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패가망신 부르는 카지노의 '치명적 유혹'
  • 라스베이거스·姜龍錫 편집위원 ()
  • 승인 1999.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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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도박 세계 밀착 르포/업소들 ‘게임 관리’ 교묘해 큰 돈 따기 는 ‘하늘에 별따기’
미국 서부 네바다 주 남쪽 끝, 황량한 사막 가운데 불야성처럼 휘황한 도박의 메카 라스베이거스. 이 곳에는 매주 금요일 일확 천금의 꿈을 안고 네바다 사막을 건너온 자동차들이 긴 행렬을 이룬다.

도심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지은 호텔이 즐비하다. 저마다 특색 있는 외관과 독특한 주제를 지니고 있다. 먼저 미라지 호텔. 이 호텔의 주제는 열대림이다. 호텔 앞 대형 호수에서 밤마다 15분에 한번씩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을 연출해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은 이름 그대로 보물섬이 주제다. 해가 지면 해적선과 영국 군함 간의 대형 전투 장면이 실감 나게 펼쳐진다.

이밖에 뉴욕의 다운타운 모습을 10분의 1로 축소한 호텔 뉴욕 뉴욕, 어린이들을 겨냥한 서커스로 카지노 매상을 올리는 서커스 서커스 호텔,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테마로 한 룩소르 호텔 등 모두가 나름으로 멋이 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을 보고 있노라면 카지노가 얼마나 돈 되는 장사인지 수긍이 간다.

호텔 투자금은 모두 관광객 주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의 황제로 통하는 스티브 윈 회장은 지난 75년 25만 달러를 가지고 이곳에 와 20여 년 만에 백억 달러를 거머쥐었다. 그는 이곳에 미라지·벨라지오 등 초대형 카지노 호텔 5개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은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방법을 알고 운만 좋으면 떼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 가끔 그런 뉴스가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행운아는 한 해 관광객 5천만명(97년 기준) 중 다섯 손가락으로 겨우 헤아릴 정도다.

라스베이거스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카지노 게임뿐 아니라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서 손님을 자기들 마음대로 주무르려 한다.

카지노에서 술을 나르는 호스테스들의 복장을 보자. 거의 반라 차림으로, 젖가슴의 절반이 드러나는 요염한 차림을 하고 있다. 손님들의 눈을 현혹하기 위한 집단 최면술의 일종이다. 카지노 벽에 시계가 붙어 있는 곳은 없다. 창문도 없다. 손님들을 도박이라는 환각 속으로 밀어넣으려는 장치이다. 바닥에 깔려 있는 카펫의 무늬도 집단 최면에 걸릴 수 있는 특수 문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딜러 교체 등 수법으로 돈 따는 고객 방해

냉방 시스템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다른 공공 장소보다 더 낮은 온도로 에어컨을 가동한다. 손님들이 몸을 덥히기 위해 술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실내 온도를 높여 취기가 빨리 퍼지게 해 손님의 자제력을 무너뜨린다. 당연히 술은 무료로 제공한다. 손님 중의 80% 이상은 이같은 카지노의 전략을 모른다.

혹시 운이 좋아 돈을 딴다고 치자. 그러면 카지노측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 게임의 흐름을 바꿔 놓는다. 갑자기 딜러를 교체하든가, 아니면 카드를 새 것으로 바꾼다. 또 칩을 세기 위해 게임을 중단시켜 손님들의 게임 운을 카지노 쪽으로 돌리려 한다. 심지어는 프로 도박사나 카지노 사람들을 손님으로 위장 투입해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도저히 그 손님의 기세를 꺾지 못할 것 같으면 정중하게 카지노에서 나가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 카지노에서 돈을 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NO’다. 가끔 초보자에게 행운(Beginner’s Luck)이 따라 푼돈을 따는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 패가 망신의 길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세계 최고의 도박꾼들도 돈을 잃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내가 땄다’는 기쁨에 도취해 한 발짝 한 발짝 도박 세계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인 ㄱ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20여 년 전, 그는 친구들과 함께 요세미티 공원에 캠핑하러 갔다가 레이크 타호 카지노에서 제법 돈을 땄다. 그 돈으로 친구들 식사비·호텔비 등 모든 경비를 댔다.

