원 주인 안만수씨에게 미리 연락하면 전날 대천항에서 싱싱한 꽃게를 사다가 찜과 탕으로 요리해 준다. 전화 0452-33-8542.

2박3일 일정 짜기

첫째날:청라 냉풍욕장에 들러 더위를 식히고 대천 해수욕장이나 무창포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둘째날: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섬이 그리운 사람은 대천 항에서 가까운 원산도나 삽시도로 가본다.

셋째날:보령의 성주사지와 인근 석탄박물관, 성주산 휴양림을 둘러본다.
보길도:전라남도 완도군에 딸린 보길도는 낭만과 운치가 넘치는 문학 속의 섬이다. 조선시대의 대문장가인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만들어진 무대이다. 보길도는 중리 해수욕장, 예송리 해수욕장과 상록수림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보길도 청별 선착장에서 왼쪽 길을 따라 1.5㎞ 가다가 다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3㎞ 가면 보길동초등학교 앞에 중리 해수욕장이 나온다. 1㎞ 정도 깔려 있는 모래밭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워 모래찜질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완만한 경사와 평균 수심 1.5m 안팎으로 초심자나 어린이도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예송리 해수욕장은 청별 선착장에서 왼쪽 길을 따라 4.6㎞ 가면 나타난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울창하고 해안에는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이 늘어서 있다. 모래 대신 바둑알 크기의 곱고 둥근 돌이 모래처럼 깔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길도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부용동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고 항상 맑은 기운이 감도는 곳이다. 윤선도는 인조대왕이 청나라에 항복한 것을 한탄하며 세상을 등지겠다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향했다. 그러다 보길도를 지날 무렵 폭풍을 만나 잠시 상륙했다가 그만 산수 절경에 취해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찾아낸 거처가 바로 부용동이다.

윤선도는 51세에 보길도에 첫발을 디딘 이후 85세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부용동에 머무르면서 <어부사시사>와 한시 32편을 남겼고 우리 전통 조경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세연정’을 건축했다.

보길도 청별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1.3㎞ 가면 부용동의 초입인 세연정에 닿는다. 세연이란 주변 경관이 깨끗하고 단정해서 마음이 즐거워지는 곳이라는 뜻. 골짜기 물을 돌둑으로 막아 연못(세연지)을 만들고 다시 그 물을 끌어들여 인공 연못(회수담)을 만든 후, 두 연못 사이의 인공 섬에 정자(세연정)를 놓아 주변의 다양한 경관을 누릴 수 있게 했다.

해남 대둔사(대흥사):해남에 있는 윤선도의 유적지인 녹우당을 들러 두륜산 도립 공원으로 향하면 대둔사(일명 대흥사)에 당도한다. 이 사찰은 백제 성왕 22년(544)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한때 서산대사가 머물렀던 유서 깊은 곳이다.

서산대사는 묘향산 보현사에서 선조 37년(1605년)에 입적하면서 ‘대둔사만이 병란을 비롯하여 3재가 미치지 않고 만년이 지나도록 파괴되지 않을 곳이니 나의 가사와 유물들을 대둔사에 보관하라’는 말을 남겼다. 사실 이곳은 임진왜란이나 한국전쟁 때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대둔사 입구의 유선여관(0634-34-6005)은 영화 <서편제>를 촬영한 무대이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는 길:보길도에 차를 갖고 들어가려면 완도항(0633-52-0117)이나 해남 토말 선착장(0634-33-4269)에서 배를 탄다.

◆숙박:부용리에서 김용길씨(0633-53-6222), 예송리에서 김종율씨(53-6410)가 민박을 운영한다.

◆맛집:청별리 선창가 관광식당(0633-54-1624)에서 세발낙지를 맛볼 수 있다.

3박4일 일정 짜기

첫째날:먼저 해남으로 내려가서 두륜산 대둔사를 찾아본다.

둘째날:아침 일찍 보길도로 들어가 부용동을 답사하고 예송리를 거쳐 중리 해수욕장에서 여장을 푼다.

셋째날:해수욕을 마치고 완도로 나온다.

