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줄이고 효과 높인 ‘바르는 호르몬’
  •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 승인 200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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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는 호르몬제, 해외에서 널리 사용…국내 제약사도 3월부터 시판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남성도 나이가 들면 달처럼 기운다. 한창 때와 비교하면 근육은 5~9kg 줄고, 골밀도는 15% 감소한다. 키도 평균 5cm나 줄어든다(왼쪽 그림 참조).

과거에 이런 변화가 찾아오면 사람들은 으레 노화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각종 노화 방지법을 이용해 노화를 늦추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최근 인기를 끄는 노화 예방법은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이다. 그동안 갱년기 남성들은 경구용 약과 몸에 붙이는 패치 등을 이용해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왔다. 그러나 이들 제품에는 두세 가지 단점이 있었다. 피부 가려움증 같은 부작용(패치)과, 음식물과 함께 섭취해야 하는 불편(경구용)이 따랐던 것이다.

의학자들은 좀더 간편하고 안전한 보충 요법이 없을까 연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2000년 3월, 드디어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겔 형태의 ‘바르는 호르몬제’가 그것이었다. 갱년기 증세로 고통을 겪는 남성들에게 그것은 희소식이었다. 하루에 한 번 팔과 복부 등에 바르면 성기능 향상, 근육량 증가, 체지방 감소, 기분 전환 같은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후 바르는 호르몬제 사용량은 가파르게 늘어났다. 지난해 미국·유럽 등지에서 팔린 양은 약 3억 달러어치.

한국에 바르는 호르몬제가 상륙한 것은 지난 3월. 한미약품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테스토겔 1%’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노화방지메디칼센터 라 쥬네스 강영곤 진료부장은 ‘의사들이 환자를 보는 시각과 처방하는 약과 기술은 다분히 주관적’이라고 전제한 뒤 “바르는 호르몬은 매우 드라마틱하다”라고 말했다.

몇 달째 바르는 호르몬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 아무개씨(62)는 “성욕이 증진하고, 기분이 좋아지고, 근력이 향상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피부 각질 때문에 자주 옷을 털어야 했는데, 그같은 노화 현상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제제 역시 부작용이 없지 않다. 다른 호르몬제와 마찬가지로 유방암 환자 또는 전립선암이 있거나 의심되는 환자는 사용을 금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남성 갱년기 귄위자 존 E. 몰리 박사(세인트루이스 대 의대 노인의학과장)는 “24시간 약효가 지속되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현재 미국에서 사용자가 점점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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