백 달러어치 저녁 식사를 주문한 뒤 그는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달려가 한 판에 백 달러를 베팅했다. 그리고 돈을 따면 그 돈으로 또 식사 값을 내며 호기를 부렸다. 그쯤 되자 그는 자기가 ‘타고난 도박꾼’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그 후에도 노름판을 전전하다가 결국은 빚에 몰려 서른이 훨씬 넘은 나이에 미군에 입대했다. 일종의 도피였다. 결혼 후 정신을 차린 듯했으나 요즘도 여전히 도박장을 찾는다. 다만 예전에 비해 횟수가 조금 줄었을 뿐이다.
한인 재벌 2세, 4천만 달러 잃고 패가망신

ㄱ씨는 그래도 ‘얌전한’ 편에 속한다. 아버지가 고국에서 백화점 재벌이었던 ㅂ씨는 아예 패가 망신한 경우. 그는 8년 동안 무려 4천만 달러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쏟아부었다. 한국의 그 많던 땅은 다 날라갔고 이혼은 당연한 일. 그는 5년째 잠적한 상태이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그의 부인은 딸 둘과 함께 아직도 전 남편의 신용카드 빚을 갚고 있다. 카지노에 빚이 있으면 미국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수표가 2천 달러 이상 부도나면 전국에 지명 수배되기 때문이다.

돈 잃고 몸까지 다쳐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1월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ㅇ씨는 현재 병원에 누워 있다. 도박에 몰두하다 척추 신경을 다쳐 허리를 못쓰게 된 것이다. ㅇ씨는 한국에서 가지고 온 현금 10만 달러, 환치기 수법으로 조달한 60만 달러 등 모두 70만 달러를 날렸다. 그는 몸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라스베이거스를 찾겠다며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횡재한 한인은 단 1명도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ㄷ그룹의 ㄱ회장이 최소한 본전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만만찮은 ‘꾼’으로 알려진 ㄱ회장은 막강한 자금 동원 능력과 강한 끈기, 놀라운 체력을 밑천 삼아 카지노를 누볐다.

카지노에 들어서면 그는 먼저 블랙 잭 테이블을 예약한다. 이 테이블에는 베팅 한도액이 없다. 그는 세 군데로 나누어 돈을 건다. 가운데 베팅은 ‘진짜 베팅’이고 양 옆의 베팅은 견제용이다. ㄱ회장의 계산으로는 오른쪽 베팅은 진짜 베팅 카드를 제대로 받기 위한 것이고, 왼쪽 베팅은 딜러의 카드를 죽이기 위한 것이다. 가운데에 만 달러를 베팅했다면 왼쪽과 오른쪽에는 백 달러 정도 건다. 그리고는 흐름을 기다린다. 어떤 경우는 꼬박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러다가 딜러의 기세가 약해지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가차없이 베팅액을 올린다. 만 달러씩 수십 번 잃었다 해도 10만∼20만 달러짜리 베팅이 서너 차례만 성공하면 최소한 잃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가끔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가 성공할 확률은 꽤 높은 편이다. ㄱ회장은 즉흥적 베팅에 의존하지 않고, 도박도 하나의 비즈니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나마 ‘좋은’ 결과를 얻은 셈이다. ㄱ회장은 자기와의 철저한 싸움에서 이긴 경우인데 그처럼 비즈니스를 잘하는 사람이 노름도 잘한다. ‘도박은 노름이 아니라 비즈니스이다.’ 이 말은 라스베이거스 도박꾼의 철칙 제1호라 할 만하다.

한국인 도박꾼들은 잘해야 본전이지만 외국인들은 간혹 크게 따는 경우가 있다. 호주에서 머독 다음 가는 재벌로 알려진 패트릭은 95년 MGM 호텔에서 3시간 만에 2천만 달러를 챙겼다. 당시 카지노 관련자 백여 명의 목이 날아갈 정도로 큰 사건이었는데, 패트릭은 지난해 4월 리오 카지노에서 3∼4시간 만에 또다시 8백만 달러를 따 카지노측을 질리게 만들었다.