넷째날:완도수목원이나 장도 청해진 유적지를 들렀다가 귀가길에 오른다.
부곡계곡:영동 고속도로 새말 톨게이트에서 강릉 방면으로 5∼8분 정도 달리면 새말 휴게소에 닿는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42번 국도를 타고 안흥 방면으로 달리다가 새말 관광농원 안내판을 지나친 뒤 전재를 넘으면 안흥면의 안흥교에 닿는다.

이 다리를 지나자마자 곧바로 우회전해 강림면 방향으로 달리면 남한강 상류인 주천강을 끼고 달리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강변 곳곳에는 천렵을 즐기는 가족들, 텐트를 치고 이른 피서에 몰두한 연인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10㎞ 가량 달리면 노고소를 지나 태종대에 도착한다. 횡성이 자랑하는 천혜의 피서지인 부곡 계곡은 강림천을 따라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부곡 저수지까지 장장 6∼7㎞ 가량 전개된다.

강림천은 향로봉에서 발원해 강림중학교 앞에 이르러 주천강과 합류한다. 태종대 입구부터는 비포장길이어서 다소 불편하지만 승용차가 달려도 전혀 무리 없는 길이다. 계곡에는 곳곳에 차를 댈 공간이 많고 쉼터로 쓸 만한 바위 지대가 널려 있어 인파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계곡욕을 즐길 수 있다.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어 계곡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계곡에는 상점 같은 시설이 거의 없으므로 미리 안흥면이나 강림리에서 먹을 것이며 마실 것들을 준비해 가도록 한다. 계곡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치악산 산그림자에 가려 기온이 상승할 줄 모른다.

태종대와 노고소:부곡 계곡 들머리의 태종대. 이곳은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KBS의 역사 드라마 <용의 눈물>의 여러 장면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바로 이곳이 조선조 태종과 관계된 유적지이다.

조선 시대 초기 태종은 그가 어릴 적 글을 가르쳤던 옛 스승인 운곡 원천석에게 다시 관직을 주고 정사를 함께 의논하기 위해 그가 숨어 사는 원주땅을 찾아 이곳까지 왔다. 그러나 원천석은 이를 미리 알고 치악산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태종은 스승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때 태종이 머무르던 곳을 태종대라 하고 ‘주필대’라는 비를 세웠다.

원천석은 고려가 망하자 두 나라를 섬길 수 없다고 하여 벼슬 자리도 마다하고 치악산에 숨어 산 절개 굳은 학자이다. 현재의 정각은 18년에 중건한 것으로, 규모는 정면과 측면 각 한 칸씩 사각 지붕 양식으로 되어 있다. 태종대는 강림천변 절벽에 자리잡아 부곡 계곡 일대가 시원스레 보인다.

원천석이 있는 곳을 알면서도 숨기고 알려주지 않은 어느 할미가 임금을 속인 것을 죄스럽게 여기고 빠져 죽었다는 곳이 할미소(일명 노고소)이다. 할미소가 있는 아스팔트 도로변에는 ‘노고소’라는 안내판이 있다. 소 아래로는 노고소교가 놓여 있다. 태종대는 이 할미소에서 부곡 계곡 안으로 5백m 들어간 곳에 있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는 길:영동 고속도로 새말 톨게이트~새말휴게소~42번 국도를 타면 새말 관광농원 입구와 전재라는 고개를 넘어 안흥교에 다다른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부곡 계곡과 태종대로 갈 수 있다. 계속 42번 국도를 타면 평창과 정선으로 이어진다.

◆숙박:부곡 계곡 입구 태종대 주위에는 태종대막국수(0372-42-7443) 태종대민박하우스(0372-42-7465) 식당과 민박집이 영업 중이다.

◆맛집:새말 휴게소에서 구룡사 입구를 지나 원주시로 가면 원주고등학교 맞은편에 복추어탕집이 있다. 전화 0371-763-7987.

2박3일 일정 짜기

첫째날:먼저 치악산 구룡사에 들렀다가 부곡 계곡으로 이동한다.

둘째날:노고소·태종대를 거쳐 부곡 계곡에서 더위를 식힌다.