요즘 라스베이거스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말미암아 한국의 유명 기업 회장과 연예인 들의 출입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상인들의 출입은 부쩍 늘어났다. 또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룸살롱에 취업하러 온 호스테스 출신들도 많이 찾는다. 이들은 돈이 떨어지면 수시로 몸을 팔면서 도박 자금을 댄다고 한다.
매춘으로 판돈 구하는 한인 여성들

라스베이거스에서 매춘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한인 여성은 호스테스뿐만이 아니다. 유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다음은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한인 카지노 딜러가 들려 준 유학생의 매춘 이야기.

20대 초반인 예쁜 유학생과 50대 초반인 한국 남자가 한 테이블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여자는 가진 돈을 거의 잃었고 남자는 그런 대로 잘 나가고 있었다.

“아저씨 돈 좀 꿔 주세요.”

“내가 뭘 믿고 꿔주지?”

“아저씨 방으로 가면 되잖아요.”

남자가 5백 달러를 건넨다. 여자는 한 번에 모두 베팅한다. 딸 리가 만무하다. 아저씨가 “나 먼저 올라간다.” 얼마 후 여자가 자리를 떴다.

정확히 30분 후 그 여자는 다른 게임 테이블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한국 남성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도박을 하다가 돈이 다 떨어지면 어떻게 조달할까. 한국에 재산이 있으면 사채업자에게 돈을 꾼다. 대개가 환치기 수법을 쓰는데 라스베이거스에는 한인 전주가 18명 있다.

먼저 돈을 꾸려는 사람이 한국에 전화를 걸어 돈을 사채업자의 한국 계좌에 입금하게 한다. 입금이 확인되면 돈을 내주는데 환율이 달러당 1천2백원이면 1천5백원 정도로 계산한다. 선이자를 받는 셈이다. IMF 사태 이전에는 카지노에서 손님의 신용도를 조사한 후 1시간 내에 돈을 꾸어주기도 했는데, ‘로라 최’ 사건이 터진 뒤에는 신용 등급이 바닥으로 추락해 돈 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큰손을 국가 별로 보면 남미·중국·중동 순인데 한국인들은 ‘만만찮은 손’ 정도로 치고 있다. 일본 관광객 중에도 꽤 많은 돈을 가지고 오는 진짜 꾼들이 있으나 대개는 도박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그렇다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는 난공 불락의 성인가. 그렇지는 않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프로 도박사들은 ‘도박 기계’이다.

프로 도박사라고 하면 하룻밤 사이에 수백만 달러를 버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들은 도박을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일종의 직업으로 생각한다. 프로는 자기가 정한 룰에 따라 일정액을 투자해 예상 수입을 올리면 미련없이 자리를 뜬다. 마치 일정한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주식 투자자와 같다. 이들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매매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다.
프로 도박사 양성소도 성업

이들은 겉으로는 의사·변호사·회계사·투자회사 사장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나 도박을 해서 얻는 소득이 더 많다. 도박 수입은 밑천에 따라 틀리지만 대개 연간 20만 달러에서 6백만 달러 사이. 브루나이 국왕, 테니스 스타 안드레이 애거시·마이클 창 등이 사는 라스베이거스의 부촌 ‘서브 마린’ 지역의 집 주인 3분의 1 이상이 프로 도박사들이다. 프로 도박사들은 한달에 10∼15일, 하루 평균 30분∼3시간 정도 일하며 1년에 두 달은 휴가를 갖는다.

라스베이거스에 6개월 이상 사는 사람 가운데는 두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프로 도박사이고 나머지는 도박을 아예 안하는 주민이다.

프로 도박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이들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 7∼10일 정도 가르치는데 수업료는 만 달러. 낮에는 강의하고 밤에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가르친다.

프로 세미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찰스턴 마운틴의 한 별장에서 열린다. 처음 3일 동안에는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 특히 저녁에는 방문을 잠그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한다. 방 안에는 진수 성찬과 음료수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수련생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뿐이다. 음식에 조금이라도 손을 대면 그 사람은 당장 퇴출이다. 자기 통제 능력과 의지력이 약하면 결코 프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가장 기(氣)가 강한 곳으로 알려진 애리조나 주 세도나에서 정신 무장 훈련을 한다. 단전 호흡이나 명상 위주로 훈련하는데, 실제로 프로 도박사 중에는 동양의 기나 선(禪)에 도통한 ‘도사’가 꽤 있다. 프로 스쿨을 졸업하면 카지노에서 딸 확률이 60% 정도 된다.

들뜨기 쉬운 세계적인 도박 도시여서 치안에 문제가 있을 것 같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치안은 완벽하다. 이원적으로 운영되는데 카지노·호텔 치안은 호텔측이 맡고 거리는 경찰이 책임지고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인정받고 있다. 18세 이하 청소년이 거리를 배회하면 구속하고, 차를 타고 가면서 경적을 울리면 어김없이 딱지를 뗀다.

이곳 경찰은 특히 관광객에 대해 우호적이다. 제한 속도 위반으로 딱지를 떼게 된 한인이 ‘카지노에서 돈을 모두 잃었다’고 하자 경찰이 봐주었다는 얘기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도박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리조트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카지노 호텔 주인들이 노름만으로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70년대 말 애틀랜틱 시티가 카지노 단지로 변하면서 동부 손님이 많이 끊겼고 또 미국 전역에 도박 도시가 계속 생겨나고 있어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한 가지 예로 MGM·스타더스트 등을 제외한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3분의 2가 외국의 큰손을 유치하기 위한 ‘인터내셔널 마케팅부’를 폐쇄했거나 축소한 것을 들 수 있다.
카지노 호텔들은 가족 단위 테마 파크를 갖추고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가정을 중시해 온 미국인들의 생활 양식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래 전부터 무료 서커스 쇼를 유치해 가족 단위 손님 유치에 힘써 온 서커스 서커스 호텔은 초일류 호텔은 아니지만 매상고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호텔들이 고객 유치 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돈은 역시 도박으로 벌어들일 수밖에 없다.

20년 전, 미국 동부에 애틀랜틱 시티 카지노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일이다. 한인 고객 유치에 고심하던 T호텔은 뉴욕 한인 사회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12명을 초대했다. 한인회 간부, 20대 백만 장자, 비즈니스맨 등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카지노측이 제공한 제트 비행기를 타고 호텔 스위트 룸에서 한 병에 수백 달러짜리 와인을 곁들인 진수 성찬을 즐겼다.

만찬이 끝난 후 호텔측은 게임을 부추겼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미국식 도박에 익숙하지 않은 초대자들이 선뜻 응하기 힘들었다. 이때 평소 도박을 즐기던 식당 사장 ㄱ씨가 나섰다. 이 날 ㄱ씨는 11명이 지켜보는 데서 무려 70만 달러를 땄다.

뉴욕에 돌아온 후 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자 마치 서부 개척 시대에 금광을 캐러 가는 ‘골드 러시’와 같은 광경이 벌어졌다. 오전 2시부터 뼈 빠지게 일해 한푼 두푼 모아서 삶의 터전을 일군 야채 가게·슈퍼마켓 주인들이 도박으로 ‘박살’이 났다. 70만 달러를 땄던 ㄱ씨는 그후에 2백만 달러를 잃었다.

T카지노가 ㄱ씨에게 70만 달러를 잃은 것은 작전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잃은 것이 아니라 잃어 준 것이다. 카지노를 상대로 돈을 딴다는 것은 어불 성설이다. 게임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오늘 만 달러를 땄더라도 내일 1만5천 달러를 잃는다면 한 달에 수십만 달러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특히 매년 50만명씩이나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한국 사람들은 흥분하기 쉽고 제 꾀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카지노 한인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흔히 라스베이거스를 다음과 같이 ‘재미있게’ 표현한다. ‘2만 달러짜리 올스 모빌을 타고 갔다가 20만 달러짜리 차를 타고 돌아오는 곳.’ 그런데 문제는 20만 달러짜리 차가 롤스로이스가 아니라 그레이하운드 고속 버스라나.

도박 컨설턴트 피터 야마구치 씨의 다음 말은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새겨들을 만하다. “도박해서 잃지 않으려면 아예 하지 말아라. 도박해서 돈을 따고 싶으면 카지노를 차려라. 구태여 하겠다면 엄청나게 공부해서 잃는 돈의 액수를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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