셋째날:아침 일찍 계곡을 빠져나와 봉평의 이효석 생가를 들렀다가 돌아간다.
용화·장호 해수욕장:마라톤의 영웅 황영조의 고향인 문암동을 나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용화 해수욕장·장호 해수욕장·해신당·임원항·호산 해수욕장이 로드 무비의 한 장면처럼 이어진다. 해안 풍경에 멀미가 나면 삼척시 도계읍으로 깊숙이 달려가 강원도 화전민의 거처를 상징하는 너와집을 구경하도록 한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위치한 용화 해수욕장은 삼척시에서 ‘동해안 제1경’으로 내세울 정도로 빼어난 해상 경관을 자랑한다. 짙은 코발트색 바다와 해안 절벽, 송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이곳은 국민관광지 제7호로 지정되었으나 강릉 등지의 유명 해수욕장에 밀려 한적한 곳을 골라 찾는 피서객들에게만 각광받아 왔다. 백사장 길이는 8백m, 해변과 민박촌 사이에는 음식점들과 텐트촌이 형성된다.

용화 해수욕장은 완만한 경사와 1m 안팎의 수심, 잔잔한 파도에 바람이 적은 편이며, 바다에 조개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조개잡이도 재미있다. 해수욕장 옆으로는 용화천이 흘러 민물로 샤워할 수도 있다.

용화 해수욕장에서 2백m 떨어진 곳에는 장호 해수욕장이 있어 두 곳을 번갈아가며 다니는 것도 독특한 재미이다. 장호 해수욕장은 동해 일출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장호항 앞에는 소나무 군락을 이룬 월미도가 바다에 떠있어 아침 해로 붉게 물드는 바다가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장호 해수욕장에서 19㎞ 가량 내려가 원덕읍을 지나면 호산 해수욕장을 만난다. 과거에는 임원에도 해수욕장이 있었으나 항구가 확장되면서 호산 해수욕장이 원덕 유일의 해수욕장 대접을 받고 있다.

임원항:장호 해수욕장 아래 임원항은 동해안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큰 항구다. 한때는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 정기 운항했으리만큼 훙청거렸다. 그때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이른 아침 어판장에서 벌어지는 경매 때만 되면 항구가 들썩거리는 활기찬 모습은 여전하다. 관광객들은 펄펄 뛰는 생선을 사서 회를 먹는 재미를 기대하고 왔다가 뜻밖의 장관을 보고는 훗날 다시 찾아오리라는 기약을 남기고 아쉬운 발길을 돌리기 십상이다. 다름 아닌 임원항의 해돋이와 등대 때문이다. 여기서 해돋이를 제대로 보려면 임원항에서 남쪽으로 약 1㎞쯤 내려간 곳에 있는 언덕에 올라야 한다.

원덕에서 416번 지방도를 타고 가곡면을 지나면 도계읍 신리에서 민속 유물인 너와집을 구경할 수 있다. 너와집은 기와로 지붕을 얹지 않고 두터운 나무조각이나 널조각으로 잇는다. 가축 보호와 겨울철 보온 에 좋은 가옥 형태이다. 너와집은 신기면 대이리에 가도 찾아볼 수 있다.

교통·숙박·맛집 가이드

◆가는 길:서울∼삼척은 고속 버스가 30∼6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삼척(버스 터미널 0397-72-2085)에서 근덕(맹방), 궁촌, 용화, 원덕(호산) 간은 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 원덕은 태백(버스 터미널 0395-52-3100)에서 가도 된다.

◆숙박:용화 어촌계(0397-72-4225), 장호2리 이장댁(0397-72-4178)으로 민박 문의.

◆맛집:용화와 장호 해수욕장 중간 국도 변에 자리한 장호횟집(0397-72-9611)과 임원항내 수평횟집(0397-73-8881)과 49식당(0397-72-5049)을 추천한다.

3박4일 일정 짜기

첫째날:열심히 차를 달려 용화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둘째날:수영을 즐긴 후 임원항에서 횟감을 사온다

셋째날:오전에는 도계읍의 신리로 이동해 너와집을 구경한다. 오후에는 정선 소금강으로 간다.

넷째날:영월, 제천을 거쳐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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